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글
2010.02.05 22:13

피안의 언덕에서

조회 수 29328 추천 수 3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지난번 순례에 참가하신 어느분께서 자신을 초록의 공명 회원이라고 소개하시면서 초록의 공명이라는 메일이 자신을 당황스럽게 했다고 하셨습니다. 이유인 즉, 6년 동안 멜을 받은 것 같은데 한번도 후원이나 회원에 가입하여 달라는 요구가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혼자 치열했던 제 삶이 서럽게 돌아봐졌습니다.













어찌 이곳을 흐트리려 합니까

                                                                                      .


제가 초록의 공명이라는 이름의 창을 쉽게 닫지 못했던 것은 문명과 자본의 거대한 톱니바퀴 속에서 과도하게 자연을 파괴하는, 혹은 소유하는 행위가 계속 된다면 이 오리섬에 깃들었던 많은 생명들의 몰락처럼 멀지 않은 시간에 우리도 지구라는 별에서 사라져 버릴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하긴 인간이 지구에서 사라질 동원은 무수히 많아 보이고 살아남을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것이 더 사실적이기는 합니다.













초록의 공명

                                                                       낙단보 가물막이 안쪽의 공사현장


.













어찌 이곳을 흐트리려 합니까

                                                                                  상주보 가물막이 안쪽의 공사현장



위 사진과 영상물을 자세히 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바닥에는 오니인듯 보이는 검은 흙들이 쌓여 있고 대형 포크레인들이 바다에 드러난 암반을 깨트리고 있습니다. 강의 껍질을 벗기고 이제 강의 뼈대를 건드리기 시작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영상으로 링크 되어 있습니다.)

이 두곳의 보가 들어설 곳은 강의 최상류 지역으로 낙동강의 최고의 비경인 경천대 부근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강바닥을 6m 깊이로 파낸 후 이곳에 배를 띄우겠다고 하는 4대강 개발 계획이 어떤 일인지 이해 할 수 있습니다.  













어찌 이곳을 흐트리려 합니까

                                                                                 .


지난 주 상주보에서 불과 1km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경천교 부근 백사장에 붉은 깃대가 꼿히고 골재체취선이 들어왔습니다. 앞으로 저는 가능하면 날마다 이 현장의 일지를 기록하여 전하려 합니다. 이곳은 자전거 도로와 경천교 위에서 조망이 용이하고 제가 마물고 있는 숙소에서 불과 2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지역입니다.  

현장에서 돌아올 때면 머리는 늘 무거워지고 가슴은 터질것 같고 다리는 후들거려 끌고 나갔던 자전거를 팽겨쳐두고 돌아오기가 다반사지만 제 삶이 조각나고 있다는 슬픔따위의 감정을 느낄 겨를도 없습니다. 지금 그들과 저는 결코 피안(彼岸)과 차안(此岸)의 땅에 서있는 것이 아니라 공범[共犯]으로, 공업[共業]의 자리에 서있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열번째 순례를 마쳤고 그동안 800명 정도가 이 현장에 다녀갔습니다. 저의 바람은 오직- 우리가 이 현장에서 눈을 돌리고 멀어져서는 안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아픔의 땅에 제가 서있는 이유의 전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 이곳을 흐트리려 합니까  
                       http://cafe.daum.net/chorok9      

?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음악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風文 2023.12.30 11753
공지 사는야그 가기 전 風文 2023.11.03 14064
공지 음악 Elvis Presley - Return To Sender (Remix) 風文 2023.01.01 1181
공지 동영상 지오디(GOD) - 어머님께 風文 2020.07.23 2843
1238 좋은글 가을이와 하늘이의 순례일기 바람의종 2010.01.22 27154
1237 가장 잔인한 물고기 파이레나 바람의종 2010.01.22 3971
1236 10대의 손자들을 볼 때까지 살았던 할아버지 바람의종 2010.01.23 4330
1235 왼손잡이들, 사람은 전날 밤보다 아침에 조금 더 키가 크다 바람의종 2010.01.26 3508
1234 좋은글 청각장애인 김인옥 시인의 자작시 낭송 바람의종 2010.01.27 27628
1233 소시지나무 바람의종 2010.01.28 4134
1232 <b>서버 이전 안내</b> 바람의종 2010.01.30 31228
» 좋은글 피안의 언덕에서 바람의종 2010.02.05 29328
1230 ‘아이젠(eisen)’은 ‘눈길덧신’으로 다듬었습니다. 바람의종 2010.02.05 33904
1229 좋은글 몽상가와 일꾼 바람의종 2010.02.05 29764
1228 이상한 자살 바람의종 2010.02.06 3807
1227 좋은글 암 투병 이해인 수녀님께 띄우는 입춘편지 바람의종 2010.02.06 31697
1226 모세처럼 홍해를 건넌 나폴레옹 바람의종 2010.02.07 3165
1225 재미있는 금기 사항 바람의종 2010.02.08 4262
1224 뒤로도 날 수 있는 벌새 file 바람의종 2010.02.09 4166
1223 좋은글 진실은 없다. 다만 바람의종 2010.02.12 28422
1222 누가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썼을까? 바람의종 2010.02.12 3309
1221 좋은글 두 마리의 개 바람의종 2010.02.12 30145
1220 머리 가죽에 쓴 편지 바람의종 2010.02.15 474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 101 Next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