본문 바로가기
2008.04.27 05:11

공암진

조회 수 7440 추천 수 1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공암진

땅이름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고려 공민왕 때 공암진에서 평민 두 형제가 함께 길을 가다가 아우가 황금 두 덩이를 주워서 형에게 하나를 주었는데, 동생이 갑자기 남은 금을 물에 던지므로 형이 괴이하게 여겨 그 까닭을 물으니, “제가 평소 형을 우애하였는데, 금을 나누어 가진 뒤 형님을 꺼리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이것은 상서롭지 못한 물건이니 강에 던지는 것이 낫겠습니다”라고 대답하므로, 형도 아우에게 받은 금을 물에 던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가 남아 있는 공암진은 지금의 서울 강서구로 옛날 이름은 제차파의현(齊次巴衣縣)이다. 이 이름에서 ‘파의’는 ‘바위’를 뜻하는 말인데, 한자를 빌려 쓸 때는 ‘파의’ 또는 ‘파혜’(波兮)로 표기하였다. <삼국사기> 지리지의 ‘별사파의’, ‘구사파의’, ‘밀파의’ 등의 땅이름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이름들은 대체로 ‘고개’를 뜻하는 ‘현’(峴)이나 ‘바위’를 뜻하는 ‘암’(巖)으로 바뀌었다.

‘바위’의 옛말은 ‘바회’다. <감산사미륵보살광배명>에는 ‘동해유반변’(東海攸反邊)이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 때의 ‘유반’도 ‘바회’다. 유(攸)는 ‘바 유’로 ‘소’(所)와 같은 뜻이며, 외(外)는 한자의 음을 표기한 것이다. ‘마음’을 ‘심음’(心音), ‘가을’을 ‘추찰’(秋察)로 표기하듯이, 한자를 빌려 우리말 단어를 표기할 때 뜻을 중심으로 하고 음을 덧붙이는 원리를 따른 것이다.

사람의 심성이 땅을 닮아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데, 강산이 변하여 공암진의 바위와 형제투금 전설을 다시 찾는 일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2887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574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0453
3124 낙지와 오징어 바람의종 2008.04.23 8693
3123 가히·논개② 바람의종 2008.04.23 9374
3122 나비나물 바람의종 2008.04.24 5645
3121 위례성과 아리수 바람의종 2008.04.24 8507
3120 설둥하다 바람의종 2008.04.25 6746
3119 오마대·기림대·오고타이 바람의종 2008.04.26 7430
3118 솔체꽃 바람의종 2008.04.26 7453
» 공암진 바람의종 2008.04.27 7440
3116 모시는 글 바람의종 2008.04.27 16839
3115 예비 바람의종 2008.04.28 7347
3114 터물·더믈 바람의종 2008.04.28 7610
3113 각시취 바람의종 2008.04.29 6854
3112 패수와 열수 바람의종 2008.04.29 9961
3111 궂긴소식 바람의종 2008.04.30 8529
3110 갑작힘 바람의종 2008.04.30 7782
3109 망이·망쇠 바람의종 2008.05.01 9187
3108 다정큼나무 바람의종 2008.05.01 8557
3107 실레마을과 시루 바람의종 2008.05.03 7439
3106 떡값 바람의종 2008.05.03 6549
3105 갑작사랑 바람의종 2008.05.05 7082
3104 금덩이·은덩이 바람의종 2008.05.05 10286
3103 벌개미취 바람의종 2008.05.05 667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