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53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거칠은 들판’ ‘낯설은 타향’

지난 한글날에는 가수 김태원이 작사ㆍ작곡한 우리말 사랑 노래가 아나운서들의 합창으로 처음 공개되었다. 방송에서는 노래를 만든 동기와 과정이 함께 소개됐는데, 그 중 노래 가사와 관련한 일화가 눈길을 끌었다. ‘날아가는 새들의 노래가 되고’라는 가사가 있는데, 처음에는 ‘날으는 새’였다고 한다. 그러나 ‘날으는’은 문법에 맞지 않는다는 아나운서들의 지적에 따라 ‘나는 새’로 하였다가, 가락에 맞추어 다시 ‘날아가는 새’로 수정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날으는 원더우먼’(옛날 TV 프로그램 제목), ‘날으는 돼지’(만화영화 제목), ‘세상 속을 날으는 우리 두 사람’(노래 가사) 등 ‘날으는’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나는’이 올바른 표현이다.

‘날다, ‘놀다, 살다’ 등 어간이 ‘ㄹ’ 받침으로 끝나는 동사나 형용사는 ‘ㄴ’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받침의 ‘ㄹ’이 탈락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놀이터에서 놀으는 아이’ 대신 ‘노는 아이’라고 하거나 ‘우리 동네에 살으는 사람’ 대신 ‘사는 사람’이라고 하는 데서 알 수 있다. 속담에 ‘난다 긴다 한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 같은 말들이 있는데, 여기서도 ‘날은다, 날으는’ 대신 ‘난다, 나는’을 쓰고 있다.

‘날다’뿐 아니라 ‘거칠다, 녹슬다, 낯설다’ 등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노래 가사 에 나오는 ‘거칠은 들판’, ‘녹슬은 기찻길’, ‘낯설은 타향’ 등은 모두 ‘거친 들판’, ‘녹슨 기찻길’, ‘낯선 타향’으로 해야 한다. 노래 가사나 영화 제목 등은 한번 정해지고 나면 잘못된 표현이라도 바꾸기가 쉽지 않다. 한글날을 맞아 특별히 만들어진 ‘우리말 사랑 노래’가 잘못된 가사 없이 나오게 되어 다행스럽다.

정희원 국립국어원 어문연구실장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28792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190389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new
    by 風文
    2024/05/10 by 風文
    Views 8 

    주책이다/ 주책없다, 안절부절하다/안절부절못하다, 칠칠하다/칠칠치 못하다

  5. No Image new
    by 風文
    2024/05/10 by 風文
    Views 1 

    ‘Merry Christmas!’ ‘Happy New Year!’

  6. No Image 08May
    by 風文
    2024/05/08 by 風文
    Views 3 

    서거, 별세, 타계

  7. No Image 08May
    by 風文
    2024/05/08 by 風文
    Views 2 

    ‘수놈’과 ‘숫놈’

  8. No Image 27Mar
    by 風文
    2024/03/27 by 風文
    Views 450 

    ‘머스트 해브’와 ‘워너비’

  9. No Image 27Mar
    by 風文
    2024/03/27 by 風文
    Views 428 

    갑질

  10. No Image 26Mar
    by 風文
    2024/03/26 by 風文
    Views 416 

    웃어른/ 윗집/ 위층

  11. No Image 26Mar
    by 風文
    2024/03/26 by 風文
    Views 401 

    온나인? 올라인?

  12. No Image 21Feb
    by 風文
    2024/02/21 by 風文
    Views 471 

    가던 길 그냥 가든가

  13. No Image 21Feb
    by 風文
    2024/02/21 by 風文
    Views 363 

    ‘끄물끄물’ ‘꾸물꾸물’

  14. No Image 18Feb
    by 風文
    2024/02/18 by 風文
    Views 446 

    배레나룻

  15. No Image 18Feb
    by 風文
    2024/02/18 by 風文
    Views 424 

    ‘요새’와 ‘금세’

  16. No Image 17Feb
    by 風文
    2024/02/17 by 風文
    Views 415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

  17. No Image 17Feb
    by 風文
    2024/02/17 by 風文
    Views 437 

    내 청춘에게?

  18. No Image 08Feb
    by 風文
    2024/02/08 by 風文
    Views 471 

    금수저 흙수저

  19. No Image 08Feb
    by 風文
    2024/02/08 by 風文
    Views 521 

    김치 담그셨어요?

  20. No Image 20Jan
    by 風文
    2024/01/20 by 風文
    Views 626 

    바람을 피다?

  21. No Image 20Jan
    by 風文
    2024/01/20 by 風文
    Views 433 

    ‘시월’ ‘오뉴월’

  22. No Image 16Jan
    by 風文
    2024/01/16 by 風文
    Views 573 

    “영수증 받으실게요”

  23. No Image 16Jan
    by 風文
    2024/01/16 by 風文
    Views 512 

    ‘도와센터’ ‘몰던카’

  24. No Image 09Jan
    by 風文
    2024/01/09 by 風文
    Views 536 

    ‘거칠은 들판’ ‘낯설은 타향’

  25. No Image 09Jan
    by 風文
    2024/01/09 by 風文
    Views 525 

    헷갈리는 맞춤법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