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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은 모두 시계를 갖고 있다


    7. 생물 시계의 정체 -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생물 시계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


    척추동물의 생물 시계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의 생물 시계의 정체는 바퀴가 가진 시계가 밝혀지고 나서 2, 3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알려지기 시작했다. 포유류는 왼쪽과 오른쪽으로 두 개의 눈을 갖고 있다. 그런데 뇌에서 나온 좌우의 시신경이 눈의 망막에까지 이르는 도중 교차하는 부분을 시신경 교차라고 한다. 시상하부(곤충으로 이야기하자면 뇌간부)라고 하는 생명의 유지를 위한 기본적인 중추와 붙어 있다. 이 부분에, 한 쌍의 둥글고 작은 신경 세포의 집단이 있다. 이것을 '시신경 교차 상핵'이라고 하는데, 이는 바퀴의 시신경엽에 해당된다. 포유류는 바로 이 부분에 생물 시계가 있다는 것이다. 포유류의 경우는 이 부분을 파괴하면 부신피질 호르몬의 분비가 나타내는 리듬이나, 송과선의 효소가 분비되는 리듬이 모두 사라져 버린다.

  쥐의 경우에는 음식물을 먹는 리듬도, 물을 마시는 행동의 리듬도, 쳇바퀴를 도는 리듬도 모두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잠들고 깨어나는 리듬도 역시 사라져 버린다. 모든 활동의 리듬이 사라지고 불규칙적인 활동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포유류의 경우 빛의 수용체는 무엇일까?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눈이다. 바깥 세상의 빛이 주는 정보는 눈의 시신경을 통해서 시신경 교차 상핵(생물 시계의 중심체)에 전달된다. 이 정보를 통해 시신경 교차 상핵은 시계로서의 작용을 하는 것이다. 시신경 교차 상핵(시계)에서 나온 정보는 다시 신경을 통해서 시상하부에 있는 수많은 생물 시계의 말단부로 전달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직접, 혹은 신경의 경로로, 혹은 호르몬의 경로로 몸의 이 구석 저 구석까지 명령을 내리는 것이다.

  척추동물 중에서 비교적 하등한 동물인 개구리나 도마뱀 등은 포유류와 달리 눈을 잃어도 바깥 세상에서 오는 명암의 주기에 반응을 한다. 개구리나 도마뱀들에게 있어서는 생물 시계를 위한 빛의 수용체가 눈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데 이들의 몸에서 '송과선'이 있는 머리 부분의 피부를 까맣게 칠해 버리면 바깥 세상의 밝고 어두운 주기에 반응하지 않게 된다. 개구리나 도마뱀의 경우, 이들이 가진 빛의 수용체는 바로 송과선인 것이다. 그리고 과학자 중에는 바로 이 송과선이 빛의 수용체인 동시에 시계의 역할까지 맡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방의 생물 시계와 거의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제부터는 송과선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하자. 사람의 송과선은 대뇌의 거의 한가운데에 해당되는 곳에 있다. 솔방울과 비슷한 모양으로 호르몬을 분비한다고 해서 송과선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하등한 척추동물의 송과선은 긴 줄기 같은 것을 뻗치고 있는데, 그 줄기는 머리 꼭대기의 표면까지 뻗어 있다. 그리고 그 부분의 피부는 투명해서 빛을 느끼는 또 다른 눈이 되어 있다. 따라서 눈을 잃어도 바깥 세상의 빛의 주기에 따라 반응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제부터는 조류의 생물 시계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참새를 대상으로 해서 실험을 해 보았다. 참새의 송과선을 잘라내고 계속 주위를 어둡게 해 두었다. 그러자 며칠 안에 참새가 보이던 활동의 리듬이 사라져 버렸다.

  다음번 실험에서는 활동의 리듬을 보이지 않게 된 참새의 몸 속에 다른 참새로부터 떼어낸 송과선을 이식해 주었다. 그러자 그 참새는 다시 활동의 리듬을 나타내게 되었다. 결국 이 실험을 통해 참새의 생물 시계는 송과선임을 알 수 있었다. 닭과 메추라기는 모두 꿩과의 새이다. 닭의 경우에는 참새와 마찬가지로 송과선에 생물 시계와 빛의 수용체가 모두 들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데 메추라기는 같은 꿩과의 새이지만 송과선이 아니라 시신경 교차 상핵에 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분의 생물 시계가 계절적인 리듬을 나타내는 생식선의 증식을 명령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조류는 번식이나 철에 따른 이동, 태양 나침반의 기능 등에 관계하는 생물 시계의 중심체가 시신경 교차 상핵에 있는 것도 있고, 송과선에 있는 것도 있으며, 혹은 시신경 교차 상핵과 송과선 양쪽에 모두 있는 것도 있다고 하겠다.

  여기서 일정한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조류는 그 종류에 따라 포유류처럼 고등한 생물 시계를 시신경 교차 상핵에 갖는 것도 있고, 하등한 척추동물처럼 송과선에 갖는 것도 있다. 또한 두 종류의 중간 단계에 있는 것도 있다. 결국 조류의 생물 시계는 하등한 척추동물과 같은 단계에서 고등한 포유류의 단계로 발전하는 도중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사람과 바퀴의 악수

  여러분 중에서 바퀴를 좋아하는 친구는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사실 바퀴는 우리에게 해를 주는 벌레인데다가 생김새도 징그러운 느낌을 준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바퀴가 귀엽게 생겼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나, 싫어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그러니 사람이 바퀴와 악수를 한다고 하면 깜짝 놀랄 것이다. 바퀴의 발이 사람과 악수를 할 만큼 크지도 않을 뿐더러 만일 그렇게 커다란 발을 가진 바퀴가 있다면 놀라서 도망을 가거나, 아니면 너무도 무서워서 얼어붙어 버릴 것이다.  또 우리는 바퀴를 하등한 동물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사람을 포함한 포유동물과 비교했을 때, 바퀴라는 동물은 아주 하등한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과연 정말로 바퀴를 포유류에 비해 하등한 동물이라 할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을 던지면 여러분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그야, 물론이지요. 그 정도는 삼척동자도 다 알 거예요."

  위에서 한 질문의 내용을 파악하려면 우리는 동물의 진화 과정에 대한 지식을 가져야만 한다. 지구가 세상에 태어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46억 년 전이다. 그리고 생명이 이 세상에 처음 모습을 나타낸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35억년 전이다. 지구는 46억년 전 탄생한 뒤, 지금까지 줄곧 변화해 왔다. 그리고 지구상의 생물도 변화하는 지구에서 더욱 잘 살아남을 수 있도록 변화해 왔다. 생물의 변화는 점진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렇게 생물이 점진적으로 발전해 온 것을 진화라고 한다. 처음에는 하나의 세포로 이루어진 작은 생명체였던 것이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여 사람과 같은 복잡한 구조를 가진 생물로 발달해 온 것이다. 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은 35억 년 동안 여러 생물이 진화해 온 결과이다. 현재 지구상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생물은 서로 비슷한 관계에 있는 것도 있고, 서로 아주 많이 다른 것도 있다. 이렇게 생물 서로가 비슷하거나 다른 것은 그 생물이 진화해 온 과정에서 서로 멀리 떨어져 있거나 가까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생물들 사이의 이런 가깝고 먼 관계를 조사하면 계통수라는 것을 그릴 수 있다. 계통수란 생물의 계통을 나타내 주는 나무라는 뜻이다.

  어떤 생물이 이 나무의 뿌리에 가까이 있을수록 오래 전에 지구상에 태어난 하등한 생물이라는 뜻이 되고, 가지 끝으로 올라갈수록 가까운 과거에 생겨난 고등한 생물이라는 뜻이다. 전체 생물의 계통은 동물과 식물의 두 가지 방향으로 갈라진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계통을 밝히는 일은 생물의 몸 구조가 보이는 여러 가지 기본적인 특징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그 특징을 모두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동물의 경우를 예로 들어 몇 가지만 이야기해 보면, 몸의 대칭 관계라든가 중배엽의 유무, 체강이 있는가 없는가, 척추가 있는가 하는 등의 특징을 가지고 계통을 밝히고 있다.

  동물 중에서 가장 하등한 동물은 뭐니뭐니해도 원생동물이다. 단 하나의 세포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러 세포로 이루어진 동물 중에서 가장 하등한 것은 중생동물이다. 중생동물은 많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기는 하지만 기관이나 조직이 전혀 분화되어 있지 않은 아주 간단한 구조를 갖고 있다. 동물의 계통수는 그 위로 해면동물, 강장동물 등등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한데 식물의 계통수와 동물의 계통수에는 언뜻 보았을 때도 커다란 차이점이 나타나 있다. 식물의 경우는 계통수의 커다란 줄기가 하나로 뻗어 나가지만, 동물의 계통수는 두 줄기로 뻗어나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물의 계통수는 영어의 Y자 모양을 하고 있다. 이는 동물이 두 갈래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는 것을 이야기해 준다. 이제는 직접 동물의 계통수를 살펴보도록 하자.

  Y자 모양의 왼쪽에 있는 가지는 선구동물 그리고 오른쪽은 후구동물이라고 한다. 선구동물과 후구동물로 나뉘는 기준은 체강을 둘러싸는 중배엽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따라 갈라진다. 선구동물과 후구동물의 두 가지는 해파리나 히드라가 속하는 강장동물에서 갈라져 나간다. 그 각각의 줄기에서는 뿌리 쪽으로 내려갈수록 하등한 동물이고 가지 끝으로 올라갈수록 더욱 진화된 동물이다. 가지 끝으로 올라갈수록 모양이나 성질, 그리고 기능까지 모두 진화해 가는 것이다. 한데 주의할 것은 고등하고 하등한 관계를 정할 수 있는 것은 하나의 줄기에 있는 동물 사이에서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림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왼쪽 줄기에서 진화의 꼭대기에 있는 동물은 곤충이고, 오른쪽 줄기에서 진화의 꼭대기에 있는 동물은 포유류이다. 따라서 이 두 동물 사이에서는 어느 것이 어느 것보다 더 고등하다, 혹은 하등하다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포유류가 지구상에 나타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6천만년 전이다. 그리고 사람이 나타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백만년 전이다. 생명체가 35억년 전에 태어난 것을 생각해 보면 포유류, 그 중에서도 사람이 나타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인 것이다. 그렇다면 바퀴가 이 지구상에 등장한 것은 언제쯤일까? 대략 3억년 전이라고 알려져 있다. 바퀴는 3억년 전 지구상에 나타난 뒤로 거의 모습을 변화시키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러니 바퀴는 생물계의 놀라운 승자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모든 생물은 살아가면서 일정한 생물 시계를 갖고 있다. 한데 이 생물 시계의 구조나 기능은 종이 진화함에 따라 보다 발전된 양상을 띠게 되고, 보다 복잡한 것으로 되어간다. 바퀴의 생물 시계가 가진 구조는 이미 3억년 전에 완성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구상에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는 우리 사람이 가진 생물 시계는 바퀴의 것에 비해 엄청난 세월이 흐른 뒤에 만들어졌다.

  그런데 Y자 모양의 계통수에서 진화해 나가는 두 정점에 있는 사람과 바퀴의 생물 시계를 비교했을 때, 사람의 시계가 바퀴의 시계와 다른 점은 시계의 말단부가 더 복잡하게 발달해 있다는 것뿐이다.  따라서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사람과 바퀴의 생물 시계가 가진 구조는 해부학적으로 거의 비슷한 것이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이 책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사람과 바퀴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구조까지 꼭 닮아 있다. 여러분은 곤충이 애벌레에서 번데기로, 번데기에서 엄지벌레로 아주 놀랍게 변신해 간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변태를 조절하는 것은 생리를 지배하고 있는 활성 펩티드이다. 사람의 경우에도 활성 펩티드가 생리 조절 작용을 맡고 있다. 그 종류와 작용, 기구까지 거의 비슷한 것이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에 있어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생리의 기구는 단순하고 복잡하다는 식의 차이가 있다고는 해도, 근본적으로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적어도 후구동물의 제왕인 사람과 선구동물의 왕자인 바퀴는 생물 시계의 구조에서, 그리고 활성 펩티드의 측면에서, 공통적인 생리적 기반에 서 있는 것이다.

  사람이 바퀴와 악수할 수 있다는 것은 이런 뜻에서 한 이야기이다. 물론 바퀴가 사람과 비슷한 생물 시계를 가진 진화한 동물이라고 해서 바퀴와 사이좋게 지낼 수는 없을 것이다. 진화되었든 되지 않았든 바퀴는 해로운 벌레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언젠가는 사람이 식물과도 악수할 날이 올 것이라고 하면, 너무 과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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