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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티를 입은 문화 -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3. 끔찍하고 잔인했던 어린이들 이야기

무섭기만 했던 어린이 책

17세기 중엽까지는 특별히 어린이를 대상으로 쓴 책은 사실 존재하지 않았다. 글자를 읽을 줄 아는 어린이는 가난한 집 아이든 부잣집 아이든 똑같이 어른들 책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 가운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책이 "이솝 이야기"였다. 기원전 6세기에 그리스인이 쓴 작품으로, 프랑스어로 번역되어 몇 세기를 지난 다음에 1484년 처음으로 영어로 번역되었다. 동물을 의인화한 이 책이 그때까지 정말로 유일하게 어린이에게 알맞는 어른들 책이었는데 1578년에 독일의 작가이자 출판업자인 지그문트 페이에라벤트가 "어린이를 위한 그림과 이야기책"을 출판했다. 이 획기적인 그림책은 당시 유럽의 생활과 우화, 그리고 독일 민화를 그린 목판화를 모아 그림이 주가 되게 하고 그림의 설명문을 길게 쓴 문장을 붙인 형식으로 만들어져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 지금도 매년 가을이면 우량 도서를 출판하는 선구적인 출판업자였던 그에게 경의를 표하여 그의 고향인 프랑크푸르트에서 도서전이 열린다. 해마다 열리는 도서전 가운데 최대 규모이다.

1500년대 중반에 어린이들이 즐겨 읽은 또 한 권의 책은(어린이를 위해서 쓰여진 것은 아니지만) 존 폭스가 1563년에 내놓은 "Actes and Monuments"로 보통 '순교자의 책'이라고 부른다. 본문과 삽화가 많이 들어 있는데, 특히 삽화는 죄인들을 불태우는 지옥의 업화, 순교의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성인, 돌로 쳐죽이는 형벌, 채찍형, 목이 잘리는 크리스트교 교도를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16세기 말에 어른과 어린이를 포함해 가장 널리 읽혔던 책 가운데 하나다. 1657년에 이르러 처음으로 아주 중요한 어린이 학습서가 출판되었다. 삽화가 들어간 "세계 그림책"이라는 라틴어 책으로, 체코슬로바키아의 교육학자 요한 아모스 코메니우스가 썼고 독일의 뉘른베르크에서 출판되었다. 코메니우스는 어린이 학습서에 설명문과 도표와 그림을 넣는 것의 중요성을 맨 처음 제창한 사람이다. "세계 그림책"의 부제가 '세계의 중요한 사물의 명칭'으로 되어 있는 것처럼 백과사전적인 시야와 학습적인 색채가 느껴지는 이 획기적인 책은 뒤에 이어지는 아동 도서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고 여러 면에서 현대 백과 사전의 선구가 되었다.

인쇄기가 보급되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싼 소책자가 발행되기 시작했다. 17세기에는 유명한 '채프 북'이 나타났고 '채프맨'이라고 불린 행상인들이 유럽의 큰길 옆이나 길모퉁이에서 책을 팔고 돌아다녔다. 10페이지가 채 안 되는 이 얇은 소책자는 삽화나 인쇄가 엉성했지만 값이 쌌기 때문에 많은 독자를 얻었다. 중세의 민화, 시, 우스개 이야기, 그리고 검열에 걸릴 정도는 아니지만 때때로 포르노적인 유머 이야기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었다. 그러나 1662년에 제정된 통일령으로 너무 갑자기 '채프 북'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말았다. 엄격한 청교도 주의와 윤리의식이 출판물에 도입되었던 것이다. 연구가들은' 이 억압적인 풍토 속에서 진정으로 어린이가 읽을 만한 읽을 거리가 탄생했다고 본다. 그러니까 어린이를 대상으로 쓰여진 책들이 그제서야 정기적으로 간행될 수 있게 되었다고 지적한다. 나중에 '천국과 지옥'류의 책이라고 불린 이런 책들은 교조적. 도덕적으로 공포감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어린이들의 품행을 바로잡으려는 목적으로 쓰여졌다. 주요 테마는 이 세상에서의 행동은 모두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신의 자비가 있으면 모르지만)지옥으로 영원히 이어진다는 것이다. 삽화는 주로 지옥에서 심하게 고통을 받고 있는 어린이들을 그리고 있었는데 다음과 같은 시를 곁들여서 공포감을 한층 더 부채질했다.

아이들아
부모를 울리면
언젠가는
복수를 당한단다
자기 자식으로부터

몇 십 년 동안 이 지옥의 책들로부터 어린이들을 해방시켜 준 것은 오로지 알파벳과 산수 교과서뿐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참다운 해방이 1600년대의 끝에 동화라는 형태로 찾아왔는데, 특히 앞에서 이야기한 샤를르 페로가 쓴 1697년의 명작 "지나간 옛날의 이야기"에 의해 도입되었다. 이 책 속에 실린 이야기는 몇 세대에 걸쳐서 입으로 전해내려온 민화로, 페로가 선명하고 공상력에 넘치는 문체와 문자로 옮겼다. 무척 훌륭한 솜씨였기 때문에 바로 유명한 명작이 되었다. 이렇게 해서 어린이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다양해지게 되었던 것이다.

한편 진정한 어린이 노래 역시, 어린이책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어린이를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라임(rhyme)이라는 개념은 옛날부터 있었으나 너서리 라임(nursery rhyme 어린이 노래)이라는 말이 쓰여진 것은 겨우 1820년대의 일이다. 옛날에는 어린이 노래를 짧은 노래 정도로 여기다가 1700년대에 들어와서 특히 "톰 섬의 노래"라든가 "머더 구스의 노래"라고 부르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19세기가 되자 작가와 출처에 상관없이 모든 어린이 노래는 "머더 구스의 노래"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런데 대표적인 어린이 노래인 "머더 구스의 노래"에 잔인한 부분이 많은 것은 본래 어린이를 위해 만들어진 노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몇 가지의 대중적인 노래 속에 보여지는 가학적인 부분, 예를 들어 가령 "세 마리의 장님 쥐"노래에 '부엌 칼을 들고 나와서 꼬리를 싹뚝 잘랐다'를 삭제하려는 시도도 수없이 있어 왔다. 성인용 넌센스 이야기로 가득 찬 노래도 있다. 그런 것들은 어린이에게는 결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많다. 실제로 대부분의 어린이 노래는 어린이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몇 세기에 걸쳐서 'nursery(어린이용)'라는 형용사가 붙지 않았던 것이다. 'nursery rhyme'이라는 말의 출처는 1824년 영국 잡지에 실린 "너서리 라임의 개요"라는 논문이었다. 라임이 원래 어린이를 위한 노래가 아니라면 대체 무엇이었을까? 라임 가운데에는 외설스러운 민요에서 도입된 것이나 유행하는 유희나 속담, 기도에 바탕을 둔 노래에서 발생한 것도 있다. 그러나 대개는 술집의 우스개 노래, 종교적인 습관의 패러디, 사회 풍자, 로맨틱한 사랑 노래에서 시작되고 있다. 그런데 현재 노래로 남아 있는 가사는 처음 그대로는 아니다. 1800년대 초에 새롭게 대두된 빅토리아 왕조의 도덕주의에 맞춰서 많은 '어린이' 노래가 어린이에게 맞게끔 개작되었다.
아이오나와 피터 오피 부부가 낸 결정판 "옥스퍼드판 전래 동요"는 이렇게 쓰고 있다.
"주저하지 않고 말할 수 있는 것은 1800년 전부터의 것으로, 특별히 어린이를 위해 만들어진 진짜 라임은 알파벳 노래, 유아의 놀이 노래, 게임을 수반한 노래, 자장가 정도이다. 어린이 노래 중 거의 대부분이 어린이를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당시에는 외설 그대로의 라임이 어린이들의 노래로 들려지고 있었다. 어린이가 작은 어른으로 취급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1800년대 초에 많은 라임이 '너서리'의 항목 밑에 정리. 편찬되어 '머더 구스'라는 팬네임이 붙여졌다. 머더 구스란 어떤 여성이었을까? 어쩌면 남성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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