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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속 신선 이야기 - 민경환
 



   3. 수련 단계에 대한 욕심

  수련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잘 알고 있겠지만, 단계를 올라간다는 것은 참으로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신입회원을 예로 들어보자. 누워서 석문혈 자리에 단전을 자리잡게 하는 수련은 3~4개월 하노라면 앉아서 수련하는 회원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수련이 끝나고 차를 마시며 다담을 나누는 시간에도 좌식수련 이상 되는 회원들은 지긋이 정좌하고 앉아 수련을 하고 있으니, 혹시라도 단전자리가 어긋날까봐 누워서 할 때 외에는 절대 호흡수련을 못하게끔 되어 있는 신입회원들 입장에서 어찌 부럽지 아니할까?
  "저기... 와식수련(누워서 수련함)하는 사람은 앉아서 차 마실 때 수련하면 안 되나요?"
  수련지도를 끝내고 회원들과  모여 차를 내고 있는데,  주변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 고수들의 아랫배가 부러웠는지 입회한 지 한 달된 신입회원이 넌지시 물어온다.
  "안 되죠. 아쉽더라도 참으세요. 단전만 자리잡으면 앉아서도 수련할 수 잇습니다."
  "그거 참... 다들 수련하는데 나만 멍하니 있으려니 답답해서요."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그런 생각하면서 열심히 수련해서 지금은 차 마시면서도 수련할 수 있는 거예요."
  알고 있다. 왜 모르겠는가? 한참 발도심이 살아나 밥먹고 자는 시간도 아까워할 시기에, 나 아닌 남들은 모두 수련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공연히 나만  뒤쳐지는 것 같은 억울함(?)까지도 느껴지게 되는 것이 아니던가. 그러나, 어쩌겠는가? 와식수련자가 필히 거쳐야 할 과정인 것을 말이다. 이야기가 여기까지 미치게 되면 이해를 돕기 위해 항상 예로 들게 되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현재  은평지원의 지원장으로 있는 호월 권진홍 사범이다. 내 입장에서는 거의 전설과도 같은 양반인데, 특유의 걸쭉한 입담은 둘째치고 항상 도장, 도장 일만 외치고 다니니, 발도심의 측면에서도  참으로 본받아 마땅할 사람이다. 항상 나 같은 놈은 호월 반도 못 따라간다는 괜한 자격지심에 시달려 잠을  설칠(?) 정도이니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랴? 호월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장을 만들어 이야기할 터이니 자세한 이야기는 잠시 미루기로 하자. 아무튼 호월이 고생고생 끝에(무엇이 고생이었는지는 추후에 알게 될 것이다) 와식을 끝내고 좌식에 들어갔을 때의 일이다.
  "아하! 이제 좌식에 들어갔으니 단전도 자리를 잡았겠다. 어떤 자세로 수련해도 상관이 없겠지."
  호월도 신입회원 시절에 차 마시며 앉아서 수련하는 도반들이 엄청 부러웠다고 한다. 그래서 좌식에 들어가면 불철주야 수련하리라고 각골명심하고  있던 차에 좌식에 들어가게 되었으니 그 기쁨이 얼마나 컸겠는가? 그래서 호월은 좌식에 들어가자마자 앉아서는 물론이고, 누워서도 물론이며, 하물며 옆으로 누워 텔레비전을 보면서도 수련에 몰두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좌식 한 달이 지나고 수련점검 때  사상초유의 사건이 일어났으니 일명, '단전 삐뚤어져 도로 눕기'사건이었다. 지금은 대주천 수련까지는 거산 김경사 님이 맡고 계시지만 그 당시엔 한당 선생님께서 모든 수련점검을 다 하시고 계셨다. 점검을 위해 들어간 호월에게 선생님이 단전이 삐뚤어졌으니 다시 누워서 수련하라는 지시를 내리신 것이다. 이런 사태(?)는 호월 이전에도 없었고,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어나지 않은 초유의 사태이니 그 당시 호월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지금은 호월도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당시에는 자존심은 둘째치고 한당 선생님이 나를 미워하시는 게 아닌가라는 어처구니없는 생각까지 겹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고 한다. 도대체 왜 단전이 삐뚤어졌을까? 그 원인을 찾기 위해 두문불출한 결과, 옆으로 누워서 텔레비전을 보았기 때문이라는 소박한 자체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누가 알 것인가? 정말 단전이 삐뚤어졌던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인지... 한당 선생님은 빙긋이 웃으실 뿐  말이 없으시다.
  이렇게 고생을 해서 좌식에 들어가면 또 다른 고민이  기다리고 있다. 단전에 기가 모여 쌓이는 느낌은 알겠는데, 경락을 따라 몸 안으로 기운이 돌아간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이 수련은 자신을 뒤돌아보게 하는  측면이 많다. 그러나 수련 단계로만 보면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서 스스로 신선이 되는,  끝이 보이는 공부인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자기보다 월등히 높은 단계는 감히 쳐다볼 엄두도 내지 못하지만, 자신의 바로 위 단계 회원들을 보게 되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는 것이다. 당연한 현상이다.
  이러한 수련단계에 대한 욕심은 지나치면 마가 되지만, 적당하면 발도심으로 작용해 수련상승을 가져오는 효자 노릇을 하기도 한다. 그런 이유로 처음에는, 앉으면 소원이 없을 것 같지만 대맥운기만 생각하면 조바심이 솟구치기 마련인 것이다. 생각해 보라. 비록 자기 몸이지만 피가 도는지 안 도는 지도 모르고, 기껏해야 배고플 때 위와 장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나 들을 정도인 일반인들이 대부분이다. 그랬던 사람들이 눈으로도 안 보이고 수술을 해도 나타나지 않는 경락을 따라서 기가 돌아가는 느낌을 직접 경험한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이겠는가? 기운을 최초로 돌린다는 것! 바로 이것 때문에 대맥 수련은 초보회원에게 있어서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 되곤 한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대맥운기에 들어가자마자 눈은 또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마련인 것이다.  엄청난 기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몸 안의 소우주가 눈을 뜬다는 소주천, 진기의 소생처가 마련된다는 온양, 천지공간의 기운과 통한다는 대주천, 일월성법, 귀일법,  풍수법, 선인법, 전신주천... 열심히 땀흘려  수련하고, 그 땀의 결실로 다음 단계  수련으로 들어갈 때의 희열이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다. 이 길이 비록 멀고 고적해 보일지라도, 밀알이 싹터  결실을 맺듯이 하루하루 수련의 정성이 모이고  모여 결국은 끝을 보게  될 것이다. '단전 삐뚤어져  도로 눕기'의 산 증인인 호월도 어느새 전신주천 수련을 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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