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5.27 07:20

삼 서근 찾았군

조회 수 4097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삼 서근 찾았군

  이씨 조선 선조 때의 일이다. 난리다 나리라는 등 소문이 뒤숭숭하던 판국이라 임금은 지인 지김이 있는 어떤 명사에게 사람 하나 천거 하라고 부탁하였단다. 그랬더니 얼마만에 들어와 복명하기를 "어명대로 하나 구하긴 했습니다만은 워낙 쇠약해 있으니 삼 서근만 하사해 주시면 소복도 되려니와 특히 역량을 발휘하여 봉사할 것입니다"

  그래 어련하랴 하고 삼을 내보내 주었는데 그 뒤 데리고 들어온 것을 보니 자 세치 관복이 끌린다고 하는 작은 체수에 얼굴은 흐르고 도무지 볼품이 없다. 임금은 어이가 없어 내뱉듯이 말했다.

  "삼 서근 버렸군!"

  다른 이 아닌 오리 이원익이다. 훗날 임진왜란을 당하여 임금 선조는 팔자에 없는 피난 길에 오르게 됐는데 아무리 초조한 몽진길이라도 수라가 번번히 늦어 시장해 배길길이 없다. 그래 담당자를 불러 나무라니까 "다름아니라 이원익이 와서 먼저 한 가지씩 줏어 먹고는 뙤약볕에 한참씩 드러누웠다가 들여보내기 때문에 늘 이렇게 늦습니다" 하는 대답이라 그를 불러 탄했더니 "이 분란 중에 어떤 일이 있을지 누가 알겠습니까? 그래 신이 먼저 한 가지씩 먹어 본 것이고 만약에 독이 들었더라고 볕에 누웠으면 빨리 퍼질 것이라, 그래서 신의 소견껏 하였을 뿐이옵니다"

  임금은 그제사 고개를 끄덕이며

  "삼 서근 찾았군!"

  그는 뒤에 수 팔십을 넘기고 원로대신으로 광은연중 고문 구실을 하여 세상이 바로잡히는 것을 보고야 세상을 떠났다. 삼 서근이 문제가 아니다.

 

?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Title
  1.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2. 가기 전

  3. Elvis Presley - Return To Sender (Remix)

  4. 지오디(GOD) - 어머님께

  5. No Image 30Apr
    by 바람의종
    2008/04/30 by 바람의종
    Views 3960 

    말뚝이 모양 대답만 해

  6. No Image 01May
    by 바람의종
    2008/05/01 by 바람의종
    Views 4909 

    먼저 영감의 제사

  7. No Image 06May
    by 바람의종
    2008/05/06 by 바람의종
    Views 3839 

    박태보가 살았을라구

  8. No Image 10May
    by 바람의종
    2008/05/10 by 바람의종
    Views 4756 

    보호색 군복

  9. No Image 11May
    by 바람의종
    2008/05/11 by 바람의종
    Views 4306 

    봉이 김선달

  10. No Image 12May
    by 바람의종
    2008/05/12 by 바람의종
    Views 4525 

    불강불욕

  11. No Image 13May
    by 바람의종
    2008/05/13 by 바람의종
    Views 5311 

    불수산 지으러 갔다 금강산 구경

  12. No Image 22May
    by 바람의종
    2008/05/22 by 바람의종
    Views 4129 

    비오는 날의 나막신

  13. No Image 23May
    by 바람의종
    2008/05/23 by 바람의종
    Views 4351 

    사명당의 사처방

  14. No Image 24May
    by 바람의종
    2008/05/24 by 바람의종
    Views 3851 

    사부집 자식이 망하면 세 번 변해

  15. No Image 25May
    by 바람의종
    2008/05/25 by 바람의종
    Views 4858 

    살아서는 임금의 형이요, 죽어서는 부처의 형

  16. No Image 27May
    by 바람의종
    2008/05/27 by 바람의종
    Views 4097 

    삼 서근 찾았군

  17. No Image 29May
    by 바람의종
    2008/05/29 by 바람의종
    Views 4935 

    서생은 부족 여모라

  18. No Image 31May
    by 바람의종
    2008/05/31 by 바람의종
    Views 4772 

    서해어룡동 맹산 초목지

  19. No Image 02Jun
    by 바람의종
    2008/06/02 by 바람의종
    Views 4806 

    소대성이 항상 잠만 자나?

  20. No Image 03Jun
    by 바람의종
    2008/06/03 by 바람의종
    Views 4300 

    손돌이 추위

  21. No Image 04Jun
    by 바람의종
    2008/06/04 by 바람의종
    Views 4667 

    송도 말년의 불가살이

  22. No Image 05Jun
    by 바람의종
    2008/06/05 by 바람의종
    Views 4786 

    송도의 삼절

  23. No Image 07Jun
    by 바람의종
    2008/06/07 by 바람의종
    Views 5097 

    쇄골표풍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 101 Next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