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배꼽티를 입은 문화 -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2. 나폴레옹은 검은 고양이를 싫어했다.


      예수의 생일이 12월 25일이었을까?

  성스러운 날이며 축일인 오늘날의 크리스마스에는 몇 세기에 걸쳐 축적되어 온 여러 나라의 관습이 포함되어 있다. 칠면조 요리, 크리스마스 트리, 크리스마스 카드, 산타클로스, 교회의 종, 크리스마스 캐럴... 원래는 모두 다른 문화, 다른 사람들의 관습이었지만 이것이 한데 모여 크리스마스를 빛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12월 25일 이 날 그리스도가 태어났는지 어땠는지 아무도 모르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12월 25일로 정하고 축하하게 된 것은 4세기 때이다. 당시 기독교에 적대하고 기독교의 존속을 위협하던 다른 종교의 제전을 어떻게든 없애려고 그리스도 교회가 지혜를 모아 짜낸 결과였다. 예수가 태어난 지 2세기 동안 예수의 정확한 탄생일을 아무도 몰랐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오히려 죽은 날이 중요하며 태어난 날을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게다가 예수는 신성한 분이기에 보통 사람과 똑같은 의미에서의 탄생일을 운운하려 하지 않았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마치 이집트의 파라오처럼' 예수의 탄생일을 이것저것 캐내는 것은 신에 대한 모독이라고 초기 기독교는 여겼다. 그래도 심술궂은 몇몇 신학자들은 예수의 탄생일을 규명하려고 조사를 계속하였다. 그리고는 1월 1일, 1월 6일, 3월 25일, 5월 20일 중 하나라고 추정하였는데 특히 3월 25일과 5월 20일을 유력하게 생각했다.

누가 복음에 의하면 목자가 밤에 양을 지키고 있다가 구세주 탄생의 계시를 들었다고 되어 있는데 목자가 밤에 양을 지킨다면 그것은 양이 어릴 때인 봄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것이 어떻게 해서 12월이 되었는가? 교회가 강력하게 12월 25일을 예수의 탄생일로 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이 날이 기독교의 라이벌인 미트라교의 축일이기 때문이었다. 12월 25일은, 당시 로마인의 다수파를 차지하고 있던 미트라교의 신자들이 태양의 신 미트라의 탄생일을 축하하는 날이었다. 미트라교는 페르시아에서 시작되어 기원전 1세기에 로마에 전해져 로마 최대의 종교로 성장하였고 274년에는 아우렐리아누스 황제에 의해 국교로 정해졌다. 300년대 초에는 기독교를 적대시하는 미트라교의 세력이 갈수록 강해져 기독교의 존속이 위태로울 정도였다. 교회의 권력자들은 대책을 세워야만 했다. 귀족이나 평민을 막론하고 로마인들이 축제를 좋아하는 것은 기원전 753년 전설상의 로마 건국자 로물루스가 파라티노 언덕에 로마를 건국한 이래의 전통이다. 12월은 미트라 신의 탄생일을 기리는 축제 외에도 농경신 사투르누스에게 감사하는 축제도 열렸고, 축연과 퍼레이드가 계속되는 달이었다. 기독교 교회에도 반드시 12월의 행사가 필요했다. 이교도를 개종시키려면 개종하는 사람들을 위해 지금까지 벌였던 이교도 행사에 대신하는 것을 준비해야만 한다. 교회는 마침내 예수의 탄생일을 정식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예수의 탄생일은 미트라 교도에 대항하기 위해 12월 25일이 되었던 것이다. 예수의 탄생일은 진지하고 경건한 행사였다. 즉 예수에게 미사(mass)를 올리는 축제, Christ' Mass(크라이스트 마스=크리스마스)였다.

  어느 신학자가 320년대에 크리스마스에 대해 쓴 기록을 보자.
  "우리는 이날을 성스러운 날로 축하한다. 이교도가 말하듯 이 태양이 탄생한 날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만드신 신이 탄생한 날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뭔가를 함께 축하함에 따라 생기는 심리적인 효과, 즉 계급을 초월한 일체감과 동료 의식, 결속의 강화를 사회학자가 지적한 것은 훨씬 뒤지만, 그것보다 훨씬 옛날부터 인간은 직관적으로 그 효과를 깨닫고 있었던 것이다. 서양에서 크리스마스를 공식적으로 축하하게 된 것은, 337년에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세례를 받고 기독교가 황제에 의해 정식으로 인정된 뒤였다. 354년 로마의 리베리우스 주교는 예수의 죽음뿐만 아니라 탄생을 성스러운 날로서 축하하는 것의 중요성을 말하고, 12월 25일을 기독교 탄생일로 삼을 것을 새삼 강조했다.

 

?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동영상 황석영 - 5.18강의 風文 2024.05.22 5671
공지 음악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風文 2023.12.30 30746
공지 사는야그 가기 전 風文 2023.11.03 33102
978 우는 소년 그림 바람의종 2010.05.09 3882
977 영어에서 가장 낭만적인 단어를 탄생시킨 저택 바람의종 2010.03.05 3888
976 근화 일일지영 바람의종 2007.11.09 3889
975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3. 동화의 테마는 본래 끔찍하고 잔인하다 바람의종 2011.11.24 3889
974 좁은 문 바람의종 2007.09.08 3890
973 이상한 자살 바람의종 2010.02.06 3898
972 박태보가 살았을라구 바람의종 2008.05.06 3899
971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3. 무섭기만 했던 어린이 책 바람의종 2011.12.05 3900
970 판도라의 상자 바람의종 2007.10.11 3910
969 걸해골 바람의종 2007.10.25 3912
968 빙켈만이 이룬 대전환 바람의종 2009.07.28 3912
967 안성 맞춤 바람의종 2008.06.15 3921
966 절벽을 깎아 만든 페트라의 무덤 바람의종 2010.04.10 3923
965 수어지교 [ 水魚之交 ] 바람의종 2008.02.12 3925
964 사부집 자식이 망하면 세 번 변해 바람의종 2008.05.24 3928
963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바람의종 2007.08.30 3929
962 백문 불여 일견 바람의종 2008.01.14 3934
961 시인과 강도 바람의종 2010.03.22 3946
960 사면초가 바람의종 2008.01.26 395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 101 Next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