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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티를 입은 문화 -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4. 고대엔 남성들도 화장을 했다.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라면 죽음까지도 불사한 여성들

유독한 납이 들어간 분과 볼연지, 비소가 들어간 탈모제. 여성들은 아름다워지기 위해 오랫동안 죽음의 위험까지도 불사했다. 그리스 남성들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하여 화장품을 거의 쓰지 않았지만 뺨을 물들이기 위해 볼연지는 사용했다. 또 고급 창녀들은 볼연지의 빨강색을 강조하려고 우선 얼굴 색을 분으로 하얗게 발랐다. 분은 그 뒤 2000년 동안 유럽 여성들의 얼굴이나 목, 가슴을 하얗게 만드는 데 사용되어 왔는데, 많은 양의 납을 함유하고 있는 분을 계속 사용함으로써 피부색을 망가뜨리고 수명을 앞당기는 결과를 가져왔다. 18세기 유럽에 나돈 '비소가 들어간 웨하스'를 여성들은 피부를 하얗게 만들기 위해 실제로 먹었다. 이 방법은 피가 독에 오염되어 각 기관으로 보내지는 적혈구가 감소하여 산소부족이 되었기 때문에 효과는 있었다. 그리스와 로마에서 잔털을 제거하기 위해 남녀 모두에게 널리 사용된 탈모제인 석황은 성분이 비소 화합물이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위험했다. 볼연지도 안전하지 않았다. 원료는 뽕나무나 해초의 무해한 식물성이었지만 유독한 유화은인 빨강색으로 착색돼 있었다. 그와 똑같은 빨간 크림이 몸 안으로 좀더 들어가기 쉬운 립스틱에 사용되어 몇 세기 동안 그 독은 천천히 몸을 좀먹고 있었다. 납이나 비소, 수은은 한번 혈관에 들어가면 특히 태아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옛날의 화장 때문에 얼마나 많은 유산이나 사산, 선천성 기형이 비롯되었을지 그 숫자는 추측할 수도 없을 정도이다. 더구나 당시의 사회관습상 기형아는 태어나자마자 처리되어 버렸으니 말이다. 역사를 통해 여성에게 화장을 금한 시도가 몇 번인가 이루어졌다. 도덕이나 종교적인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4세기의 그리스 역사가인 크세노폰은 "가정론"에서 어떤 신부의 화장을 사기라고 말하며 "나는 그녀의 얼굴에서 화장기를 보았을 때 '화장으로 당신의 용모를 가려 나를 속이려는 것은 내가 내 재산을 감추고 당신을 속이는 것과 똑같다'고 지적했다"라고 쓰고 있다. 마찬가지로 그리스의 신학가인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는 2세기에, 여성이 화장이라는 수단으로 남성을 속여 결혼으로 끌어들이는 것을 금지하는 법률의 제정을 지지했다. 나아가 1770년 영국 의회가 제정한 엄격한 법률은 "나이, 계급, 직업, 처녀, 미혼, 미망인에 관계없이 향료, 안료, 화장수, 틀니, 붙인 털 등으로 유혹하거나 속여서 결혼한 여성은 모두 마술을 사용한 것으로 여겨 벌하며 그 결혼은 무효가 된다"는 것이었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효과가 없었다. 그런데 특히 이시기에 하얗게 분을 바르고 그 위에 빨간 볼연지를 칠하는 것이 영국과 프랑스에서 역사상 유래가 없을 만큼 크게 유행했다는 사실이다. 영국의 잡지인 "젠틀맨스 매거진"은 '텁수룩한 하얀 머리와 새빨간 얼굴의 여자'를 '껍질을 벗긴 양'과 똑같다고 쓰고 있다. 남성 독자를 대상으로 남성이 쓴 이 기사는 이어 다음과 같이 비난한다.
"미혼 여성이 이런 유행을 좇는 기분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결혼 상대를 잡아야만 하니까. 하지만 이 경박함은 기혼 여성의 지위와 품위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 광적인 화장의 시대 뒤에 오는 것이 프랑스 혁명과 그 직후의 화장기 없는 시대다. 19세기 말까지 볼연지, 분, 립스틱(남녀 모두 6000년 동안 즐겨왔던 화장)은 유럽에서 거의 모습을 감추었다. 이 일시적인 진정기에 어떤 패션 잡지는 "얼굴과 입술에 화장하는 것은 무대에 서는 사람에게만 허용되는 일이다. 가끔 착각한 여성들인 자신의 젊음과 건강한 빛을 위장하려고 뺨을 빨갛게 바르는데 이것은 누구의 눈에나 뻔히 인위적으로 보임으로써 자신이 가장 숨기고 싶어하는 곳을 강조하는 결과가 되어 오히려 사람들의 주목을 끌 뿐이다. 볼연지나 립스틱을 사용하는 시대가 두 번 다시 오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이 1880년의 일이다. 무대 여배우들이 사용하는 화장품은 과거 몇 백 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자가제품이었다. 하지만 19세기 말쯤 완전히 부활한다. 그 선두에 선 것이 프랑스인이다. 그리고 거기에서 탄생한 것이 현대의 화장품 산업이다. 겔랑, 코티, 로제 가레, 랑방, 샤넬, 디오르, 헬레나 루빈스타인, 엘리자베스 아덴, 레브론, 로더, 에이본 등 시판하는 브랜드 화장품의 출현은 과거에 없던 현상이었다. 게다가 더욱 중요한 일은, 안전한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 화학자들이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나 미용사의 응원에 힘입어 일어선 것이다. 그런데 19세기 말 외국인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미국 화장품 시장에서 에이본은 독창적으로 화장품 산업을 개척했다. 샤넬, 코티, 겔랑은 프랑스에서, 헬레나 루빈스타인은 폴란드의 클라코프에서, 엘리자베스 아덴(본명은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글레엄)은 캐나다에서, 그리고 맥스 팩터는 소련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브랜드 화장품 시대를 활짝 열어 놓고 있었다. 이렇듯 여러 나라의 값비싼 유명 화장품의 홍수 속에서 에이본은 최고의 판매고를 자랑하는 자리에 오르는데, 그 성공의 열쇠는 방문 판매원인 '에이본 레이디'가 쥐고 있었다. 에이본 레이디 제1호는 사실은 남성으로 데이비드 맥코넬이라는, 뉴욕 북부 출신의 젊은 세일즈맨이다. 그는 1886년에 에이본의 방문 판매를 시작했는데 식구가 적은 자신의 집에서 여유 있게 화장품을 구입할 기회를 여성들에게 제공했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향수나 핸드 크림을 판 것은 아니다.

맥코넬은 열여섯 살 때 서적 방문 판매를 시작했다. 책이 그다지 팔리지 않자 유행하던 판매 작전을 취하기로 했다. 즉, 처음에는 무료로 선물을 나누어주고 대신 상품의 설명이나 판매를 하는 방법이다. 판매를 시작할 때 향수 선물이 가장 적합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 맥코넬은 그 지역 약제사의 힘을 빌려서 오리지널 향수를 만들었다. 운이 따랐다. 후세의 세일즈맨이 판촉물로 금속 수세미를 선물하는 것이 주부에게 인기가 있다는 것을 알았던 것처럼, 맥코넬도 여성들이 향수는 매우 좋아하지만 중요한 서적에는 흥미를 나타내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웠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서적 판매를 중단하고 뉴욕을 본거지로 하는 '캘리포니아 향수 회사'를 세웠다. 회사 이름은 캘리포니아 출신의 친구 겸 출자자에 경의를 표한 것이다. 호별 방문 방식은 화장품 판매에 가장 적절했다. 특히 교통 수단을 마차에 의존하는 시대에 시골 사람들이 멀리 떨어진 가게에까지 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에이본 레이디 여성 제1호는 뉴햄프셔 주 윈체스터 출신의 P. F. E. 올비라는 미망인이었다. 그녀는 한 집 한 집 초인종을 누르면서 에이본의 인기 제품인 '리틀 도트 향수 세트'를 팔고 다니는 일을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다른 여성들을 모아서 호별 방문 판매 양성 훈련을 했다. 회사 이름을 에이본으로 바꾼 이유는 단순하다. 맥코넬이 살고 있던 마을인 사판 라마포라는 지명에서 셰익스피어가 태어나고 묻힌 스트레이포드 온 에이본을 연상했기 때문이다. 1879년까지 맥코넬은 열두 명의 여성 판매원을 고용하여 열 여덟 종류의 향수를 판매했으며 그 숫자는 갈수록 늘어날 뿐이었다. 오늘도 50만 명이 넘는 에이본 레이더가 미국 방방곡곡에 있는 집의 초인종을 누르며 돌아다님으로써 에이본을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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