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17 23:53

인사말

조회 수 7014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인사말

인사말이 복잡한 듯하지만, 그렇지도 않다. 관혼상제를 비롯한 큰일들이 잦을 뿐이지 말이 복잡한 게 아닌데다, 요즘은 어려운 한자말도 거의 쓰지 않고, 토박이 인사말은 삶의 바탕을 헤아려 짚는 까닭에 무척 진솔하다.

아침에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평안히 주무셨습니까?” 하면 “잘 주무셨는가? 잘 잤니?” 한다. 늦은 아침에는 “진지 드셨습니까? 아침 잡수셨습니까? 아침 드셨나? 밥 먹었나? …” 한다. 때에 따라 아침 대신 ‘점심·저녁’을 바꿔 말하면 그만이다.

‘밥 인사’를 낡았다고 여기는 이들이 적잖다. 우리가 언제부터 배불리 살았다고? 일부러 끼니를 거르는 이도 있다지만 이만한 인사말보다 나을 게 따로 있을 성싶지 않다. 그럭저럭 이런 인사말도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로 단순해지고 있다. 거의 사무·의례적인 인사말, 한국의 대표적인 인사말로도 굳어진 듯하다. ‘안녕’만 따로 떼 만나고 헤어질 때 두루 쓴다. 그렇다고 ‘반가워!’나 ‘잘 가! 또 봐!’ 들보다 낫다는 말은 아니다.

일터에서도 ‘안녕하십니까’면 통하는데, “일찍 나오셨습니다! 벌써 나오셨습니까? 좀 늦었습니다, 이제 나오십니까? …”로, 이웃을 만나거나 일터 밖에서는 “어디 가십니까? 들에 나가십니까? 어디 갔다 오십니까? …”처럼 때와 곳에 따라 말을 맞추어 쓴다. “아, 반갑네! 저기 갔다 오는 길일세! 별일 없는가? 여긴 웬일인가?”에 이르면 깊이 소통하는 수준이 된다.

인사는 가볍게 주고받고 넘어가는 버릇말이고, 절·악수·눈인사로 대신할 수도 있지만, 빠지면 사달이 난다. 마음이 불편해지는 까닭이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32881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194399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07Apr
    by 바람의종
    2008/04/07 by 바람의종
    Views 6826 

    산오이풀

  5. No Image 08Apr
    by 바람의종
    2008/04/08 by 바람의종
    Views 7845 

    ‘고마미지’와 ‘강진’

  6. No Image 08Apr
    by 바람의종
    2008/04/08 by 바람의종
    Views 9275 

    일터 말

  7. No Image 09Apr
    by 바람의종
    2008/04/09 by 바람의종
    Views 8117 

    밸과 마음

  8. 비비추

  9. No Image 10Apr
    by 바람의종
    2008/04/10 by 바람의종
    Views 7765 

    버들과 땅이름

  10. No Image 13Apr
    by 바람의종
    2008/04/13 by 바람의종
    Views 9630 

    일벗 사이

  11. No Image 13Apr
    by 바람의종
    2008/04/13 by 바람의종
    Views 6377 

    곧은밸

  12. 분꽃

  13. No Image 15Apr
    by 바람의종
    2008/04/15 by 바람의종
    Views 8361 

    거제의 옛이름 ‘상군’(裳郡)

  14. No Image 15Apr
    by 바람의종
    2008/04/15 by 바람의종
    Views 9607 

    인사

  15. No Image 16Apr
    by 바람의종
    2008/04/16 by 바람의종
    Views 10379 

    영양과 ‘고은’

  16. No Image 17Apr
    by 바람의종
    2008/04/17 by 바람의종
    Views 7014 

    인사말

  17. No Image 17Apr
    by 바람의종
    2008/04/17 by 바람의종
    Views 11200 

    통장을 부르다

  18. 쑥부쟁이

  19. No Image 19Apr
    by 바람의종
    2008/04/19 by 바람의종
    Views 6688 

    금산과 진내을

  20. No Image 20Apr
    by 바람의종
    2008/04/20 by 바람의종
    Views 8455 

    나들이

  21. No Image 20Apr
    by 바람의종
    2008/04/20 by 바람의종
    Views 10786 

    기윽 디읃 시읏

  22. No Image 21Apr
    by 바람의종
    2008/04/21 by 바람의종
    Views 8112 

    논개

  23. 꽃무릇

  24. No Image 22Apr
    by 바람의종
    2008/04/22 by 바람의종
    Views 7297 

    술이홀과 파주

  25. No Image 22Apr
    by 바람의종
    2008/04/22 by 바람의종
    Views 6649 

    예식장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