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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6 18:41

국군에게 묻다 2

조회 수 26834 추천 수 3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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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공명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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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녘으로 길을 떠나겠다고 해놓고 3일 동안 출발 지점인 한 현장에 묶여있었습니다. 망설임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국방부 장관에게 글을 띄우는 것으로 제 번민을 내려 놓습니다. 이곳의 문제가 무엇이며 이후 국방부의 대응에 대하여 함께 지켜보았으면 하기에 편지글 전문을 올려봅니다.















국방부 장관님께 드리는 글



귀의 삼보하옵고,

저는 대한 불교 조계종의 승려이며 법명은 지율입니다. 저는 지난해 3월부터 현재까지 낙동강 전 구간을 도보와 자전거 등을 통해 7회에 걸쳐 순례했으며, 지금은 상주  중동면 회상리 낙동강가에 머물며 낙동강의 변화 과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는 4대강 파괴 사업을 지원하기 위하여 청강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퇴강(상주시 사벌면)과 영풍교(문경시 영순면) 지역을 20여 차례 다녀온 바 있어, 그 지형에 대하여 나름대로 조사하고 지역주민들의 이야기를 참고하여 그 염려되는 바에 대하여 글을 올리니 재난에 대비하는데 소홀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1. 먼저 청강 부대의 위치를 지도상에서 확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첨부한 항공지도는 포털【다음】에 나오는 항공지도이며, 등고선 지도는 국립지리정보원의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                   .



2. 현재 청강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지점은 낙동강과 영강의 합류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해발 50-60m 높이의 둔치로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홍수시 때때로 범람했던 지역이라고 합니다.  
위 지도에서 초록색으로 칠해진 제방 밖의 논밭은 해발 50- 60m 지대이며, 제방이 쌓여지기 전에는 홍수 시 물이 범람하던 곳으로 강이 만들어 놓은 땅이었고 홍수터였습니다.














               .                   .


3. 현재, 청강부대가 대대적으로 준설을 하고 있는 영풍교 우향, 주둔지의 위쪽은 한 달 정도 공사가 진행되었고 외부에 적재된 준설량으로 보면 이미 본바닥보다 깊어졌으리라 짐작됩니다.


4. 이 경우 홍수 시에 물이 불어나게 되면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삼각주는 그 저항에 정면으로 부딪히게 되고 제방이 없는 이곳은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


5. 더구나 그동안 안정적으로 지반을 유지하고 물의 흐름을 지체 시켰던 부대 주둔지 앞의 하중도와 모래톱이 대부분 준설된 상황에서 물살의 흐름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                   .


6.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의 한 사람이었던 손자(孫子)는 자신의 병법서 들머리에 “민심의 동향을 살핀 후 천문과 지리를 살피는 것이 兵의 기본”이라 하였습니다. 현재 국민들의 대다수가 강을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파괴하는 4대강 사업을 반대하고 있고 이 사업에 군이 투입된 것도 깊은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군 장병들이 동원되어 공사를 담당하는 것도 유례없는 일이지만, 이 공사로 인하여 자칫 집중호우로 인하여 장병들에게 위험한 사태가 초래될 수 있사오니, 국군 장병들의 안전을 깊이 고려하시어 이곳의 병력에 대한 철수를 검토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10년7월 4일        - 대한 불교 조계종 비구니 지율(知律) 합장



참고자료 :       1. 예전 물이 들던 곳을 매우고 있는 현장사진
                2. 군부대 주둔지 상류에 위치한 영풍교 다리
                3. 지역 주민 인터뷰 영상 (편집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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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어제 서울에서 농활 온 학생들이 상주보 현장을 둘러보고 제가 머무는 곳에 잠시 들렀습니다.
한 학생이 제게 묻습니다. 현장을 보고 왔는데 뭘 봐야하는지 모르겠다고

그 질문은 당황스럽고도 참으로 솔찍한 질문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자연과 멀리 떨어져 있었는지, 우리가 자연- 자연의 가치를 경제적 효율성과 공학적 접근 방식으로 대해왔다는 것을 단적으로 이야기해주고 있었습니다. 더 멀어져 가기 전에 마음과 발걸음을 돌이킬수 있기를 바라며.......

비가 부슬부슬 내리지만 그래도 오늘은 출발합니다. 참혹하겠지만 있는 그대로 봐야 하겠기에 시간되는데로 현장 일지를 올리려 합니다. 열어봐 주세요.












          ▶ 오마이 블러그 "물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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