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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2 11:44

불을 내뿜는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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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이야기 - 김형균 엮음


    1. 신비한 세계로의 여행

      불을 내뿜는 사나이

  1882년 12월 1일. 미국 미시건 주의 한 마을에 사람들이 잔뜩 모여 웅성대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응?"
  "쉿! 조용히 해요. 저기 저 남자가 입에서 불을 내뿜는 데요!"
  한 사람이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그곳엔 흑인 청년이 서있었는데, 24세인 아주 건장한 사람이었다. 그 사람의 이름은 A.W. 언더우드였다.
  "정말로 불을 내뿜을까?"
  사람들은 호기심에 가득찬 눈으로 언더우드를 지켜보고 있었다. 드디어 그의 묘기가 시작되었다. 언더우드는 바지 뒷주머니에서 손수건을 한 장 꺼냈다. 그리고는 그것을 돌돌 말아서 한 손에 들고 그것을 자기 얼굴 앞에다 갖다댔다. 그리고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쉬더니 훅하고 입김을 손수건에 불었다.  손수건에 입김이 닿자마자 갑자기 손수건에 불이 붙어 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자기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어안이 벙벙해져 서있었다. 언더우드는 손수건이 활활 타서 재가 되어 날아갈때까지 그것을 들고 서있었다. 손가락이 불에 델 법도 한데, 언더우드는 조금도 뜨겁지 않은 것 같았다. 드디어 손수건이 다 타버렸다. 사람들은 그제서야 제 정신으로 돌아와 '와'하고 함성을 질렀다. 언더우드는 뚜벅뚜벅 사람들이 있는 곳까지 걸어나갔다. 그리고 맨 앞에 주그려 앉은, 노란 모자를 슨 사내아이 앞에 가서 섰다. 사내아이는 배구공을 깔고 앉았는데, 언더우드는 그 사내아이에게 이렇게 물었다.
  "꼬마야, 그 배구공에 불을 붙여 불배구공이 되어 날아가게 해줄까? 하지만 네 것이니 네가 결정하렴."
  사내아이가 대답했다.
  "좋아요. 아저씨. 이공도 한번쯤은 멋진 불날개를 달고 날아보고 싶을 테니까요."
  사내아이는 엉덩이를 들어올리더니 자기의 배구공을 들어 언더우드에게 주었다. 언더우드는 사내아이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다시 원으로 둘러싼 사람들의 중앙에 가서 섰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한 꼬마신사가 이 공을 제게 선물했습니다. 곧 여러분께서는 불이 붙은 공이 공중을 날아가는 것을 보게 될겁니다."
  사람들이 또다시 웅성거렸다. 드디어, 언더우드는 공을 두 손으로 잡고, 가슴 앞으로 끌어 당겼다. 그리고 두 손을 하늘 위로 벋침과 동시에 입김을 내뿜었다. 그러자 순간, 배구공에 확 불이 붙었다. 그리고는 하늘 높이 날아갔다. 사람들의 눈은 모두 그 공을 따라갔다. 높은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언더우드는 이외에도 불이 붙는 것이라면 뭐든지, 입김을 불어 불을 붙일 수 있었다. 주의 사람들은 모두 언더우드를 부러워했다.
  "내가 언더우드처럼 불을 맘대로 내뿜을 수 있다면 무서운게 없을 거야."
  "내가 저사람이라면 어두운 밤길을 혼자 가다가 깡패를 만나도 하나도 겁나지 않을텐데."
  그러나 정작 언더우드는 자기의 특이한 능력 때문에 큰일을 당할 뻔 했다. 한번은 언더우드가 지하철을 타고 학교에 가던 중이었다. 사람으로 꽉찬 지하철 안은 너무나도 복잡했다. 언더우드는 문 옆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아주 좋은 냄새가 났다. 은은한 아카시아 향기였다. 번쩍 눈을 뜬 언더우드 앞에 웬 아름다운 아가씨가 서있었다. 아가씨는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카락에 하얀 원피스를 입고 책을 읽고 서 있었다. 그때, 언더우드는 문득 아가씨의 뒷머리에 작은 날벌레가 하나 붙은 것을 보았다. 언더우드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 아가씨의 머리카락 쪽으로 손을 가져갔고, 흥분한 나머지 입김으로 내뿜고 말았다. 그러자, 아가씨의 예쁜고 긴 머리칼에 불에 확 붙어 탸들어 가기 시작했다. 아가씨 옆에 있던 한 남자가 자신의 웃옷을 벗어 아가씨 머리칼을 덮고는 서둘러 불을 껐다. 아가씨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더니 곧 정신을 잃었다. 소동 끝에 정신을 차린 아가씨가 언더우드를 똑바로 노려 보면서 말했다.
  "댁이 무슨 짓을 하려고 했는지 어디 한번 말해보세요."
  언더우드는 자초지종을 얘기했으나 아가시는 코웃음을 치면서 빈정거렸다.
  "알고보니 제정신이 아니군."
  언더우드가 아무리 사과를 해도, 아가씨는 입술만 씰룩거릴 뿐이었다. 결국, 언더우드는 그 아가씨에게 꼼짝없이 '나쁜 사람'이 라는 욕을 얻어 먹었고, 사람들에게 누명을 쓰게 되었다. '나는 원시시대에 태어났어야 했다 불을 붙이기 위해 몇시간이고 돌에다 나뭇가지를 부비던 때에 말이다. 그랬더라면 나는 오늘 같이 억울한 일은 당하지 않았을 것이고, 또 원시인들 중 최고의 힘을 가진 자가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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