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5426 추천 수 4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체할라 버들 잎 띄워 물 좀 먹고


  이조의 대표적 폭군인 연산군 때에 이장곤이라는 교리 벼슬하는 이가 있었다. 임금에게 미움을 사서 거제도로 귀양을 가 있었는데, 날이 갈수록 세상이 어수선하여 이제 더욱 신변의 위험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 몰래 탈출하여 지향없는 방랑의 길을 떠나게 되었는데, 함흥 지경에 이르러 어느 우물가 물 긷는 처녀 아이를 보고 물 한 모금 먹게 해 달라고 청했더니, 물을 한 바가지 떠서 들고는 손님 얼굴을 흘낏 쳐다 보더니 옆의 버드나무 잎을 주루루 훑어 띄워서 준다.

  목 말랐던 끝에 물을 청해 시원하게 마시려고 하였는데 버들잎이 섞여 있어 후후 불며 한참만에야 마실만큼 마셨는데, 그러고 보니 이상한 생각이 든다. 그래 버들잎을 띄운 내력을 물으니까 하는 말이다.

  "냉수에 체하면 약도 없답니다. 보아하니 손님께서는 너무나 기갈에 지쳐 계신데, 갑자기 찬물을 자시고 병나실까 겁나 천천히 드시라고 그랬을 뿐입니다"

  그래 그 아이의 집을 물으니 사회에서 천시받는 고리 백정의 집이었다. 잘 말하여 그 색시에게 장가들고 그 집 사위가 되었으나 한 가지도 일을 도울 줄은 몰라 무진한 천대를 받다가 중종의 반정을 만나 서울로 돌아오고 천한 출신이지만 정실부인으로 맞이하여 해로하였다는 일화가 있다.

  중국의 사마광이 독을 깨뜨려 친구를 구했다는 얘기만큼이나 자라는 아이들에게도 들려줄만한 슬기로운 얘기라 하겠다.

 

?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음악 상록수 - 2020 update 風文 2024.04.20
공지 음악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update 風文 2023.12.30
공지 사는야그 가기 전 風文 2023.11.03
1730 좋은글 좋은글 中 風文 2023.02.22
1729 음악 The Animals - House Of The Rising Sun 風文 2023.02.20
1728 음악 The Mission (1986) OST Gabriel's Oboe 風文 2023.02.18
1727 음악 서태지와 아이들(1995) - 'Come Back Home' 風文 2023.02.17
1726 음악 The Classic OST - 자전거탄풍경 '너에게 난 나에게 넌' 風文 2023.02.15
1725 음악 나를 봐 - 이정 風文 2023.02.13
1724 좋은글 죄를 지은 겁니다. 風文 2023.02.05
1723 좋은글 자신의 약속을 더 철저하게 風文 2023.02.05
1722 좋은글 책을 정독하는 자는 무지한 자보다 낫고, 風文 2023.02.05
1721 좋은글 남과 사이가 벌어졌을 때, 風文 2023.02.04
1720 좋은글 호흡은 風文 2023.02.03
1719 좋은글 침묵을 가장한 거짓도 있는 법이다. 風文 2023.02.03
1718 좋은글 우리는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일을 風文 2023.02.02
1717 좋은글 노력 風文 2023.02.01
1716 좋은글 진실 風文 2023.02.01
1715 좋은글 행복을 걸고 風文 2023.02.01
1714 좋은글 종교는 모든 사람에게 風文 2023.01.31
1713 좋은글 기상을 지녀야 한다. - 정약용 風文 2023.01.29
1712 좋은글 사람은 매우 빨리 습관을 가지게 된다. - 카뮈 風文 2023.01.2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101 Next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