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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3 18:08

춘향전(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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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향전(2/2)

이 때 구관은 올라가고, 신관은 사은 숙배하고 신연관속 현신 받은후에 이방을 불러  분부하되, "네 골에 양이가 있느냐." 이방이 아뢰되, "소인 골에 양은 없사와도 염소는 한 스무 마리 있나이다." 신관이 하는 말이. "아따 이 놈아. 기생의 양이가 있느냐." 이방이 그제야 알아 듣고 여짜오되, "기생 춘향이 있사오되 이름은 기생안에 없나이다." 신관이 이 말 듣고 놀라 이르되, "이 말이 어인 말고." 이방이 아뢰되, "다름 아니오라. 구관 사또 자제 도령님과 상약한 후 대비정속하고 지금 수절하나이다." 신관이 노왈, "어린 자식들이 작첩이란 말이 되는 말가. 아직 물러스라." 하고, 치행하여 떠날새, 남대문 나서 칠패 팔패 청파를 모로 동작이 과천읍 신수원 얼른 지나 상유천 하유천 죽빗외뫼 진위 읍내 갈원 소사 성화 빗트리 천안 삼거리 진게역 바삐 지나, 덕평, 원터 인주원 광정 모로원 공주감영 잠깐 지나 널티 경천 노성 은진 닥다리 여산 능개울  삼례를 지나 전주성 내달아 노구바위 임실을 얼른 지나 남원 오리정에 다다르니, 일읍관속이 위의차려 영접하되, 청도 한 쌍 홍문 한 쌍, 주장 한 쌍, 순시 한 쌍,  금고 한 쌍, 호추 한 쌍, 집관이 우영전 앞세우고 난후 별대 제집사장 교자 위에 벌였는데 아기 기생 녹의 홍상, 어른  기생착전립하고, 늙은 기생 영솔하여 모든 관속이 배행하니, 위의 거룩하되 신관의 속 마음은  춘향만 오매불망이라. 도임 후에 환상 전결 폐줄 일은 묻지 않거, "우선 기생 점고 하라." 기생안을 앞에 놓고 차례로 호명하여, 채련이, 홍령이, 봉월이, 추월이, 죽삼이 등이 다  나오되 춘향의 이름이 없거늘 이방 불러 묻되, "춘향의 이름이 도안에 없으니 어인 일고." 이방이 대답하되, "춘향이 대비정속 후 지금 수절하나이다." 신관의 말이, "제라 수절이 어이 있으리오. 바삐 잡아 들이라." 군노 사령 등이 우당퉁탕 바삐 가서 대문을 박차며 춘향을 부르니, 춘향이 놀라 곡절을 물은즉 잡으로 관차여날, 울며 어미를 부러 우선 주찬을 먹은 후, 이른 말이, "제가 수절이 어이 있으리오. 바삐 잡아 들이라."  "이 돈이 닷 냥이니 주채나 하오." 사령 등이 거짓 사양타가 뒤 손 벌리며 하는 말이, "내 난장 결치를 당하여도 말 없이 할 것이니 염려말라." 하고, 돌아돠 관가에 아뢰되, "춘향이  명재경각하기고 대령치 못하였나이다." 신관이 개 골내어, "사령을 엄곤하옥하라." 하고, 장차를  분부하여, "잡아 들이되 더디는 폐 있으면 크게 속으리라." 모든 장차 나가 춘향더러 하는 말이, "널로 하여 다른 사람 다 죽게 되었다. 바삐 가자." 재촉하니, 춘향이 울며 이른 말이, "오라버니 들어 보오. 유죄무죄간에 성화같이 잡아 올라하니 내 무삼 죄 있느뇨." 차사등 대답하되, "네 형상 가긍하나 우린들 어찌 하리. 바삐 감만 못하니라."

춘향이 하릴없어 머리를 싸매고 헌 저고리 몽땅치마 두루치고 울며 관문에 이르니 신관이 뇌성같이 소리 질러, "잡아 들이라." 하거늘, 계하에 섰던 나졸 춘향의 머리를 동댕이쳐 잡아들이니, 신관이 춘향을 한 번 보매 형산 백옥이 진퇴에 묻힌 형상 같으니, "더욱 수수하다." 하며, 침을 질질 흘리는지라, 이낭청 돌아보면서 하는 말이, "듣던 말과 같은 줄 아는가." 이낭청 이현령 비현령으로 신관의 마음만 맞추더라. 신관이 분부하되, "네 본읍 기생으로 도임 초에 현신 아니 하기를 잘했느냐?" 춘향이 아뢰되,  "소녀, 구관 사또 자제 도련님 모시고 대비정속하온 고로 대령치 못하였나이다." 신관이 증을 내어 분부하되, "너 같은 노류장화가 수절이란 말이 고이하다. 요망한 말 말고  오늘부터 수청 거행하라." 춘향이 여짜오되, "만 번 죽어도 봉행치 못하겠소이다." 신관이 대노하여 춘향을 결박하여 형틀에 앉힌 후, 집장 분부하여, "대매에 허락하도록 치라." 하니 군노 등이 주장 곤장 도리깨 다 버리고 형장을 눈 위에 번듯들어 검장 소리 발 맞추어  한 번  후려치니 청천백일에 벽력 소리 같은지라. 신관이  이르되, "이제도 분부 거역할소냐." 춘향이 아뢰되, "사또께서 용천검로 나의 일신을  둘에 내어 아래 토막은 저미거나 오리거나 하실지라도 목은 한양성내에 보내어 주심을 바라나이다."  신관의 말이, "저 년 요약한 년, 한 매에 승복하게 하라." 하니, 집장이 한 번 치고 두 번 치니 백옥 같은 다리에 솟아나느니 유혈이라. 보는 이 뉘 아니 가련히 여기리오. 삼사십장에 이르러는 불성인사하여 죽은 듯한지라 분부하여 하옥하니라. 이때 남원 활량들이 춘향의 소식 듣고 이 숙이, 군령이, 군빈이, 떠중이 풍헌 약정 등물이 모두와 춘향의 경상을 보고 혹 위로도 하며, 혹 청심환도 플어 넣으며 한바탕 분분히 지저귀다가, 문숙이는 춘향을 업고 떠중이는 칼머리를 받들고 태령이 군빈이 주빈 들은 좌우로 옹위하여 옥문을 천신만고 다다르니, 그 창황만조하는 모양가히 모암 직하더라. 춘향이 활량을 보낸 수 차면 왈, "일구월심에 이 슬픔을 어이 할꼬. 우리 도련님을 언제 다시 볼고."  하며, 해진 자리에 칼머리를 베고 누워 정신이 혼미하더니, 춘향어미 미음을 가지고 와서 춘향을 불러 왈, "어찌 음성이 없으니. 이를 어찌 하잔 말고." 하며, 방성대곡할 즈음에, 춘향이 놀라 정신을 차려본즉, 제 어미 미음을 권하거늘 춘향의 말이, "용미봉탕도 먹기 싫은지라. 아무라도 도련님 다시 보고 죽겠으니 내 병은 편작이라도 할길 없는지라. 만일 죽거든 육진장포로 염습하여 한양성내 올려다가 도련님 다니는 길에 묻어 주면 도련님 왕래시에 성음이나 듣게 하오." 춘향 어미 하는 말이, "이것이 웬 말인고. 이제  원수의 몸쓸 놈을 철썩같이 믿고 수절인지 하다가 이 형벌 받으니 어찌 원통치 아니하리오." 이러구러 여러잘이 되매, 춘향이 장우단탄 벗을 삼아 세월을 허송하더니, 일일은 비몽사몽에 주유천하 하다가 집에 돌아  가니 방문 위에 허수아비를 달았고 뜰에 앵도화 떨어지고, 보던 몸 거울이 한복판이 깨어졌거늘  깨달으니 남가일몽이라 하오되, "이것이 무삼일고. 내가 죽을 꿈이로다. 도련님 다시 못 보고 죽으면 눈을  감지 못하리라." 하고, 한탄할 즈음에,

건넛마을 허봉사란 판수 마침 지나거늘 옥졸더러 판수를 부르되 죄수 춘향이 부른다 하거늘 봉사옥 길을 찾아 갈새, 길에 풀이 가득하매 옷을  걷어쳐 안고 눈을 희번덕이며 코를 찡그리며 막대를 휘저으며 입으로 휘파람 불며 오다가 쇠똥에 미끄러져 개똥에 업더녀 손을 짚으니 네 혼자 말로, "이리 미끄러우니 쇠똥이로구." 하며, 손을 뿌리치다가 옥담 모퉁이에 부딪치니 아픔을 견디지 못해 입에 넣으니 어찌 가소롭지 않으리오. 옥문을 찾아가매 춘향이, "들어 오라" 하니 봉사 들어가 앉으며 하는 말이, "네 일이야 할 말 없다. 장처나 만져 보자." 춘향이 두 다리를 끌러 뵈니 판수놈이 음흉하여 장처는 만져 보지 않고 두 손으로 종아리부터 치만지며 하는 말이, "아뿔사, 몹시 쳤구나. 김패두가 이패두가 치더냐 바른대로  일러라. 내게 굿날 받으러 오거든 절명일을 가리어 줄 것이니 그 설치는 내 하여 주마." 하고, 이리만지며 저리 만지며 점점 들어가다가 정속을 꼭 찌르니, 춘향이 분을 못 이기어 바로 빰을 치려다가 점을 아니할까 하여 능쳐 이른 말이, "봉사님, 우리 부형과 좋은 벗으로  다니더니, 나의 운수 불행하여  부친이 먼저 기세하시니, 봉사님은 부형과 좋은 벗이라 상없이  그리 말으시고 점이나 잘하여  주오." 판수놈이 말 눈치  알아 듣고, "네 말이 옳다. 우리 사귀기가 세교 뿐 아니라, 비슷 척분이 되나니 어찌하면 복상칠촌이 되는 법하니라." 춘향의 말이, "봉사님을 부모로 아니 점하나 잘하여 주오." 하고, 돈 서돈을 주니, 판수 왼손으로 받으면서, "우리 사이에 복채 없으면 관계할까. 꿈말이나 자세히 이르라." 하거늘, 춘향이 수말을 이르니, 봉사 산토를 높이어늘 축 왈, "천하언재고 고자즉응 신지영의 감이순통하소서, 모년월일 해동 조선국 전라도 남원부 동면 이화동에 거하는 곤명 임자생 안씨  금년 신수 길흉여부와 모일 몽사  여차여차하옵기 근목문하오니 복걸 열위신명은 의시상쾌하여 이결길흉하소서." 하고, 점을 해제하여 이르되, "화락하니 능성실이요, 경파하니  기무성가. 문상에 현괴뢰하니 만인이 개양시라. 이 글 뜻은 꽃이 떨어지니 능히 열매를 이룰 것이요, 거울이 깨어지니 어찌 소리 없으며, 문 위에 허수아비를 달았으니 이  반드시 도령이 급제하여 쉬 만나 볼  점쾌라." 춘향이 말이, "어찌 그렇게 바라리오." 봉사의 말이, "고름  맺고 내기할 것이니 조금도 염려 말고 잘  있으라." 하고 가거늘, 춘향이 더욱 주야번뇌하더라.

이 때 이 도령이 올라가 주야로 학업을 힘쓰매 태백을 압두할러라. 차시 성상이 태평과를 보실새, 이생이 과장에 들어가 현제판을 보니, "강구의 문도요라." 시지를 펼쳐 놓고 일필 휘지하여 일천에 권장한데 상이 받아 보시니 문필이 무흠이라 장원을 하이시고 비봉을 떼었으니, 이 등의 아들 령이니 연이 십육이라 하였거늘, 신래를 재촉하신대 이생이 천은을 사례하고 나올새, 위의 기특하더라. 삼일 유가후, 선산에 소분하고 돌아와 옥계에 숙재하온데 상이 칭찬하고 소원을 물으시니 자원이 여짜오되, "천하태평하어매 궁중이 깊사와 백성의 질고를 살피지 못할 지라, 신이 각도에 순행하와 수령의 선악과 백성의 우락을 염탐하와 성상의 교화를 펴고자 하나이다." 상이 가라사되, "네 말이 가장 애군지심이 간절하도다." 하시고, 삼도어사를 하이시니, 어사 사은하고 물러와 치행할새, 마쾌를 고도리뼈에 차고, 칠 푼자리 헌 파립에 헌 망건 박쪼가리 관자달고, 물레줄로 당줄하고 헌도포에 오픈자리 무령 동다회를 양지 머리에 잔뜩 눌러 띄고, 세 살 부채 차면하고, 버선목 주머니에 탄담배 골통대가 제격이라. 역졸을 데리고 가만히 숭례문 내달아, 칠해 팔패 돌모퉁 승방돌 바빠지나 여러 날 만에 전주성 안에 가만히 들어, 여기저기 염문하고 노고바위  임실을 다다르니, 이 때는 삼촌 호시절이라. 한 곳을 바라보니 원산은 중중 근산은 첩첩 기암은 층층 장송은 낙락 비오리 둥둥 두견접동은 좌우에 넘노는데 온갖 새 날아들고 각색은  초목 무성하다. 한 모틍이 돌아 가니 상평전 하평전 농부들이 갈거니 심으거니 격양가 노래하니, "시화세풍 태평시에 평원광야 농부네야.  우리 아니 강구 미복으로 동요 듣더 요 임금의 버금인가 얼널널 상사디야." 흥을 겨워 노닐거늘 어사 부채 차면하고 이 소리 들은 후에 농부더러 묻는 말이, "저 농부 말 좀 들어 보자니." 여러 농부 섰다가 한 농부 내달아 하는 말이, "꼴막산이 어줍지 않게 동떨어진 말 뉘게다가 하나뇨. 말은 무삼 말고. 약계 모퉁이 핥고 병풍 뒤에 코 골다 왔읍나." 하고, 욕설이 비령할 제, 그 중 늙은 농부 내달아 말려 왈, "이 사람 그 괄시 마소. 그도 봐하니 맹물은 아니기로 세 폭 자락에 동떨어진 말하니 과히 괄시 마소." 하거늘, 어사 이 말을 듣고 혼잣말로, "사람은  늙어야 쓴단 말이 옳다." 하고, 또 묻되, "이 골 원님 정사 어떠하며 빈폐나 없으며 또 호색하여 춘향을 수청 들렸단 말이 옳은지." 농부 증을 내어 하는 말이, "우리 원님 정사는 잘 하든지 못하든지 모르거니와 참나무 마주 휘어진 듯이 하니 어떻다 하리오." 어사 하는 말이,  "그 공사는 쇠코뚜레 공사라 하니이라. 욕심은 있는지 없는지 민간의 마전 목포를 다 고매패질하여 들이니  어떻다 하리오. 또 음물이라 철석같이 수절하는 춘향이 수청 아니 든다고 엄형 엄수 아였으되 그관의 아들인지 개아들인지 한번 떠난 후 종무 소식하니 그런 쇠 자식이 어디 있으리오."

어사 서서 듣다가 하는 말이, "남의 일은 알지 못하거니와 욕은 과히 마오." 하고 돌아서서 혼잣말로, "대저 양반의 욕을 과히 보았도다." 하고, 한 모퉁이 돌아가니, 한 주막에 반백노인이 한 가히 앉아 청을치 그를 비비며 노래 부르고 슬슬 비비며 줄을 낚거늘 어사 보다가, "이보시오. 상다에  조정에 박여작이요, 향당에 막여치라 하니 그만 인사는 알 듯한데 어이 그리 미거하뇨." 어사 하는 말이, "내 언제 반말했다고. 그렇거니 저렇거니 들은즉 본관이 호색하여 기생 춘향을 작첩하여 호강한단 말이 옳은지." 노인이 증을 내어 하는 말이, "송백같은 춘향에게 그런 누명을 씌우지 마소. 원님이 움타마여 춘향이 수청 아니 든다고 엄형하여 옥귀신을 만들되 구관의 아들인지 난정의 아들인지 그런 계집은 버려 두고 찾질 아니 하니 그런 개 아들이 어디 있으리오." 하거늘, 어사 이 말을 들은 후 춘향의 생각이 더욱 간절하여 일각이 여삼추라. 바삐 남원성중에 들어가 수근숙덕 염문할 제 관속들이 어사 내려온단 말을 듣고 관전목포 환상전결 복수 무철 닦을 적에, 사결에는 한짐 열말, 육별에는 석집 열 닷 뭇이요, 동창서창 마전 목포를 무턱으로 내입이라 꾸몄어라. 어사 탐문한 수 급히 춘향의 집 찾아가니, 밖 장원은 자빠지고 밧채는 기울어져 석까래 나발 불고 마당은 개똥 밭이 되었으니 어찌 한심치 아니리오. 춘향 어미 탕관에 죽을 쑤며 탄실하거늘, 어사 춘향 어미를 부르니 대답하되, "뉘라서 이 심란중에 부르는고." 하며 보다가, "거러지는 눈이 없어 동냥 달라 왔는가."  어사 웃으며 또 부르니, 춘향 어미 그리하여도 몰라보고, "그 뉘시오, 김권룡이 환상 재촉하러 왔소." 하며, 자세히 보다사 깜짝 놀라 하는 말이, "얼굴은 도련님이 분명하나 의복은 상거지라. 애고 저 형상 눌더러 말할꼬." 어사 왈, "잔말은 그만 두고 춘향이나 보고 가세." 춘향 어미 마지못해 옥문밖에 가서 춘향을 부르니 춘향이 기운이 피곤하여 칼머리 베고 누웠더니, 놀라 이른 말이, "거 뉘라서 날 찾는고." 어사 또 부르니 그제야 음성을 알아듣고 여취여광하여, "이것이 꿈인가 생신가. 서방님 날 살려 가오. 명일은 사또 생일이라. 필경 일이 있으리니 칼머리나 들어주오." 어사 대답하되, "어찌 하든지 염려 말라." 하고, 춘향의 어미를 따라가 밤을 지내고, 이튿날 평명에 관문밖에 가서 탐지 하니 과연 본관의 생일이라. 포진범백이 이루 다 말할 수 없더라. 어사  문 밖에서 기웃기웃하다가 문근사 소피하러 간 사이에 돌입하여 청상에 올라 하는 말이, "내 마침 지나가 오늘날 성연에 음식이나 얻어먹을까 하노라." 본관은 미안히 여기고 운봉영장은 웃고 하는 말이, "또한 예사라. 좌석에 참례함이 무방하다." 하더라. 이윽고 배반이 들어올 제 운봉이 통인 분부하여, "술상을 저 양반께 드리라." 하니 통인놈이 붜 드리니 어사 받지 않고,  "내 가만히 본즉 어떤 데는 기행년으로 술 드리고 어떤 데는 이 모양으로 얼렁뚱하니 어쩐 일이오. 대저, 술이란 것은 권주가 없으면 무미하니, 기생 중 묘한 년으로 한 보내오." 본관 듣고 이르되, "고객이로다. 내 운봉의 말을 듣고 이런 고약한 꼴을 본다." 하고, 움봉은 웃고 기생에게 분류하여, "아무 년이나 가보라." 하니 한 년이 마지못하여 가며 하는 말이, "아니꼬와라. 권주가 없으면 술이 목 궁에 넘어 들어 가지 아니하나" 하고, 술을 드릴 적에, "들으세요, 들으세요, 이 술 한잔 들으세요. 이 술 한 잔 움키시면 하오리다. 난장결치." 노래를 파한 후에 큰상을 차례로 드릴 새 어사 받아 보니, 개다리 헌 소반에 이면이 한 접시오, 경계다리 한 놓고 양지 차돌 곁들였네. 마른 대추 부시럭떼기 대명공이 근검하다. 어사 두 다리로 상을 박차 엎질고 일어서 그 엎지른 것을 긁어모아 소매에 묻혔다가 좌상을 향하여 뿌리니 본관의 얼굴에 뛰었는지라, 상을 찡기며 하는 말이, "인사불성이로고." 움봉을 탓하더라.

어사 하는 말이, "나도 부모 은덕에 글자인지 배웠더니, 이런 잔치에 그저 감이 무미하니, 운을 부르면 글귀나 짓고 감이 어떠하뇨." 좌중 논란이 분분하다가 기름고자 높을 고자 둘 내고 지필을 주니 어사 응구첩대하였으되,  "금준미주는 천인혈이요, 옥반가표는 만성고라. 촉루낙시에 민루낙이요, 가서고처 원성고라." 하였거늘, 면면 상고할  제 움봉이 이 글을 보고 변색하더라. 그 글 뜻이 금잔에 아름다은 술은 일천 사람의 피요, 옥반의 아름다운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라. 촉루 떨어질 제 백성의 눈물 떨어지고, 노래 소리 높은 곳에 원망 소리 높더라란 말이다. 대저원을 시비하고 백성을 위함이니, 가장 수상하다. 운봉이 본관더러  왈, "명일 환상 시작하겠기로 종일 동락지 못하고 몬저 가노라." 하고 가더니, 이윽고 어사 역졸에게 분부하여 마패로 삼문 두드리며, 암행어사 출두라 하니, 일읍이 진동하여 부서지느니 해금, 저, 피리, 깨어지느니 장구 거문고 등물이라. 각읍 수령들이 쥐 숨듯 달아날  제, 임실현감 갓을 옆으로 쓰며, "이갓 궁글 누가 막았는고." 하며, 전주판관은 말을 거꾸로 타며, "이 말 목이 근본이 없느냐 아무커나  바삐가자." 여산 부사 상투를 쥐 구명에 박고 하는 말이, "뉘라 날 찾거든 벌써 갔다 하여라." 하고, 원님은 강똥 싸고, 이방은 기절하고, 삼반관속은 오줌 싸고, 내동헌에서도 물똥을 싼다 하니, 원님이 떨며 왈, "우리 집안은 똥으로 망한다." 할 제, 어사  남원 부사를 봉고파출반 후, 공사를 처결할 새, "관속의 신상은 대분부하라." 하고, "죄수 춘향을 오리라." 하니, 옥쇄장이 춘향을 압령하여 들어올 제, 춘향이 울며 하는 말이, "우리 서방님더러 칼머리나 들어 달라 하였더니, 오늘은 사생간 결단이 날거여늘 어디 가서 이 경상을 아니 모는고." 하고 방성대곡하더라. 형방이 이르되, "어사 사또 분부내에 오늘부터 나를 수청 들이라 하시니  그대로 거행하라." 춘향이 여짜오되, "소녀 전등 사또 자제 도령님과  백년결약하였기로 분부시행 못하겠삽내다." 어사  이르되, "노류장화는 인개가절이라 하니, 너 같은 천기로 수절이란 무엇인고. 바삐 거행하라." 춘향이 또 여짜오되, "소녀를 만단에 내실지라도 마음은 변치 못하리로소이다." 어사 왈, "너 같은 절개  어찌 아름답지 아니리오." 하고 기생들을 분부하여 춘향의 쓴 칼을 이로 물어 뜯어 벗긴 후 춘향더러 왈, "네 나를 보라." 춘향이 마지못하여 살펴 보니, 의심 없는 낭군이라. 뛰어 올라가며 어사의 소매를 잡고 울며 목이 메어 말을 못하거늘, 어사 옥수를 잡고 만단으로 위로하더라. 이 때 춘향 어미 미음을 가지고 오거늘 관속들이 분붕히 치하하니 춘향 어미 이른 말이, "그  어인 말고." 하며 삼문 틈으로 드밀어 보다가 뛰어나와 손뼉치며, "얼싸 좋다. 좋을시고,. 지화자 좋을시고. 사람마다 딸을 두어 날 같이 효도를 볼작시면, 부중생남중생녀라 하는 말이 허언이 아니로다." 어사 대연을 배설하고 춘향과 즐길 때, 전후사를 서로 이르며 비밀히 교접하여 은근한 정회를 측량치 못할레라. 이튿날 공사를 다 결처하고 허판수를 상급하며 옥졸 불러 주찬으로 치사하고 각읍 문서를 각 닦은 후, 춘향 모녀를 데리고 떠날 새, 일읍 관속이며 여러 기생들이 십 리에 나와 춘향을 붙들고 연연 전별하고, 열읍에 지대를 차려 위의 기특하더라. 졍사에 이르러 수의를 친 후 , 그 연유를 주달하온대 상이 크게 칭찬하사 왈, "천기로 수절함은 천고에 희한하도다." 하시고, 정렬부인을 봉하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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