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육지탄

by 바람의종 posted Jan 24, 200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비육지탄

  비육이란 넓적다리의 살인데 무사가 말을 타고 싸움터를 쏘다니면 넓적다리의 살이 내린다. 그런데 넓적다리의 살이 쪘음을 한탄하는 것이니 무사가 공명을 세울 기회가 없음을 한탄한다는 것이다.

  건안 원년(196) 조 조 스스로 대장군이라 칭하며 조정의 실권을 쥐고 있었다. 그 무렵 유비는 차츰 혹성으로서 주목을 이끌었으나 조조의 충동거림으로 인하여 협공을 당한 나머지 조 조에게 기탁해 있는 처지였다. 유비는 한실의 후예로 자처하며 한실의 부흥을 뜻하고 있었기에 차기장군과 결탁하여 조조를 죽이려는 음모가 드러나 가까스로 도망쳐서 방랑생활이 시작되었다. 이윽고 유비가 정착한 곳은 형주의 유표의 휘하였던 바 유표는 천하를 넘어다 볼만한 그릇이 아니었기에 유비는 한낱 그의 객장으로서 작은 성을 지키고 있는 형편이었다. 나이는 이미 50이 가까웠으니 어느 세월에 천하를 제패하고 한실의 부흥을 이룰 것인가.

  그날도 유비는 유 표와 술을 마시다 말고 변소에 갔다가 제 넓적다리에 살이 쪘음을 알고 놀랐다. 키가 7척 5촌, 서면 손이 무릎 밑까지 내려오는 거인이건만 자리에 돌아와서 눈물을 흘렸다.

  "대체 웬일이시오?"  유 표가 묻는 말에 유 비은 대답하였다.
  "내 넓적다리에 살이 찐 것을 한탄하는 것이오. 헛되이 세월만 보내어 어느덧 늙어가려 하는데..."

  유 비의 비육지탄은 몇 해 더 계속되다가 적벽의 싸움에서 용명을 날리고 이태 후에야 양자강 중류의 요충인 강릉으로 진출, 드디어 촉한제국을 세우니 조조의 위나라와 손권의 오나라와 함께 삼국이 정립-형주에서 비육지탄을 말한 지 10여 년 후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