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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티를 입은 문화 -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3. 끔찍하고 잔인했던 어린이들 이야기

동화의 테마는 본래 끔찍하고 잔인하다

오늘날 강간이나 유아 학대나 유기는 신문이나 영화의 소재이지만, 우리들이 가장 많이 읽은 동화들 대부분의 중요한 테마이기도 했다. 본래 동화의 테마는 그런 것이었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 원판에서 공주가 키스를 받고 눈을 뜨지만 아름답고 행복한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여기서부터 진짜 시련이 시작되고 있다. 공주는 강간을 당하고 유기 되며 공주가 낳은 사생아들은 끔찍하게도 인육이 되어 희생당할 상황까지 간다. 또 "빨간모자"에서는 늑대가 할머니를 통째로 집어삼키고 나서는 소화를 할 틈도 없이 빨간모자에게 덤벼들어서 손발을 갈기갈기 찢어버린다. 당시 삽화가들은 잔일한 살인 장면이 두 번씩 나오면 아이들이 도저히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면서 이 이야기에 삽화 그리는 일을 거절했다. 그리하여 한 삽화가가 좀더 밝은 이야기로 바꾸어야겠다고 생각하여, 사냥꾼을 등장시켜 마지막에 늑대를 죽이고 어떻게 해서 빨간모자만은 살려낸다.

20세기 많은 비평가들은 어린이들에게 읽어서 들려주고 어린이들의 입에서 되풀이되는 수많은 동화나 동요의 테마는 부도덕의 전형이라고 주장한다. 광기나 술에 곤드레만드레 취하는 것, 사람이나 동물의 손발을 자르는 것, 절도, 허풍, 그리고 노골적인 인종 차별, 이것들에 얇은 베일을 씌운 것이 그 테마라고 한다. 이야기의 구성 요소에 앞에서 말한 것들 모두 또는 그 이상이 포함된다. 특히 원판이 그렇다. 어째서 불후의 명작을 쓴 작가들은 이렇게 부도덕하고 잔혹하기 짝이 없는 테마를 받아들인 것일까? 그 이유 중 하나는 엘리자베스 왕조 시대부터 19세기 초에 걸쳐 어린이는 신체가 작은 어른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좁은 집에서 많은 가족들이 함께 빽빽이 들어차 살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어른과 함께 밤 늦게까지 깨어 있었다. 그러면서 음탕한 말을 듣고 배워 입에 담았다. 어른들의 성행위도 아이들에게 노출되어 있었다. 술주정뱅이를 눈으로 보며 일찍부터 술을 마시는 것도 배웠다. 거리의 광장에서 행해지는 공개 채찍형이나 교수형, 내장 빼내기, 효수대에는 많은 구경꾼이 모여들고, 폭력이나 잔학 행위나 죽음은 어린이들에게 별로 신기한 것이 아니었다. 생활은 냉엄하고 힘들었다. 동화는 행복으로 가득 찬 꿈 같은 이야기에 이 냉엄한 현실을 혼합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내용의 이야기를 어린이들에게 들려준다는 것이 당시에는 아주 당연한 일이어서 특별히 나쁘게 여기지는 않았던 것 같다.

현재 가장 많이 읽히고 있는 동화 몇 가지를 불후의 명작으로 남게 만든 것은 다른 어떤 작가보다 특히 샤를르 페로의 공적이다. 물론 그 동화들을 그가 모두 창작했던 것은 아니다.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많은 동화가 구전되어 오다가 그 가운데 몇 가지는 기록으로 남게 되었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 "신데렐라" "빨간모자" 세 편이 페로의 동화집 가운데 대표적인 작품이다. 17세기의 프랑스인인 페로는 학교에서는 반항적인 낙제생이었고 몇 개의 직업에 실패한 뒤, 루이 14세의 궁정에서 낭독이 유일했을 때 동화에 눈을 돌린 사람이다. 페로는 1628년 유명한 작가이자 고등법원 직원이기도 한 아버지 밑에서 다섯째 아들이자 막내로 태어났다. 파리에서 태어난 샤를르 페로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에게 읽는 법을 배웠다. 날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난 뒤에는 그날 배운 내용 전부를 아버지에게 라틴어로 들려줘야만 했다. 10대 무렵의 페로는 학교 교육에 반항해서 독학을 했다. 그는 기분이 내키는 대로 이것 저것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공부했다. 그 결과 넓고 얕은 교양은 몸에 익혔으나 무슨 일을 하건 그것만으로는 만족을 느끼지 못했다. 1651년에 변호사 자격을 따려고 마음먹은 그는 시험관을 매수해서 면허증을 돈으로 샀다. 하지만 변호 사업에도 금세 싫증을 느낀 페로는 결혼해서 네 명의 자녀를 낳고 자식 수와 같은 숫자만큼 여러 공직을 전전했다. 공직에도 만족할 수 없었던 그는 자신이 아이들에게 들려준 옛날 이야기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샤를르 페로는 드디어 천직을 찾아낸 것이다.

1697년 그는 역사에 남을 동화집을 파리에서 출판했다. "지나간 옛날의 이야기"라는 제목이 붙고, 여덟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여덟 편의 이야기는 모두 훌륭했으며 그 가운데 일곱 편이 전 세계에 알려져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다. 이 여덟 편은 "잠자는 숲속의 미녀" "빨간모자" "푸른 수염" "장화를 신은 고양이" "다이아몬드와 두꺼비" "신데렐라" "난쟁이"이다. 그리고 여덟 편 가운데 가장 알려져 있지 않은 이야기가, 못생긴 왕자와 아름답지만 어리석은 공주의 사랑을 그린 "곱슬머리 리케"이다. 페로는 단순히 구전이나 기록으로 남아 널리 알려져 있던 이야기를 그대로 문자로 옮긴 것은 아니다. 현대의 비평가들이 약간은 시기하는 마음으로 "페로는 이 세상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 여자 가정 교사, 그리고 친구와 친척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채집한 것뿐이다."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러한 이야기의 매력이 소박한 점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페로의 재능이었다. 그는 이미 있어온 민담을 마법으로 염색하여 의도적으로 순진한 내용으로 만들고, 마치 어린이의 방에서 들은 이야기를 어린이가 친구에게 이야기하는 듯한 가락으로 완성한 것이다. 페로나 그 밖의 작가들이 채집한 동화의 본래 이야기를 모르는 현대 독자들이 충격을 받으리라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이 기회에 우리들이 어릴 때부터 들어왔고 또 우리 자녀들에게 계속 이야기해 나갈 동화의 원판과 초기의 개작을 여기에 소개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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