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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티를 입은 문화 -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1. 약탈혼이 정당하던 시절

      네안데르탈인들의 장례식

  장례식은 서아시아 일대에 사로 있던 네안데르탈인, 즉 우리들과 같은 현생인류 호모사피엔스에 속하는 원시인에 의해서 시작되었다. 네안데르탈인이라고 하면 표정이 없고 두툼하고 커다란 코를 가진 원숭이에 가까운 모습으로 그려 놓은 것이 많은데 실제로는 오늘날의 유럽 인종에 가까운 용모를 하고 있고 피부도 희며 온몸에 털이 텁수룩하지도 않았다. 또한 발굴된 두개골에서 네안데르탈인의 뇌의 크기가 현대인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도 알려져 있다. 그들은 동료의 시체를 쓰레기처럼 버리지 않고 장례식을 하고 매장하였다. 구멍을 파서 그 속에 시체를 누이고 음식물, 사냥 도구, 불을 일으키는 숯을 함께 넣어 그 위에다 갖가지 꽃을 뿌렸다. 실제로 이라크의 샤니다르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의 무덤에는 여덟 종류나 되는 꽃가루가 남아 있다. 이미 5만 년 전부터 사람은 장례식에 불을 사용하였던 것 같다. 그 이유는 분명하지 않지만 어쨌든 네안데르탈인의 무덤가에는 횃불을 피운 흔적이 있다.

  시간이 흘러 고대 로마에 와서는 장례식 때의 횃불은 육체를 떠난 혼을 저 세상으로 인도하기 위한 것이었다. 영어의 funeral(장례)이라는 말은 '횃불'을 뜻하는 라틴어의 funus에서 유래한다. 장례식 때 촛불을 켜놓게 된 것도 로마 시대부터이다. 그들은 시체 주위에 촛불을 세워 놓아 한번 육체를 떠난 영혼이 다시 돌아와 시체를 되살아나게 하는 일이 없도록 했다. 그들은 어둠을 집으로 삼는 영혼은 빛을 두려워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갖가지 장례식의 관습도 죽은 사람에 대한 경애의 마음에서라기보다 저승에 대한 공포에서 시작된 것이 많다. 고인을 애도해 입는 까만 옷도 원래는 공포 때문에 생긴 관습이다. 서양에서 검은색이 상복의 색깔이 된 것은 친척이건 적이건 또는 타인이건 어쨌든 죽은 사람을 두려워했기 때문이었다. 그 기원은 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옛날 사람들은 한순간이라도 경계를 늦추면 죽은 사람의 혼령이 언제 다시 날아 들어올지 모른다고 두려워하였다. 인류학의 자료에 따르면 원시시대의 백인은 장례식 때 영혼을 속이기 위해 온몸을 새까맣게 칠했다고 한다. 또 아프리카에서도 같은 이유로 온몸을 새하얗게 칠하는 흑인 부족이 있었다고 한다. 인류학자들은 몸을 까맣게 칠한 것으로부터, 많은 사회에서 가족이나 친척이 죽으면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내내 검은 상복을 입었던 것은 영혼의 눈을 멀게 하는 방법이었다고 추측하고 있다. 얼굴을 숨기는 베일도 물론 이 공포 때문에 생긴 것이다. 지중해 여러 나라에서는 미망인이 꼬박 1년을 까만 옷으로 몸을 감싸고 베일로 얼굴을 감춘 채 떠돌아다니는 남편의 영혼으로부터 숨어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상복이 검은색인 것은 죽음을 애도하는 뜻에서가 아니라 하얀 피부에 반대되는 색이었기 때문이다.

 관(coffin)이라는 말은 바구니를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온 것이다. 기원전 4000년경 고대 사마리아인은 죽은 동료를 작은 가지로 엮어 만든 바구니에 거두었다. 그런데 여기서도 죽은 사람의 영혼에 대한 공포가 예사 바구니를 관으로 변화시켰다.

  아주 먼 옛날 북유럽에서는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위협하지 않도록 특별한 방법을 썼다. 시체를 묶고 머리와 다리를 잘라낸 다음 매장할 장소로 곧바로 가지 않고 일부러 멀리 돌아가 만에 하나라도 죽은 사람이 돌아오려고 해도 길을 알 수 없도록 하였다. 또한 시체를 집 밖으로 내갈 때 출입구로 가지 않고 벽에 구멍을 뚫어 그곳으로 내보낸 뒤 다시 곧 막아 버리는 관습도 많은 나라에서 볼 수 있다.

  땅 속을 깊이 파고 시체를 묻는 것도 안전하지만 나무관에 시체를 넣고 관 뚜껑을 못으로 박아 땅 속에 묻는 것은 더욱 안전하다. 이 때문에 옛날 관에는 못이 무수히 박혀 있다. 뚜껑이 열리지 않도록 박아놓았다고 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많은 못이었다. 게다가 이것도 모자라 관 위에 커다란 돌을 얹고 흙으로 덮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덤 위에 다시 한번 무거운 돌을 얹었는데 이것이 비석의 시초였다. 가족이 애정을 담아 비석에 이름을 새기거나 그리운 고인을 찾아 묘소를 방문하거나 하는 것은 훨씬 뒤의 얘기다. 그런 문화가 생겨나기 전에는 가족이나 친구들이 고인을 방문하는 것은 생각지도 못하던 일이었다.

  시체를 묘지로 운반하는 영구차의 기원을 알려면, 고대 농기구의 하나인 갈퀴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왜 그럴까? 거기에는 복잡한 역사가 있다. 로마 시대의 농민은 밭을 경작한 후 히르펙스(hirpex;라틴어로 갈퀴라는 뜻으로 큰 못이 붙어 있는 나무나 쇠로 만든 삼각형의 도구를 말한다)를 사용하여 흙을 긁어 골랐다. 기원전 51년 시저의 통치시대에 로마는 갈리아 지방의 평정을 끝내고, 그에 따라 서유럽으로 옮겨가 살게 된 로마인이 이 갈퀴를 새로운 토지로 가져갔다. 이 도구는 이윽고 영국의 여러 섬에도 전해져 하로(harrow)라 불렀지만 11세기 노르만인이 영국을 정복하자 프랑스식으로 에르스(herse)로 불리게 되었다. 노르만인은 이 갈퀴를 뒤집으면 교회에서 쓰는 가지가 달린 촛대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리하여 교회의 촛대를 차츰 '에르스'라 부르게 되었다. 또한 제사를 지낼 성인과 축제일이 늘어남에 따라 세워야 할 촛불의 숫자가 늘어나 촛대는 자꾸만 커지게 되었다. 이 커다란 촛대는 원래는 제단에 설치되어 있었지만 훗날 명사의 장례식에서는 관을 얹어 놓은 대 위에 놓이게 되었다.

  15세기에는 2미터나 되는 커다란 촛대로까지 발전했다. 다시 아름답게 꾸며진 커다란 촛대는 장례식 때에 관 뚜껑 위에 얹혀져 관과 함께 운반되었고, 16세기 영국에서는 촛대와 관을 얹은 운반차를 가리켜 하스(hearse)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리하여 농기구였던 하스는 드디어 장례식 때의 관을 운반하는 영구차가 된 것이다. 장례 행렬이 느릿느릿하게 나아가는 것도 실은 고인에게 존경을 나타낸 것만은 아니다. 관 위에 세워 놓은 촛불이 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장례식에 참가한 사람들의 걸음걸이는 자연히 느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 무렵 장례 행렬의 속도가 오늘날 영구차의 속도에도 영향을 끼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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