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11 09:58

돕다와 거들다

조회 수 6332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돕다와 거들다

‘돕다’와 ‘거들다’ 같은 말도 요즘은 거의 뜻 가림을 하지 않고 뒤죽박죽으로 쓰인다. 국어사전들이 ‘돕다’를 찾으면 거드는 것이라 하고 ‘거들다’를 찾으면 돕는 것이라고 하니까 이런 뒤죽박죽이 바로잡힐 길조차 없다. 이들 두 낱말은 서로 비슷한 뜻을 지녀서 얼마쯤 겹치는 구석이 있지만 여러 가지 잣대에서 쓰임새와 뜻이 사뭇 다르다.

우선 ‘돕다’는 사람에 쓰이는 낱말이고 ‘거들다’는 일에 쓰이는 낱말이다. 사람을 돕고 일을 거든다고 하면 쓰임새가 옳지만 일을 돕고 사람을 거든다고 하면 쓰임새가 틀렸다. 또 ‘돕다’는 몸과 마음으로 주는데, ‘거들다’는 몸으로만 주는 것이다. 돕는 것은 지니고 가진 것을 모두 다해서 주지만 거드는 것은 몸에서 나오는 힘으로만 주는 것이다. 그래서 ‘돕다’는 주고받는 것이지만 ‘거들다’는 주기만 하는 것이기도 하다. 돕는 것은 두고 보면 주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서로 도움이 되기 마련이지만 거드는 것은 주는 쪽에서는 주기만 하고 받는 쪽에서는 받기만 하면 그만이다. 넷째로 ‘돕다’는 주는 쪽에서 열쇠를 쥐고 있지만 ‘거들다’는 받는 쪽에서 열쇠를 쥐고 있다. 돕는 것은 받는 쪽에서 달라니까 주는 것이 아니라 주는 쪽에서 주려고 해서 주는 것이고, 거드는 것은 주는 쪽에서 주려고 해서 주는 것이 아니라 받는 쪽에서 달라니까 주는 것이다. 그래서 ‘돕다’는 언제나 어디서나 주고받을 수 있도록 열려 있지만 ‘거들다’는 지금 벌어진 일에 갇혀서 주고 나면 끝난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32795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194308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04Feb
    by 바람의종
    2008/02/04 by 바람의종
    Views 6416 

    노루귀

  5. No Image 05Feb
    by 바람의종
    2008/02/05 by 바람의종
    Views 8337 

    게르만 말겨레

  6. No Image 05Feb
    by 바람의종
    2008/02/05 by 바람의종
    Views 9346 

    돌서덕

  7. No Image 05Feb
    by 바람의종
    2008/02/05 by 바람의종
    Views 7169 

    이랑과 고랑

  8. No Image 10Feb
    by 바람의종
    2008/02/10 by 바람의종
    Views 8527 

    부처손

  9. No Image 10Feb
    by 바람의종
    2008/02/10 by 바람의종
    Views 7624 

    ‘모라’와 마을

  10. No Image 10Feb
    by 바람의종
    2008/02/10 by 바람의종
    Views 8656 

    우랄 말겨레

  11. No Image 11Feb
    by 바람의종
    2008/02/11 by 바람의종
    Views 8157 

    노박비

  12. No Image 11Feb
    by 바람의종
    2008/02/11 by 바람의종
    Views 6332 

    돕다와 거들다

  13. No Image 11Feb
    by 바람의종
    2008/02/11 by 바람의종
    Views 8674 

    패랭이꽃

  14. No Image 12Feb
    by 바람의종
    2008/02/12 by 바람의종
    Views 7977 

    백두산

  15. No Image 12Feb
    by 바람의종
    2008/02/12 by 바람의종
    Views 6620 

    바스크말

  16. No Image 12Feb
    by 바람의종
    2008/02/12 by 바람의종
    Views 8197 

    물어름

  17. No Image 13Feb
    by 바람의종
    2008/02/13 by 바람의종
    Views 9922 

    춥다와 덥다

  18. No Image 13Feb
    by 바람의종
    2008/02/13 by 바람의종
    Views 8365 

    광대수염

  19. No Image 14Feb
    by 바람의종
    2008/02/14 by 바람의종
    Views 8377 

    두만강과 여진어

  20. No Image 14Feb
    by 바람의종
    2008/02/14 by 바람의종
    Views 7843 

    극동 언어들

  21. No Image 15Feb
    by 바람의종
    2008/02/15 by 바람의종
    Views 9621 

    귀지하다

  22. No Image 15Feb
    by 바람의종
    2008/02/15 by 바람의종
    Views 6927 

    서낭

  23. No Image 15Feb
    by 바람의종
    2008/02/15 by 바람의종
    Views 7616 

    씀바귀

  24. No Image 16Feb
    by 바람의종
    2008/02/16 by 바람의종
    Views 8896 

    남산 신성비

  25. No Image 16Feb
    by 바람의종
    2008/02/16 by 바람의종
    Views 10321 

    퉁구스 말겨레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