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4. 예쁜 남자, 야한 남자

by 바람의종 posted Dec 1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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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티를 입은 문화 -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4. 고대엔 남성들도 화장을 했다.

예쁜 남자, 야한 남자

남자들의 멋부리기는 어디까지인가? 어느 시대나 신세대들의 옷차림은 구세대들의 혀를 내두르게 할 만큼 파격적이었다. 오늘날 '요즘 애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오십 대의 중년들도, 이삼십 년 전에는 '요즘 애들' 이라는 눈총을 받았다. 그들은 강제로 머리를 자르던 단속 경찰의 가위를 피해 장발을 고수했고, 무릎 위 10센티미터가 넘는지를 확인하던 자를 피해 다니면서 미니스커트를 입었다. 패션은 젊은이들이 주도해 온 것이다. 라틴풍 귀걸이, 양손엔 반지와 팔찌, 가느다란 다리에 꽉낀 청바지, 갸름한 얼굴, 뽀얀 피부, 예쁘게 컬한 머리, 노랗고 붉은 부분 염색머리... 이것은 요즘 남자들의 모습이다. 그들은 이발소가 아닌 헤어숍에 들락거리고, 심지어 피부미용실도 마다하지 않는다. 머리를 감고 나면 장시간 헤어드라이기와 씨름하다가 자연스럽게 무스나 스프레이로 마무리한다. 메이크업을 한 남자도 종종 눈에 띈다. 아동용이다가 여성용으로까지 확대되었던 반바지는 남성들의 외출용 옷차림이 되었다. 그들은 무슨 별종이 아니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모습들이다. 이제는 더이상 남자들이 거울을 자주 들여다보는 것조차 흉이 되던 시대가 아니다. 아름다움이나 멋은 여자들의 전유물이 아닌 것이다. 이렇게 예쁜 남자들과 함께 야성미와 성적 매력을 한껏 강조하는 남자들이 공존한다. 구리빛으로 인공 선탠을 하고, 머리는 마치 죄수를 연상시키는 까까머리, 거뭇한 턱수염, 한겨울도 아랑곳 않는 찢어진 청바지, 웃옷을 풀어헤친 차림, 노출형 러닝티셔츠 차림, 심지어 코걸이까지 한 남자들이 야성미와 함께 섹시함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여성 의상에서 빌려온 부드럽고 패셔너블한 분위기의 색상이나 치마, 비치는 옷, 신체의 굴곡이 다 드러나는 딱 붙는 옷으로 성적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남자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들은 여자 못지 않게 몸매관리에 관심이 많고 그렇게 가꾼 자신들의 체격을 돋보이게 하는 차림을 즐긴다. 그 밖에 꽁지머리나 1회용 문신까지 멋내기의 소품으로 애용되고 있다.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이 다양하게 펼쳐지는 남성들의 모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즉 부모 세대의 피땀어린 수고를 바탕으로 먹고사는 것이 어느 정도 해결된 세대들은 기본적인 욕구 외에 더욱 다양한 욕망의 지배를 받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생존의 위협도, 크나큰 좌절도 실패도 경험할 필요가 없는 그들은 당당하게 자기의 개성을 표현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것이다. 분화되고 다양해진 가치관의 변화로 인해 여성 대 남성의 구분을 무의미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추세도 남성들의 멋내기에 일조하고 있다. 그들이 기성세대가 되면 자식들의 옷차림을 보고 무어라고 할까? '요즘 애들'은 정말 못 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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