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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공명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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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공명이라는 이름으로 창을 내고 메일링을 시작했던 때를 돌아봅니다.
긴급했던 시절에 열었던 창이었고 머뭇거리면서도 7년이라는 시간을 거슬러왔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걸음하여 주신 일들 잊지 않겠습니다.
독일에 계신 임혜지 박사님의 글을 나누며 공명의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

미안합니다.                                                       초록의 공명 - 지율합장











어찌 이곳을 흐트리려 합니까

미안해 미안해                                                                                           .


                                                ---  뮌헨에서 임혜지      


미안해, 미안해. 이 말은 요즘 한국의 어린이, 젊은이들을 생각하면 내 입 안에서 저절로 맴도는 소리다. 이들에게 우리 어른들은 정말 미안하다.

토건사업에 의해 유지되는 거품 경제의 전형인 사대강사업을 막지 못해서 미안하다. 내실을 무시한 고속성장의 거품이 빚으로 변해서 부글거리는 경제 시스템을 물려받는 것만으로도 우리 아이들에게는 큰 부담일 텐데, 이제 이들은 사대강사업으로 파헤쳐진 자연의 복수와 싸우느라고 온 힘을 다 쏟아부어야만 한다. 앞으로 물난리와 물부족과 식량난으로 수많은 인생이 피폐해지는 꼴을 보면서 어떤 어른들은 사대강사업 덕분에 그나마 이 정도밖에 안 겪는 거라고 새빨간 거짓말을 하겠지.

사대강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인 친수법을 날치기로 통과하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 지하수에서 식수를 조달하는 독일에서도 강변 땅을 넉넉하게 막아서 '식수보호구역'으로 정해 놓고 엄중하게 지키는데, 강물에서 직접 취수하는 한국에선 강가에 온갖 위락시설을 지어 놓고 돈 버는 일이 합법적으로 가능하게 된 것이다. 국민의 건강을 팔아서 소수에게 돈을 벌어주는 이런 패륜적인 악법을 국회에서 토론도 거치지 않고 일사천리로 통과하게 한 죄의 값은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두고두고 치르게 될 것이다.

심의하는 과정을 생략함으로써 민주적 의회 정치를  파괴한 날치기에서 통과된 것은 사대강공사비 확보와 친수법 통과 뿐만이 아니었다. 방학 중에 밥 굶는 아이들에게 밥을 주는 급식비도 전부 날아갔고, 저소득층 에너지 보조금, 실직가정 대부사업비,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비, 저소득층 긴급 복지비, 기초생활자 급여예산 등등 가난한 가정을 위한 각종 지원금이 삭감되거나 아예 전액 삭제되었다. 가난한 가정에 태어난 어린이들은 그야말로 그냥 굶거나 아프라는 소리다.

특히 악랄한 것은 장애아동 무상보육 지원금, 장애인 활동보조비, 장애인 차량지원비등이 삭감되고 삭제된 일이다. G20 회원국이라는 명색이 부끄럽지 않은가? 유아 예방접종비가 삭감된 사실은 이들 국회의원들에게 도덕성이 있고 없고를 떠나, 아껴야 할 곳과 아끼면 절대로 안 될 곳을 구별하지 못하는, 지극히 무식한 인생관을 보여준다. 청년취업 아카데미 운영 지원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삭감하고 아랍에미리트 파병안을 통과시킨 것은 정치인들이 우리 젊은이들을 얼마나 가벼운 불쏘시개로  취급하는지 보여주는 작태다.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파렴치하고 무능한 국회의원들을 질타하기에 앞서 부모된 사람들의 양심을 두드려볼 필요가 있다. 2년전까지만해도 홍수 방지와 수질 개선의 대책으로서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추어 강을 자연으로 되돌리는 방법을 연구하던 수많은 연구원, 공무원들은 정권이 바뀌자마자 일제히 말을 바꾸었다. 그들은 독일에서 이미 30년 전에 사라진 구시대의 하천공사를 첨단의 해외사례라고 선전하며 사대강사업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만들어 바쳤다. 그들은 자식 보기가 부끄럽다며 양심선언을 한 김이태 박사가 직장에서 불이익을 당하도록 내버려두었다.

국영방송 KBS의 임원진과 간부들은 지금 사대강사업의 의혹을 다루는추적 60분을 방영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자체 심의 결과 프로그램이 객관성, 공정성, 균형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판정을 받았는데도 이들은 도리어 방송을 만든 제작진에게 신변정리를 하라는 협박을 하고 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언론의 자유에 목숨을 걸어 민주주의를 지키던 언론사의 서슬 퍼런 기상이 하루아침에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사장 한 사람만 바뀌면 회사원들의 양심도 바뀌는가?

국민의 70%가 사대강사업을 반대한다고 한다. 그럼 적어도 3천만명은 반대한다는 소리인데, 지난 12월 5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사대강 사업 중단과 2011년 예산 저지 범국민대회'에는 고작 3000여명만이 참여했다고 한다. 나머지 2천999만 7000명은 어디에 있었을까? 내 자식들의 미래가 달린 일인데 내가 나서지 않으면 누가 나 대신 나서서 해결해줄 것인가? 2천999만 7000명이 외면하고 침묵했던 결과는 며칠 후에 날치기로 나타났다. 주인이 자식과 재산을 지킬 의지가 오죽 박약해 보였으면 도둑놈이 주인이 보는 앞에서 유유히 애들 물건을 집어들고 갔을까?

날치기 당사자들은 자기네들이 날치는 내용물이 뭔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같이 들고 뛰었나 보다. 뒤늦게 변명이 분분하고 뒤늦게 남 타령이다. 해만 바뀌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교과서가 쏟아져 나올 판인데 대한민국 정부 여당 국회의원들은 독도 관련 교육 및 홍보 예산이 통째로 삭제된 것도 모르는 깜깜무지의 상태에서 무조건 손을 들어줬다고 하니 과연 이들에게 나라 살림을 맡겨도 되는 것인지 불안하고 불길하기 짝이 없다.

이재오 장관은 이 와중에 개헌의 개자도 꺼내지 말기 바란다. 안 그래도 국민들은 요즘 독재의 냄새가 솔솔 풍겨와서 기분이 퍽 나쁜데, 이번 날치기 행각을 보아하니 다시는 선거를 안 치를 것처럼 굴던 거수기들의 입에서 개헌 소리까지 나오면 국민들은 군부독재 시절에 장충체육관에서 만장일치로 대통령을 선거하던 통일주체국민회의 거수기들이 떠올라서 섬뜩하기 때문이다.

자식 가진 부모들보다 더 미래를 걱정하며 사대강사업에 적극적으로 항거하는 사람들은 자식도 없는 성직자들이다. 장차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터전을 지켜주기 위하여 종파를 뛰어넘는 단식기도와 사대강 답사 행렬이 계절을 넘기며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데, 성직자들이 굶으며 기도하는 천막을 찾아가 감사 인사를 드린 사람들은 얼마나 되고, 사대강사업의 실상을 내 눈으로 똑똑히 보고자 답사에 동참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되는지? 기도 천막과 답사 행렬이 감사하고 동의하는 인파로 인해 매일같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면 정치권에서는 진작에 국민의 눈치를 보았을 것이고, 이런 날치기는 차마 하지 못했을 것이다.

대한민국  4대 종단에선 사대강예산 날치기 통과에 항의하여 납세 거부 등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시민불복종운동과 사대강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상품 불매운동을 벌이기로 했다고 한다. 힘의 과시가 유일한 소통의 방법이 되어버린 현정권에게 비폭력의 방법으로 국민의 단결된 힘을 보여주어 국민의 뜻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활용되기를 빈다.

아울러 사대강사업이 가져올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폐해를 과학적으로 이해하여 신념으로써 막아낼  수 있는 인사는 과연 누구인지 다음 선거를 위하여 미리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사대강사업은 다수의 희생을 바탕으로 소수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사업이기 때문에 정치가로서 여간 신념이 굳지 않고서는 이익을 향한 유혹이 많은 사안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대강사업의 폐해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채 정치적인 계산에서 사대강사업 반대운동에 무임승차한 사람을 뽑게 되면 국민들은 다시 한번 말 바꾸는 대통령을 맞게 될 것이다.

우리가 여태까지 망쳐 놓은 유산만 해도 우리 아이들에겐 감당하기 힘들다. 더 늦기 전에 조금이라도 덜어줘야지 더 큰 짐을 지워줄 수는 없다. 아이들아, 정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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