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으로 가는 길

한국어

글나눔

방문자수 (2014.04~)

전체 : 808,139
오늘 : 399
어제 : 806

페이지뷰

전체 : 35,670,220
오늘 : 5,769
어제 : 14,119
2010.05.06 17:49

흥부전 1/2

조회 수 38576 추천 수 2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흥부전 1/2

  화설 경상 전라 양도 지경에서 사는 사람이 있느니, 놀부는 형이오, 흥부는 아우라. 놀부 심새 무거하여 부모 생전 분재 전답을 홀로 차치하고, 흥부 같은 어진 동생을 구박하여 건너 산 언덕 밑에 내 떠리고 나가며 조롱하고 들어가며 비양하니, 어찌 아니 무지하리. 놀부 심사를 볼작시면 초상난 데 춤추기, 불붙는 데 부채질하기, 해산한 데 가닭작비, 장에 가면 억매흥정하기, 집에서 못쓸 노릇하기, 우는 아해 볼기치기, 갓난아해 똥먹이기, 무죄한 놈 뺨치기, 빚값에 계집뺏기, 늙은 영감 덜미집기, 아해밴 계집 배차기, 우물 밑에 똥누기, 오려논에 물터놓기, 자친 밥에 돌 퍼붓기, 패는 곡식 이삭자르기, 논두렁에 구멍뚫기, 호박에 말뚝박기, 곱사장이 엎어놓고 발꿈치로 탕탕치기, 심사가 모과 나무의 아들이라. 이놈의 심술은 이러하되, 집은 부자라 호의호식 하는고나. 흥부는 집도 없이 집을 지으려고 집재목을 내려갈 양이면, 만첩청산 들어가서 소부등 대부등을 와드렁퉁탕 버혀다가 안방, 대청, 행라, 몸채 내외 분합 물림퇴에 살미살창 가로닫이 입구자로 지은 것이 아니라, 이놈은 집재목을 녀려하고 수수밭 틈으로 들어거서, 수수대 한 뭇을 베어다가 안방, 대청, 행랑, 몸채 두루짚어 말집을 꽉 짓고 돌아보니 수수대 반 뭇이 그저 남았구나. 방 안이 넓던지 말던지, 양주 드러누워 기지개켜면 발은 마당으로 가고, 대고리는 뒷곁으로 맹자 아래 대문하고, 엉덩이는 울타리 밖으로 나가니, 동리 사람이 출입하다가 이 엉덩이 불러들이소하는 소리, 흥부 듣고 깜짝 놀라 대성 통곡 우는 소리, "애고답답 설운지고 어떤 사람 팔자 좋아,  대광보국숭록대부 삼태육경 되어나서, 고대광실 좋은 집에 부귀공명 누리면서 호의호식 지내는고, 내 팔자 무슨 일로 말만한 오막집에 성소광어공정하니, 지붕 말래 별이 뵈고, 청천한운세우시에 우대량이 방중이라, 문 밖에 세우오면 방 안에 큰 비 오고 폐석 초갈 찬 방 안에, 헌 자리  벼룩 빈대 등이 피를 빨아먹고 앞문에는 살만 남고, 뒷벽에는 외만 남아 동지섣달 한풍이 살쏘듯 들어오고, 어린 자식 젖 달라고 자란 자식 밥달라니, 차마 설워 못 살겠네." 가난한중 우엔 자식은 풀마다 나하서 한 설흔나믄 되니, 입힐 길이 전혀 없어, 한 방 안에 몰아  넣고 명석으로 쓰이고 대강이만 내여놓으니, 한 녀석이 똥이 마려우면 뭇 녀석이 시배로 따라간다. 그 중에 값진 것을 다 찾는고나. 한 녀석이 나오면서, "애고 어머니 우리 열구자탕에 국수 말아 먹으면." 또 한 년이 나앉으며  "애고 어머니 우리 벙거지를 먹으면." 또 한 녀석 내달으며, "애고 어머니 우리 개장국에 흰 밥 조금 먹으면." 또 한 녀석이 나오며, "애고 어머니 대추찰떡 먹으면." "애고 이녀석들아 호박국도 못 얻어 먹는데 보채지나 말려무나." 또 한 녀석 나오며, "애고 어머니 우에 울부터 불두덩이 거려우니 날 장가 들여주오." 이렇듯 보챈들 무엇 먹여 살려낼고.

  집안에 먹을 것이 있던지 없던지, 소반이 네 발로 하늘게 축수하고 솥이 목을 매여 달렸고, 조리가 탁걸이를 하고, 밥을 지어 먹으려면 책력을 보아 잡자일이면 한 때씩 먹고 새앙쥐가 쌀알을 얻으려고 밤낮 보름을 다니다가 다리에 가래토시 서서 파종하고 앓는 소리, 동리 사람이 잠을 못 자니 어찌 아니 설울손가. "아가 아가 우지 마라. 아모리 젖 달란들 무엇 먹고 젖이 나며, 아모리 밥달란들 어디서 밥이 나랴." 달래올 제 흥부 마음 인후하여 청산유수와 곤륜옥결이라. 성덕을 본받고 악인을 저어하며 물욕에 탐이 없고 주색에 무심하니, 마음이 이러함에 부귀를 바랄소냐? 흥부 아내  하는 말이, "애고 여봅소. 부질없는 청렴 맙소. 안자 단표 주린 염치 삼십 조사하였고, 백이숙제 주린 염치 청루소년 우었으니, 부질없는 청렴 말고 저 자식들 굶겨 죽이겠으니, 아자번데 집에 가서 쌀이 되나 벼가 되나 얻어옵소." 흥부가 하는 말이, "낯을 쇠우에 슬훈고! 형님이 음식 끝을 보면 사촌을 몰라보고 똥싸도록 치옵나니, 그 매를 뉘 아들놈이 맞는단 말이오. 애고 동냥은 못준들 쪽박조차 깨칠손가. 맞으나 아니 맞으나 쏘아나 본다고 건너가 봅소."

  흥부 이 말을 듣고 형의 집에 건너갈 제, 치장을 볼작시면 편자 없는 헌 망건에, 박쪼가리 관자달고, 물레줄로 당끈 달아, 대고리 터지게 동이고, 짓만 남은 중치막, 동강이은 헌술띠를 흉복통에 눌러띠고, 떨어진 헌 고의에 청올치로 다님매고, 헌 짚신 감발하고 세 살부채 손에 쥐고, 서흡들이 오망자루 꽁무니에 비슥 차고, 바람맞은 병인같이 잘 쓰는 새수같이 어슥비슥 건너달아, 형의 집에 들어가서 전후좌우 바라보니, 앞노적, 뒷노적, 멍에노적 담불담불 쌓았으니, 흥부 마음 즐거우나 놀부 심사 무거하여 형제끼리 내외하여 구박이 태심하니, 흥부 할 일 없이 뜰 아래서 문안하니, 놀보가 묻는 말이, "네가 뉜고." " 내가 흥부요." " 흥부가 뉘 아들인가?" "애고 형님, 이것이 우엔 말이오. 비나이다. 형님전에 비나이다. 세 끼 굶어 누운 자식 살려 낼 길 전혀 없으니 쌀이 되나 벼가 되나 양단간에 주시면 품을 판들 못 갚으며, 일을 한들 공할손가. 부디 옛일을 생각하여 사람을 살려 주오." 애걸하니, 놀부놈의 거동보소. 성낸 눈을 부릅뜨고 볼을 올려 호령하되, "너도 염치 없다. 내 말 들어 보아라. 천불생무록 지인이요, 지불생무명지최라. 네 복을 누를 주고, 나를 이리 보채느뇨? 쌀이 많이 있다한들 너 주자고 노적 헐며, 벼가 많이 있다고 너 주자고 섬을 헐며, 가룻되나 주자한들 북고왕 염소독에 가득 넣은 것을 독을 열며, 의복이나 주자한들 집안이  고로 벗었거든 넌를 어찌 주며, 찬밥이나 주자 한들 새끼 낳아 거먹암개 부엌에  누웠거든 너 주자고 개를 굶기며 지거미나 주자한들 구중방 우리 안에 새끼 낳은 돛이 누웠으니 너 주자고 돛을 굶기며, 겻섬이나 주자 한들 큰 농우가 네 필이니 너 주자고 소를  굶기랴! 염치없다. 흥부놈아!" 하고 주미괴를 불끈 쥐어 뒷꼭지를 꽉 짚으며, 몽둥이를 지끈 꺽어 손재승의 매질하듯 원화상의 법고치듯, 아주 쾅광 두다리니, 흥부 울며 이른 말이, "애고 형님 이것이 우엔 일이오. 방약무인 도척이도이에서 성현이오. 무지불측 관숙이도 이에서 군재로다. 우리 형제 어찌하여 이다지 극악한고." 탄식하고 돌아오니 흥부 아내 거동보소. 흥부 오기를 기다리며, 우는 아기 달래올 제 물레질하며, " 아가 아가 우지마라. 어제 저녁 김 동지집 용정방아 찧어 주고 쌀 한되 얻어다가 너희들만 끓여주고, 우리 양주 어제 저녁 이때까지 그저 있다 윙윙윙 너 아버지 저 건너 아자버니집에 가서 돈이 되나 쌀이 되나 양단간에 얻어 오면, 밥을 짓고 국을 끓여, 너도 먹고 나도 먹자. 우지 마라"  윙윙윙 아무리 달래어도 악치듯 보채는고나.

 흥부 아내 할 일 없어 흥부 오기 기다릴 제, 의복치장 볼작시면 깃만 남은 저고리, 다 떨어진 누비 바지, 몽동치마 떨쳐입고 목만 남은 헌 버선에, 뒷죽없는 짚신 신고 문 밖에 썩나서며, 머리 위에 손을 얹고 기다릴 제, 칠  년 대한 가문 날에 비오기 기다리듯, 구년지수 장마진 데 볕나기 기다리듯, 제갈 양 칠성단에 동남풍 기다리듯, 강태공  위수상에 시절 기다리듯, 만리 전장에 승전하기 기다리듯, 어린 아해 경풍에 의원 기다리듯, 독수공방에 낭군 기다리듯, 춘향이 죽게 되어 이도령 기다리듯, 과년한 노처녀 시집가기 기다리듯, 삼십 년은 노도령 장가가기 기다리듯, 장중에 들어가서 과거하기 기다리듯, 세끼 굶어 누운 자식 흥부 오기 기다린다. "애고애고 설운지고." 흥부 울며 건너오니 흥부  아내 내달아, 두 손목을 덥썩 잡고, "우지 마오. 어찌하여 울으시오. 형님 전에 말하다가 매를 맞고 건너옵나, 출문망 출문망 허위 허위 오는 사람, 몇몇이 날 속인고. 어찌하여 이제 옵나." 흥부는 어진 사람이라 하는 말이, "형님이 서울 가고 아니 계시기에 그저 왔읍내." "그러하면 저를 어찌하잔 말고. 짚신이나 삼아 팔아 자식들을 살려 내옵소. 짚이 있읍나 저 건너 장자 집에 가서  얻어 보옵소." 흥부 거동 보소. 장자 집에 가서, "장자님 계시오." " 계 누군고." " 흥부요." " 흥부 어찌 왔노." " 자네는 어찌나 지내노." "지내노라니 오죽하오. 짚 한 못만 주시면 짚신을 삼아 팔아 자식들을 살리겠소." "그리하소." 하고 종을  불러 좋은 짚으로 서너 뭇 갖다가 주니, 흥부 짚을 가지고 건너와서 짚신을 삼아 한 죽에서 돈 받고 팔아 양식을 팔아 밥을 지어 처자식과 먹은 후에 이리하여도 살길 없어 흥부 아내 하는 말이, " 우리  품이나 팔아 봅세." 흥부 아내 품을 팔 제 용정방아 키질하기, 매주가에 술거르기, 초상집에 제복짓기, 제사집에 그릇닦기, 신사집의 떡만들기, 언손 불고 오좀치기, 해빙하면 나물 뜯기, 춘보 갈아 보리놓기. 온갖으로 품을 팔고, 흥부는 정이월에 가래질하기, 이삼월에 붙임하기, 일등전답 못논 갈기, 입하전의 면화 갈기, 이집저집 이엉엮기, 더운  날에 보리치기, 비오는 날 멍석걷기,  원산근산 시초베기, 무곡주인 역인지기, 각읍 주인 삯길가기, 술만 먹고 말짐실기, 오 푼 받고 마철박기, 두 푼 받고 똥재치기, 한 푼 받고 비매기,  식전에 마당쓸기, 저녁에 아해 만들기, 온 가지로 다 하여도 끼니가 간데없네.

  이 때 본읍 김 좌수가 흥부를 불러 하는말이, "돈 삼십 냥을 줄것이니, 내  대신으로 감영에 가 매를 맞고 오라." 하니 흥부 생각하되, 삼십 냥을 받아 열 냥아치 양식팔고, 닷 냥아치 반찬사고, 다 냥아치 나무사고, 열 냥이 남거든, 매맞고 와서 몸 조섭을 하리라  하고, 감영으로 가려 할 제 흥부 아내 하는  말이, "가지 마오. 부모 혈육을 가지고 매  삯이란 말이 우엔 말이오." 하고, 아무리  만류하되 종시 듣지 아니하고,  감영으로 내려가더니 아니되는 놈은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고 마침 나라에서 사가내려 죄인을  방송하시니, 흥부 매품도 못 팔고 그저 온다. " 매를 맞고 왔읍나, 아니 맞고 왔읍네. 애고 좋쇠 부모유체로 매품이 무슨 일고." 흥부 울며 하는 말이, " 애고 애고  설운지고. 매품 팔아 여차여차 하자 하였더니 이를 (어찌)하잔 말고." 흥부 아내 하는 말이, "  우지마오, 제발 덕분 우지 마오. 봉제사 자손 되어나서, 금화금벌뉘라 하며,  가뫼 되어나서 낭군을 못 살리니  여자 행실 참혹하고, 유자 유녀 못 차리니 어미 도리 없는지라. 이를 어찌 할고. 애고 애고 설운지고, 피눈물이 반죽되던 아황여영의 설움이요, 조작가 지어 내던 우마시의 설움이요, 반야산 바위 틈에  숙낭자의 설움을 적자한들 어느 책에다 적으며, 만경창파 구곡수를 말말이 두량할 양이면 어느 말로 다 되며, 구만 리 장천을 자자히 재이련들 어느 자로 다자힐고. 이런 설움 저런 설움 다 후리쳐 버려두고, 이제 나만 죽고지고." 하며 두주머리를 불끈 쥐어 가슴을 쾅쾅 두다리니, 흥부 역시 비감하여 이른 말이, "우지 말소, 안연 같은 성인도 안빈낙도 하였고, 부암에 담쌓던 부열이도 무정을 만나 재상이 되었고, 신야에 밭갈던 이윤이도 은탕을 만나 귀히 되었고, 한신같은 영웅도 초년 궁곤하다가 한나라 원융이 되었으니, 어찌 아니 거룩하뇨. 우리도 마음만 옳게 먹고 되는 때를 기다려 봅세." 하여 그달 저달 다 지내고, 춘절이 돌아오니, 흥부가 이왕 식자는 있는지라 수수대로  지은 집에 입춘을 써 붙이되  글자를 새겨 붙였구나. 겨울동자 갈거자, 천지간에 좋을시고, 봄춘자, 올래자 녹음방초 날비자, 우는 것은 짐승수자, 나는 것은 새조자, 연비여천 소리개 연자, 오색의관 꿩치자, 월삼경파(화)지상에 슬피우는 두견성자, 쌍거 쌍내 제비 연자, 인간만물 찾을심자, 이 집으로 들입자, 일월도 박식하고, 음양도 소새커든, 하물며 인물이야 성식인들 없을소냐. 삼월 삼일 다달으니 소상강 떼기러기 나노라 하직하고, 강남서 나온 제비 왔노라 현신할 제, 오대양에 앉았다가 비래비거 넘놀면서, 흥부를 보고 반겨라고 좋을호자, 짖어귀니 흥부가 제비를 보고 경계하는 말이, "고대광실 많건만은 수숫대 집에 와서 네 집을 지었다가  오뉴월 장망에 털석 무너지면 그 아이 낭패오냐." 제비 듣지 아니하고 흙을 물어 집을 짓고 알을 안아 깨인 후에 날기 공부 힘쓸 때에 의외에 대망이 들어와서 제비새끼를 몰수이 먹으니 흥부 깜짝 놀라 하는 말이, "흉악하다 저 짐승아, 고량도 많건마는, 무죄한 저 새끼를 몰식하니 악착하다. 제비새끼 대성황제 나계시고, 불식 고량 살아나니 인간에 해가 없고, 옛 주인을 찾아오니, 세 뜻이 유정하되, 제 새끼를 이제 다 참척을 보니 어찌 아니 불쌍하리. 저 짐승아. 패공의 용천검이 적혈이 비등할 제 백제의 영혼인가. 신장도 장할시고, 영주광야 너른 뜰에 숙낭자에 해를 입히던 풍사망의 대망인가. 머리도 흉악하다."

  이렇듯 경계할 제, 이제 제비새끼 하나이 공중에서 뚝 떨어져 대발 트메 발이 빠져 두 발이 자끈 부러져 피를 흘리고  발발 떨거늘, 흥부가 보고 펄쩍 뛰어 달려들어 제비새끼를 손에 들고 잔인히 여겨 하는 말이, " 불쌍하다 이 제비야,  은왕 성탕 은혜 미쳐, 금수를 사랑하여 다 길러 내었더니, 이 지경이 되었으매, 어찌 아니 간련하리. 여봅소 아기어미 무슨 당사실 있읍내."  "애고 굶기를 부자의 밥 먹듯 하며 무슨 당사실이 있단 말이." 하고, 친만 의외 실 한 닙 얻어 주거늘, 흥부가 칠산 조개 껍질을 벗겨 제비 다리를 싸고 실로 찬찬 동여 찬 이슬에 얹어두니 십여일이 지난 뒤 다리 완구하여 제 곳으로 가려 하고 하직할 제, 흥부가 비감하여 하는 말이, "먼 길에 잘 들어가고 명년 삼월에 다시 보지."하니, 저 제비 거동보소, 양우 광풍 몸을 날려 백운을 냉소하고, 주야로  날아 강남을 득달하니 제비황제 보고 물으되, " 너는 어이 저나니." 제비 여짜오되, "소신의 부모가 조선에 나가 흥부의 집에다가 득주하고 소신등 형제를 낳았삽더니, 의외 대망의 변을 만나 소신의 형제다 죽고 소신이 홀로 아니 죽으려 하여 바르작거리다가  뚝 떨어져, 두 발목이 자근 부러져 피를 흘리고 발발 떠온즉, 흥부가 여차여차 하여  절각이 의구하와 이제 돌아왔사오니 그 은혜를 십분 일이라도 갚기를 바라나이다." 제비황제 하교하되, " 그런 은공을 모랄서는 행세치 못할 금수라, 네 박씨를 갖다 주어  은혜를 갚으라." 하니, 제비 사은하고 박씨를 물고 삼월 삼일이 다달으니, 제비 건공에 떠서 여러 날 만에 흥부집에 이르러 넘몰 적에, 북해 흑룡이 여의주를 물고 채운간에  넘노는 듯 단산 채봉이 죽실을 물로 오동상에 넘노는 듯, 춘풍 황앵이 나비를 물고 세류 변에 넘노는 듯, 이리 갸웃 저리 갸웃 넘노는 것, 흥부 잠깐 보고 낙낙하여 하는 말이, " 여봅소 거년 가던 제비 무엇을 입에 물고 와서 넘노읍네." 이렇듯 말할 제 제비 박씨를 흥부 앞에 떨어뜨리니 흥부가 집어 보니 한 가운데 보은표라 금자로 새겼거늘, 흥부 하는 말이, "수안의 배암이 구슬을 물어다가 살린 은혜를 갚았으니, 저도 도한 생각하고 나를 갖다 주니, 이것이 또한 보배로다." 흥부 아내 묻는 말이, " 그 가운데 누르스름한 것이 아마 금인가 보외." 흥부가  대답하되, " 금은 이제 없나니, 초한적의 진평이가 범아부를 쫓으려고, 화금 사만 근을 흩었으니 금은 이제 절종되었읍네." "그러하면 옥인가 보외." " 옥도 이제는 없나니, 곤륜산에  불이 붙어 옥석이 구분하였으니, 옥도 이제 없읍네." "그러하면 야광준가 보외." " 야광주도 이제는 없나니,  주 세종이 탐장할 제, 당나라 장갈이가 술잔 만드노라고 다 들였으니,  유리 호박도 이제 없읍네." "그러하면  쇤가 보외." 쇠도 이제는 없나니 진시황 위엄으로 구주의 쇠를  모아 금인 열둘을 만들었으니 쇠도 없읍네." "그러하면 대모산혼가 보외."  " 대모산호도 없나니,  대모갑은 병풍이요, 산호수는 난간이라 광리왕이 상문의 수궁 보물을 다 을였으니, 이제는 없읍네." "그러하면 무엇인고." 제비가 내달아 하는 말이, "건지  연지 뇌지 조지 부지요."흥부가 하는 말이, "옳다 이것이 박씨로다." 하고, 날을 보아 동편 처마 단장 아래 심어 두었더니, 삼사 일에 순이 나서 마디마디 잎이요, 줄기줄기 곷이 피어, 박 네 통이 열었으되, 고마수영 절설 같이, 대동강상의 당두리같이 덩그렇게 달렸구나. 흥부가 반기여겨, 문자로써 말하되, "유월에 화락하니, 칠월에 성실이라, 대자는 여항하고, 소자는 여분이라. 어찌 아니 좋을소냐.

  여봅소 비단이 한 기라 하니, 한 통을 따서 속을라지지 먹고, 바가지는 팔아  살을 팔아다가 밥을 지어 먹어 봅세." 흥부 아내 하는 말이, "그 박이 유명하니, 한로를 아주마쳐, 견실커든 따봅세." 그날 저달 다 지나가고 팔구월이 다달아서, 아주 견실하였으니 박 한 통을 따놓고 양주 켠다. 슬근슬근 톱질이야, 당기어 주소 톱질이야, 북창한월성미파에 동자박도 가야로다. 슬근슬근 톱질이야. 당하자손 만세평에, 세간박도 가야로다. 슬근슬근 톱질이야. 툭 타 놓으니 오운이 일어나며, 청의동자 한 쌍이 나오니, 저 동자 거동보소. 약비봉래 환학동이면,  필시천대채약동이라. 좌수에 유리반, 우수에 대모반을 눈 위에 높이 들어 재배라고 하는 말이, 천은병에 넣은 것은 죽은 사람을 살려 내는 환혼주요, 백옥병에 넣은 것은 소경 눈을 뜨이는 개안주요, 금잔지로 봉한 것은 벙어리 말하게 하는 개언최요, 대모접시에는 불로초요, 유리접시에는 불사약이니, 값으로 의논하면 억만 냥이 넘사오니, 매매하여 쓰옵소서."  하고 간데 없는지라. 흥부 거동보소, "얼시고 절시고 즐겁도다. 세상에 부자 많다한들, 사람 살리는 약이 있을  소냐!" 흥부 아내 하는 말이, " 우리 집 약계 배판 한 줄 알고 약 사라 올이 없고, 아직  효험 빠르기는 밥만 못하외." 흥부 말이 "그러하면 저 통에 밥이 들었나 타 봅세." 하고, 또 한통을 탄다. 슬근슬근 톱질이야. 우리 가난하기 일읍에 유명하매 주야 설워하더니, 부지허명, 고대 천냥, 일조에 얻었으니 어찌 아니 좋을소냐. 슬근슬근 톱질이야, 어서  타세 톱질이야. 툭 타 놓으니 온갖 세간이 들었으되, 자개함농, 반다지 용장, 봉장, 제두주, 쇄금들미, 삼층장계자다리, 옷거리, 쌍룡 그린 빗접고비, 요두머리, 장복비, 놋촛대, 광명두리, 요강,타구, 벌여 놓고, 선달이불, 대단요며 원앙금침 잣벼개를 쌓아놓고 사랑기물 볼작시면, 용목래상 벼룻집, 화류책장, 각겨수리 용연벼루, 앵무연적 벌여  놓고, 천자, 유합, 동몽선습,  사략, 통감, 논어 맹자, 시전, 서전, 소학 대학 등 책을 쌓았고, 그 곁에 안경, 석경, 화경, 육칠경, 각색 필묵 퇴침에 들어 있고, 부엌 기물을 의논컨대,  노구새, 옹곱돌솥, 왜솥, 절솥, 통노구무쇠, 두멍 다리쇠 받쳐 있고, 왜화기, 당화기, 동래반상, 안성유기 등 물찬장에 들어 있고,  함박, 쪽박이, 남박, 항아리, 옹박이 동체, 깁체, 어럼이, 침채 독, 장독 가마,  승교 등 물이 꾸역꾸역 나오니, 어찌 아니 좋을손가. 또 한 통을 탄다. 슬근슬근 톱질이야 우리 일을 생각하니, 엊그제가 꿈이로다. 부지허명 고대 천냥을 일조에  얻었으니, 어찌 아니 즐거우랴. 슬근슬근 톱질이야 툭 타 놓으니, 집지위와 오곡이 나온다. 명당에 집터를 닦아, 안방 대처 행랑 몸채 내외분함 물림퇴, 살미살창 가로닫이, 입구자로 지어 놓고, 앞 뒤 장원 마구곡간 등속을 좌우에 벌여 짓고, 양지에 방아 걸고, 음지에 우물 파고, 울 안에 벌통 놓고, 울 밖에 원두 놓고, 온갖 곡식 다 들었다. 동편 곡간에 벼 오천 석, 서편  곡간에 쌀 오천 석, 두태 잡곡오천석, 참깨  들깨 각 삼천 석, 딴 노적하여 있고 돈이 십만 구천냥은 고 안에 쌓아두고, 일용전 오백  열 냥은 벽장 안에 넣어두고 온갖 비단 다 들었다. 모단, 대단, 이광단, 궁초, 숙초, 쌍문초, 제갈선생 와룡단, 조자룡의 상사단, 뭉게뭉게 운문대단, 또드락 꿉벅 말굽장단, 대천 바다 자개문장단, 해 돋았다 일광단, 달 돋았다 월광단, 요지왕모 천도문, 구십 춘광 명주문, 엄동설한 육화문, 대접문, 완자문, 한단 영초단, 각색 비단 한필이 들어 있고, 길주명천 좋은 베, 회령 종성 고운 베, 온갖 베와 한산 모시, 장성 모시, 계추리, 황저포 등 모든 모시와 고야  화전 이 생원의 맏딸이 보름만에 마쳐 내는 난대 하세목, 송도 야다리목, 강진 내이 황주목, 의성목 한편에 들어 있고, 말매니 같은 사나이 종과 열쇠 같은 아이  종과 앵무 같은 계집종이 나며 들며 사환하고 우걱부리, 잣박부리, 사족발이 고리 눈이, 우억지억 실어들여,  앞뜰에도 노적이요, 뒷뜰에도 노적이요, 안방에도 노적이요, 부엌에도 노적이요, 담불담불 노적이라, 어찌 아니 좋을소냐. 흥부 아내 좋아라고,  "여봅소 이년이나 내나 옷이  없으니, 비단으로 온 몸을 감아 봅세." 덤불 밑에 조그만 박 한 통을 따서 켜려 하니 흥부 아내 하는 말이, "그 박을랑 켜지 맙소." 흥부가 대답하되, "내 복에 태인 것이니,  커졌옵네." 하고, 손으로 켜내니, 어여쁜 계집이 나오며 흥부에게 절을 하니, 흥부 놀라 묻는 말이, "뉘라 하시오." "내가 비요." " 비라 하니 무슨 비요." "양귀비요." " 그러하면 어찌하여 왔소."  " 강남 황제가 날더러 그대의 첩이 되라 하시기에 왔으니, 귀히 보소서." 하니 흥부는 좋아하되 흥부 아내 내색하여 하는 말이, "애고 저 꼴을 뉘가 볼고, 내 언제부터 켜지 말자 하였지." 하며 이렇듯 호의 호식 태평히 지낼 제,

  놀부놈이 흥부의 잘 산단 말을  듣고 생각하되, 건너가 이놈을 욱닥였으면, 반은 나를 주리라 하고, 흥부집에 들어가지 아니하고 문 밖에 서서, "이놈 흥부야!" 흥부 대답하고 나와 놀부의 손을 잡고 하는 말이, " 형님 이것이 웬일이오. 형제끼리 내외 하단 말은 불가사문어인국이니, 어서 들어가사이다." 하니, 놀부놈이 떨더리며 하는 말이, " 네가 요사이 밤이슬을 맞는다 하는구나." 흥부가 어이없어 하는 말이, "빔이슬이 무엇이오." 놀부놈이 대답하되, " 네 도적질한다는구나." 흥부 이른 말이, "형님, 이것이 웬말이오." 하고 전후 사연을 일일이 설파하니 놀부 다 듣고,  그러하면 들어가 보자 하고 안으로 들이달아 보니, 양귀비 나와 뵈거늘 흥부보고 하는 말이, "웬 부인이냐." 흥부 곁에 있다가 대답하되, " 내 첩이오." " 어따 이놈 네게 웬 첩이 있으리오.날다고." 화초장을 보고, "저것이 뭣이뇨?" "그게 화초장이오." "날 다고." "애고 사랑도 아니 떠혔소." " 이놈아. 네 것이 내 것이오, 내 것이 네 것이오, 내 계집이 네 계집이요, 네 계집이 내 계집이라." "그러하면 종하여 보내오리다." " 어서 질방 걸어 다고, 내 지고 가마." "그러하면 그러 하오." 질방 걸어 주니 놀부 짊어지고 가며, 화초장을 생각하며 화초장 화초장 하며 가더니, 개천 건너 뛰다가  잊어버리고 생각하되, 간장인가 초장인가 하며, 집으로 오니, 놀부 아내 묻는 말이 "그것이 무엇이온고." "이것 모르옵나." "분명 모르옵나." "저 건너 양반의 집에서 화초장이라 하옵데." "내 언제부터 화초장이라 하였지." 놀부톰 거동보소, 동지 섣달부터  제비를 기다린다. 그물 막대 둘러메고, 제비를 몰로 갈 제, 한 곳 바라보니, 한 즘생이 떠 들어오니, 놀부놈이  보고 "제비 인제 온다." 하고 보니, 태백산 갈가마귀 차돌도 돌도 바이 못 얻어먹고,  주려청천에 높이 떠, 갈곡 길곡 울고 가니, 놀부 눈을 멀겋게 뜨고 보다가 할 일 없어 동릿집으로 다니면서 제비를 제 집으로 몰아들이되, 제비가 아니  온다. 그 달 저 달 다  지내고 삼월 삼일 다달으니, 강남서 나온 제비 예집을 찾으려 하고, 오락가락 넘을 적에 놀부 사면에 제비 집을 지어 놓고 제비를 들이모니, 그 중 팔자 사나운 제비 하나가 놀부  집에 흙을 물어 집을 짓고 알을 낳아 안으려 할 제, 놀부놈이 주야로 제비  집 앞에 대령하여 가끔 만져본즉, 알이 다  곯고 다만 하나가 깨였는지라 날기 공부 힘쓸  제 구렁 배암 아니 오니 놀부  민망 답답하여, 제 손으로 제비새끼를 잡아 내려 두 발목을 자끈 부러뜨리고, 제가 깜짝 놀라 이르는 말이, "가련하다. 이 제비야."하고, 자개껍질을 얻어 찬찬 동여 뱃놈의 닻줄 감듯, 삼층얼레 연줄 감듯하여 제 집에 얹어 두었더니 십여 일 후 그 제비 구월 일을 당하여 두 날개를 펼쳐 강남으로 들어가니, 강남 황제 각처 제비를 점고할 제, 이  제비 다리 절고 들어와 복지한데, 황제 제신으로 하여금 그 연고를 사실하여 아뢰라 하시니 제비  아뢰되, "상년에 웬 박씨를 내어 보내어 흥부가 부자 되었다 하여 그 형 놀부놈이 나를 여차여차 하여 절뚝발이 되었사오니 이 원수를 어찌하여 갚고저 하나이다." 황제 이  말 들으시고, 대령하여 가라사대, "이놈 이제 전답 재물이 유여하되, 동기를 모르고  오륜에 벗어난 놈을 그저두지 못할 것이요, 도한 네 원수를 갚아 주리라." 하고, 박씨 하나를 보수표라 금자로 새겨주니, 제비 받아 가지고 명년 삼월을 기다려 청천을 무릅쓰고 백운을 박차 날개를 부쳐 높히 떠 높은 봉 낮은  뫼를 넘으며, 깊은 바다 너른 시내며, 개골창 잔돌바위를 훨훨  넘어 놀부 집을 바라보고, 너훌너훌 넘놀거들, 놀부놈이 제비를 보고 반겨할 제 제비 물었던 박씨를 툭 떨어뜨리니, 놀부놈이 집어보고 낙낙하여 뒷담장 처마 밑에 거름놓고 심었더니, 사오날 후에 순이 나서 덩굴이 뻗어 마디 마디 잎이요, 줄기줄기 꽃이 피어 박  십여 통이 열렸으니, 놀부 놈이 하는 말이, "흥부는 세 통을 가지고 부자 되었으니, 나는 장자  되리로다. 석숭을 행랑에 넣고, 예 황제를 부러워할 개아들 없다." 하고, 굴지계일하여 팔구월을 기다린다. 때를 당하여 박을 켜라 하고, 김 지위 이 지위 동리 머슴 이웃 총각 건넌집  쌍언청이를 다 청하여 삯을 주고 박을 켤 제, 째보놈이 한 통의 삯을 정하고 켜자 하니 놀부  마음에 흐뭇하여 매통에 열 냥씩 정하고 박을 켠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 용궁부연록 바람의종 2010.07.12
42 윤지경전 바람의종 2010.05.29
41 어우야담 中 바람의종 2010.05.18
40 춘향전(2/2) 바람의종 2010.05.13
39 춘향전(1/2) 바람의종 2010.05.11
38 이생규장전 바람의종 2010.05.10
37 흥부전 2/2 바람의종 2010.05.07
» 흥부전 1/2 바람의종 2010.05.06
35 의유당 관북 유람 일기 中 동명일기 바람의종 2010.04.30
34 조침문 바람의종 2010.04.28
33 한중록 (2/2) 바람의종 2010.04.25
32 한중록 (1/2) 바람의종 2010.04.24
31 인현왕후전 바람의종 2010.04.17
30 윤씨행장 바람의종 2010.04.13
29 홍길동전 바람의종 2010.04.03
28 강도몽류록 바람의종 2010.04.02
27 계축일기 바람의종 2010.03.31
26 산성일기 바람의종 2010.03.23
25 장화홍련전 바람의종 2010.03.16
24 만복사저포기 - 김시습(1435~1493) 바람의종 2010.03.1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Nex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