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글
2010.02.05 22:13

피안의 언덕에서

조회 수 29255 추천 수 3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지난번 순례에 참가하신 어느분께서 자신을 초록의 공명 회원이라고 소개하시면서 초록의 공명이라는 메일이 자신을 당황스럽게 했다고 하셨습니다. 이유인 즉, 6년 동안 멜을 받은 것 같은데 한번도 후원이나 회원에 가입하여 달라는 요구가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혼자 치열했던 제 삶이 서럽게 돌아봐졌습니다.













어찌 이곳을 흐트리려 합니까

                                                                                      .


제가 초록의 공명이라는 이름의 창을 쉽게 닫지 못했던 것은 문명과 자본의 거대한 톱니바퀴 속에서 과도하게 자연을 파괴하는, 혹은 소유하는 행위가 계속 된다면 이 오리섬에 깃들었던 많은 생명들의 몰락처럼 멀지 않은 시간에 우리도 지구라는 별에서 사라져 버릴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하긴 인간이 지구에서 사라질 동원은 무수히 많아 보이고 살아남을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것이 더 사실적이기는 합니다.













초록의 공명

                                                                       낙단보 가물막이 안쪽의 공사현장


.













어찌 이곳을 흐트리려 합니까

                                                                                  상주보 가물막이 안쪽의 공사현장



위 사진과 영상물을 자세히 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바닥에는 오니인듯 보이는 검은 흙들이 쌓여 있고 대형 포크레인들이 바다에 드러난 암반을 깨트리고 있습니다. 강의 껍질을 벗기고 이제 강의 뼈대를 건드리기 시작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영상으로 링크 되어 있습니다.)

이 두곳의 보가 들어설 곳은 강의 최상류 지역으로 낙동강의 최고의 비경인 경천대 부근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강바닥을 6m 깊이로 파낸 후 이곳에 배를 띄우겠다고 하는 4대강 개발 계획이 어떤 일인지 이해 할 수 있습니다.  













어찌 이곳을 흐트리려 합니까

                                                                                 .


지난 주 상주보에서 불과 1km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경천교 부근 백사장에 붉은 깃대가 꼿히고 골재체취선이 들어왔습니다. 앞으로 저는 가능하면 날마다 이 현장의 일지를 기록하여 전하려 합니다. 이곳은 자전거 도로와 경천교 위에서 조망이 용이하고 제가 마물고 있는 숙소에서 불과 2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지역입니다.  

현장에서 돌아올 때면 머리는 늘 무거워지고 가슴은 터질것 같고 다리는 후들거려 끌고 나갔던 자전거를 팽겨쳐두고 돌아오기가 다반사지만 제 삶이 조각나고 있다는 슬픔따위의 감정을 느낄 겨를도 없습니다. 지금 그들과 저는 결코 피안(彼岸)과 차안(此岸)의 땅에 서있는 것이 아니라 공범[共犯]으로, 공업[共業]의 자리에 서있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열번째 순례를 마쳤고 그동안 800명 정도가 이 현장에 다녀갔습니다. 저의 바람은 오직- 우리가 이 현장에서 눈을 돌리고 멀어져서는 안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아픔의 땅에 제가 서있는 이유의 전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 이곳을 흐트리려 합니까  
                       http://cafe.daum.net/chorok9      

?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음악 상록수 - 2020 update 風文 2024.04.20
공지 음악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update 風文 2023.12.30
공지 사는야그 가기 전 風文 2023.11.03
1217 신라는 한때 가야의 '속국'이었다 바람의종 2010.08.19
1216 신라 '계림'에서 중국 '길림(吉林)' 지명 비롯돼 바람의종 2009.11.08
1215 신데렐라 바람의종 2007.07.16
1214 신 정승 구 정승 바람의종 2008.06.12
1213 식지 바람의종 2008.02.13
1212 동영상 시한부 딸, 면접나온 청각장애인아빠 風文 2017.01.30
1211 음악 시인의 마을- 정태춘 風文 2022.10.15
1210 시인과 강도 바람의종 2010.03.22
1209 음악 시원한 바닷물에 퐁당 빠진 로맨스 - 오! 부라더스 風文 2024.02.24
1208 시시포스의 바위 바람의종 2007.07.14
1207 시를 왜 버렸나. 風文 2018.03.23
1206 좋은글 시낭송 고현정 버드 2022.01.26
1205 음악 시나위 -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風文 2024.02.17
1204 시간은 돈이다 바람의종 2007.07.13
1203 첫인사(등업신청) 시가 저를 잡아 끌었습니다. 1 시선 2015.06.03
1202 습지자도 불가무라 바람의종 2008.06.09
1201 좋은글 습관 때문에 바람의종 2009.10.28
1200 동영상 슬슬 절필 이후 글 쓰고 싶은 생각이... 風文 2016.11.13
1199 스핑크스 바람의종 2007.07.1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 101 Next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