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2.05.09 13:48

인종 구분

조회 수 57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인종 구분

‘인종’이라는 단어는 사람의 종류를 구분해 보려고 만든 단어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완전히 ‘실패한 어휘’이다. 사람을 제대로 분류해내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숱한 혐오감과 고정관념을 만들어내어 많은 갈등과 분쟁의 씨앗만 뿌렸다. 그 판단 기준도 문화권에 따라 서로 다르다.

어떤 한국 여성이 독일 남성과 결혼하여 아기를 낳았다. 어머니 쪽 친척들은 그 아기의 눈이 푸른색인 것을 보고는 꼭 아빠를 닮았다고들 했다. 반면에 아빠 쪽 친척들은 아기의 광대뼈가 살짝 올라온 것을 보고는 엄마를 고대로 닮았다고들 했다. 서로 다른 부분을 결정적인 요소로 보고 있었던 것이다.

머지않아 겨울올림픽도 열린다고 하니 미리부터 걱정되는 바가 있다. 아마 훌륭한 기량을 보여서 메달을 딴 선수가 유럽계 여성일 경우에는 틀림없이 ‘푸른 눈의 미녀 선수’라는 말이 언론에 등장하지 않을까 하는 짐작이다. 종종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헌신한 유럽계 수녀들한테도 ‘푸른 눈의 천사’라는 표현이 나타나곤 한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푸른 눈’이 ‘미인’이나 ‘천사’라는 말에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

이번 겨울올림픽에는 유난히도 한국 대표팀에 귀화 선수들이 많다. 따라서 언론 보도나 중계방송에서 예민하게 신경을 쓰지 않으면 황당한 표현이 나올 가능성이 퍽 많다. 또 일부는 해외로 이주했던 이들의 자녀가 다시 고국에 귀화해서 출전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너무 뜨거운 국수주의적 표현이 난무하는 곳이 경기장인데 무슨 말실수가 터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피부색과 눈의 빛깔은 사람의 능력을 판단하거나 평가하는 데 아무런 기준이 되지 못한다. 오로지 그런 말을 한 사람의 편견과 무지만 드러낼 뿐이다.

김하수/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전 연세대 교수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28895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190466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11May
    by 風文
    2022/05/11 by 風文
    Views 648 

    세계어 배우기

  5. No Image 11May
    by 風文
    2022/05/11 by 風文
    Views 640 

    한국어의 위상

  6. No Image 10May
    by 風文
    2022/05/10 by 風文
    Views 822 

    성인의 세계

  7. No Image 10May
    by 風文
    2022/05/10 by 風文
    Views 543 

    마그나 카르타

  8. No Image 09May
    by 風文
    2022/05/09 by 風文
    Views 579 

    인종 구분

  9. No Image 09May
    by 風文
    2022/05/09 by 風文
    Views 576 

    호언장담

  10. No Image 06May
    by 風文
    2022/05/06 by 風文
    Views 606 

    외국어 차용

  11. No Image 28Apr
    by 風文
    2022/04/28 by 風文
    Views 817 

    남과 북의 협력

  12. No Image 27Apr
    by 風文
    2022/04/27 by 風文
    Views 624 

    영어 열등감, 몸에 닿는 단위

  13. No Image 24Feb
    by 風文
    2022/02/24 by 風文
    Views 613 

    발음의 변화, 망언과 대응

  14. No Image 13Feb
    by 관리자
    2022/02/13 by 관리자
    Views 545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경영하지 않는 경영자들

  15. No Image 13Feb
    by 風文
    2022/02/13 by 風文
    Views 745 

    새말과 소통, 국어공부 성찰

  16. No Image 11Feb
    by 風文
    2022/02/11 by 風文
    Views 609 

    역사와 욕망

  17. No Image 11Feb
    by 風文
    2022/02/11 by 風文
    Views 805 

    되묻기도 답변?

  18. No Image 10Feb
    by 風文
    2022/02/10 by 風文
    Views 525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자네 복싱 좋아하나?

  19. No Image 10Feb
    by 風文
    2022/02/10 by 風文
    Views 1828 

    받아쓰기 없기

  20. No Image 10Feb
    by 風文
    2022/02/10 by 風文
    Views 568 

    권력의 용어

  21. No Image 08Feb
    by 風文
    2022/02/08 by 風文
    Views 792 

    언어적 적폐

  22. No Image 08Feb
    by 風文
    2022/02/08 by 風文
    Views 787 

    정치인의 애칭

  23. No Image 06Feb
    by 風文
    2022/02/06 by 風文
    Views 521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이제 '본전생각' 좀 버립시다

  24. No Image 06Feb
    by 風文
    2022/02/06 by 風文
    Views 1347 

    프레임 설정

  25. No Image 06Feb
    by 風文
    2022/02/06 by 風文
    Views 954 

    언어적 자해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