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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티를 입은 문화 -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4. 고대엔 남성들도 화장을 했다.

염색은 남자들이 즐겨했다

세계 최초의 본격적인 헤어 스타일리스트는 앗시리아인이었다. 그들은 현재의 이라크 북부에 살고 있었다. 그들의 커트, 계단 커트 웨이브, 염색 기술은 중동에서 으뜸으로 알려지고 있었다. 머리에 대한 집착일 정도의 까다로움이 우수한 기술을 낳았던 것이다. 앗시리아의 이발사는 상류층 조정 신하의 머리를 손질할 때 머리카락 끝을 조금씩 틀어서 깎는 그라데이션 커트를 해서 이집트의 피라미드처럼 확실히 기하학적인 라인이 나오도록, 그리하여 어딘가 모르게 피라미드처럼 보이도록 깎았다. 긴 머리는 웨이브 방울 어깨에서 가슴에 걸쳐 계단 모양으로 흘러내리도록 정성스럽게 매만졌다. 머리카락에는 오일을 바르고 착향, 착색했다. 남성은 세로로 주름을 잡은 계단 커트로 깨끗하게 깎은 수염을 턱에서 가슴에 걸쳐 달고 있었다. 왕이나 전사, 귀족 계급 여성들은 푹신하게 흐르는 듯한 긴 머리에 사상 최초의 헤어 아이론이라고도 할 수 있는, 불로 뜨겁게 만든 철봉을 이용하여 노예들에게 웨이브를 길게 했다. 앗시리아인들은 다른 화장술에는 거의 눈길도 주지 않고 오로지 머리를 손질하는 기술만을 발전시켰다. 지위와 직업에 따라 머리 형태를 규정하는 법률까지 있었다. 또한 이집트인들처럼 고위층 여성은 궁정에서 공무를 볼 때 남성과 똑같은 위엄을 나타내기 위해 양식화한 가발을 썼다. 대머리는 전체적이든 부분적이든 창피하게 여겨져 가발로 숨겼다.

앗시리아인과 마찬가지로 호메로스 시대의 그리스인도 웨이브가 진 긴 머리를 좋아했다. 독특한 스타일의 긴 머리야말로, 짧은 머리로 아무런 손질도 하지 않은 북방의 야만족과 자신들을 구분하는 표시라고 생각했다. '향기롭고 거룩한 정도로 아름다운 웨이브'는 그리스인의 동경의 대사이었고 산문이나 시 속에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언급되고 있다. 금발이 가치 있고 소중하게 여겨져 그리스의 위대한 영웅 대부분(몇 명의 이름을 꼽자면 아킬레스, 메넬라오스, 파리스)이 금발의 웨이브를 가진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금발로 태어나지 않은 사람은 페니키아의 성분이 강한 비누와 알칼리 표백제를 써서 금발이나 빨간 머리로 바꿀 수 있었다. 당시의 페니키아는 지중해에서 비누 제조의 중심지였다. 남성들은 머리를 금발로 만들기 위해 갖가지 수단을 썼다. 일시적인 금발로는 노란 꽃가루, 노랗게 만든 밀가루, 미세한 금가루를 섞은 타르캄 파우더(숫돌 가루)를 뿌렸다. 기원전 4세기에 아테네의 극작가인 메난드로스는 금빛이 더욱 오래 가는 방법에 대해 '머리를 금발로 만들고 싶으면 이쪽에서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태양 광선을 쬐는 것이 가장 좋다.'고 썼고 이어 실제의 방법을 '아테네제의 특수 연고로 머리를 감은 뒤에 모자를 쓰지 않고 몇 시간을 햇볕에 노출하여 머리가 금발이 되기를 가만히 기다린다. 그러면 분명히 금색이 된다'고 묘사하고 있다.

기원전 303년 프로 이발사들이 최초의 조합을 결성하여 로마에 가게를 열었다. 로마 사회는 기본적으로 머리 손질을 요구했고 그것을 게을리한 사람은 웃음거리로 여겨지거나 공공연히 모욕을 당했다. 그리스인의 금발 취향을 피하듯, 사회적, 정치적으로 지위가 높은 로마인들은 검은 머리 색을 좋아했다. 나이가 지긋한 로마의 집정관이나 원로원 의원들은 백발을 숨기기 위해 고생을 했다. 1세기 로마의 박물학자 대 프리니우스는 머리를 검게 염색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실하게 쓰고 있다. 인기 있는 흑발 염료는 호두 껍질과 부추를 함께 삶은 것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염색하기 전에 우선 백발을 방지하는 일이 중요했으므로 약초와 지렁이로 만든 페이스트를 하룻밤 동안 머리에 바르고 자는 일이 남성들에게 권장되었다. 로마의 대머리 방지약은 분쇄한 킨바이카의 열매와 곰의 기름을 섞은 연고였다.

전 세계가 금발이나 흑발을 좋아한 것은 아니다. 아직 이유는 분명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고대 색슨인은 그림 속에서 머리와 수염이 담청색, 진홍, 그린, 오렌지색으로 칠해져 있다. 한편 갈리아인들은 빨간 색으로 염색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영국에서는 엘리자베스 1세가 패션의 중심적 존재였던 무렵 당시의 저명 인사들은 여왕의 색인 밝은 빨강이 들어간 오렌지색으로 머리를 염색했다. 엘리자베스 1세를 궁정으로 방문한 어떤 대사는 여왕의 머리를 '도저히 자연스러운 것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선명한 색'이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기독교 시대 이전부터 남녀 모두 여러 가지 머리카락 가루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이 습관을 패션의 기본 룰로 도입한 것은 16세기의 프랑스였다. 머리카락 가루는 미립자로 만든 표백 밀가루에 강한 향을 입힌 것으로 진짜 머리카락에든 가발에든 듬뿍 사용했다. 1790년에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궁정에서 머리카락 가루를 비롯한 모든 머리 손질 용품들이 유행의 붐을 이루었다. 사람들은 머리카락을 빗으로 빗고 웨이브를 넣고 덧상투를 몇 개나 겹쳐서 머리 위에 훌륭한 탑을 만들고 여러 가지 머리카락 가루를 뿌렸다. 파란색, 핑크, 바이올렛, 노란색, 흰색 모두 인기가 있었다. 영국에서는 머리카락 가루의 전성기 때 의회가 국고를 살찌게 하려고 머리카락 가루에 세금을 물렸다. 연간 25만 파운드의 수입을 예상했으나 프랑스와 스페인 사이의 전쟁으로 헤어 패션도 변덕스러운 유행을 따라 머리카락 가루의 유행이 지나가 버리자 세금 수입은 줄어들었다. 그런데 머리 색을 아름답게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집착에도 아랑곳없이 본격적인 염색에는 항상 위험이 뒤따랐다. 염증, 발진, 암으로 연결되는 세포의 돌연변이 등 충분히 실험된 현대의 시판 염색약에도 위험은 있다. 그래도 부식성이 강한 원료를 사용한 옛날 제품과 비교하면 훨씬 안전하긴 하겠지만.

안전한 시판용 염색 염료를 개발하는 시도는 1909년 프랑스의 화학자인 유전 쉴러가 처음으로 성공시켰다. 그는 프랑스의 무해 염모제 회사를 세우고 새롭게 발견된 화학물질인 파라페니렌지아민을 재료로 제품화했다. 나중에는 팔리게 되었지만 처음에 이 제품은 그다지 많이 팔리지 않았다. 1년 뒤에 쉴러는 좀더 매혹적인 회사 이름으로 '로레알'을 생각해 냈다. 그런데 대부분의 여성들은 기본적으로 머리카락을 염색한다는 생각에 반대했다. 염색이라면 여배우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1950년이 되어서도 염색을 한 사람은 미국 여성의 겨우 7퍼센트, 그에 비해 현재는 무려 75퍼센트나 된다. 도대체 무엇이 이러한 의식의 혁명을 가져온 것일까? 현대의 염색 혁명은 더욱 안전한 제품 때문도 아니고 간편해진 사용법 때문도 아니다. 대부분이 이미지 변화를 주창한 교묘한 선전 광고 때문이었다.

이 염색 선전의 선두에 화려하게 선 것이 클레이롤 사였다. 뉴욕의 카피라이터인 셸리 폴리코프가 생각해낸 선전 문구인 "그 여자, 했니? 안 했니?"와 "알고 있는 건 그 여자의 미용사 뿐이야"가 순식간에 전국적으로 퍼졌고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클레이롤 사는 삽화가 들어간 모든 광고에 아이를 넣었다. 염색을 한 여성 모델이 평범한 여성, 경우에 따라서는 어머니로 보이게 한 것이다. "그 여자, 했니? 안 했니?"가 시사하는 의미는 숱한 비난을 불러일으켰고 덕분에 최고의 선전 효과를 올리는 결과가 된 것은 아이러니였다. 사람들은 "그 여자, 했니? 안 했니? 그게 무슨 뜻이야?"하고 농담을 했다. "라이프" 잡지는 그 선전 문구가 노골적이고 아슬아슬하다는 지적을 하면서 광고의 게재를 거절해 버렸다. 이에 대해 클레이롤 사의 중역들은 전원 남성인 "라이프"지 심사단에게 이 광고를 남성과 여성 양쪽에 시험을 하라고 요구했다. 그 결과는 깜짝 놀랄 만한 것이라고 할까, 예상했던 대로라고 할까, 무척 의미심장한 것이었다. 여성들은 아무도 그 선전 문구를 가지고 성적인 연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남성들은 모두 성적인 연상을 했다. "라이프"지는 태도를 누그러뜨렸고 제품의 판매는 호조를 이루었다. 머리카락을 염색하는 일은 이제 충격적인 일이 아니었다. 1960년대 말기에는 거의 70퍼센트의 미국 여성과 2백만 명의 남성이 자신이 가지고 태어난 머리카락의 색깔을 바꾸고 있었다. 현대의 미국인이 2000년이나 전의 유행을 그제야 도입한 것이다. 하지만 옛날과 한 가지 다른 점은 옛날에는 남성 쪽이 여성보다 많이 염색을 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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