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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4 02:15

낙동강 걷기를 떠나며

조회 수 20318 추천 수 2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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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기억한다는 것은 흘러가는 물길을 거슬러 가는 것과 같은 일이지만 지난 1월 낙동강을 답사하고 돌아 온 후....한강변에서 자란 저는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라 계속 마음을 헤매였습니다.

지리산 자락에서 태어난 저를 등에 업고 서울로 올라가신 부모님께서는 왜 하필이면 한강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노량진 본동 산동네에 자리를 잡으셨는지....  그러하기에 저는 줄 곳 한강을 보고 자랐지만 기실은 줄곳 한강의 변화를 지켜보며 자랐습니다.














 눈에서는 지워 졌지만 마음에서는 지우지 못하고 있는 한강의 옛모습입니다.


   

   우리들의 놀이터였던 백사장의  모래톱이 사라지는 것을 줄곧  지켜 보았고  모래톱이 사라지자  강가에 송사리떼가 사라지는 것을 지켜 보았으며  낚시꾼들이 사라지고  고기배들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스케이트를 타던 중도가 사라졌고 이후 더 많은 것들이 사라졌으며  더 많은 것들이 그 자리를 메우고 들어 왔습니다.

   깊고 푸르고 물살이 빨랐던 한강은 편편하고 느리고  완만하여졌습니다.
   물론 물이 더러워지고 더 이상 강에서 수영을 할 수 없다거나 고기 잡이를 할 수 없게 된 것이 누구의 탓은 아닙니다.
   서울의 인구가 10 배나 불어났으니까요.

















    녹색 개발


   


 






  지난 달 조선, 동아 소송심리에 참석하고 내려오는 길에 여의나루 쪽에서 잠시 들렀습니다.

  어린시절 땅콩 서리를 하러 다니던 곳은 지금은 어디메라고 가늠하기 조차 어려웠고  강변은 공사중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추억을 꺼내는 것은  -  자랑거리가 아닌 나이를 꺼내는 것 이상의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조금 가까이 가서 보니 공사는 4 대강 정비사업 홍보 용지에 삽입되어 있는  수생 식물대를 만드는 작업인 듯 했습니다.  두 대의 포크레인이 자비를 베풀듯  열심히 그 커다란 손을 움직여 모래를 밀어내고 돌을 쌓고 있었습니다.














만일 멀리 건너다 보이는 희뿌연 아파트 숲만 아니라면 잠시 눈길을 주고 이 공사 현장을 가상스럽게 바라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


 저는 그 공사현장과 빌딩 숲을 보며 이제는 사진첩에서나 볼 수 있게 된 한강 백사장과 낙동강가의 가없는  모래벌을  다시 가슴에서 꺼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낙동강 걷기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하지 않겠다'고 머리 숙였던 대통령은 '4대강 정비면 어떻고 대운하면 어떠냐'고 자문자답하고 그 뜻을 받든 대표는 '전 국토가 공사현장 처럼 느껴지게 건설의 망치소리 들리게하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그로인해 말과 질문을 빼앗긴 우리는 더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하는무기력한 분노의 극단까지 밀려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답이 없다고 해서 그 끝이 어디 일까하고 묻기를 그 칠 수는 없으며 또한 답을 찾기를 게을리 할 수도 없기에  이제 그 질문들이 던져져 있는 곳으로 발걸음 해보려합니다.

당분간,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지난 3년 동안 열어 두었던 산막의 문을 닫고  낙동강을 도보하며 낙동강  이야기를 공명의 창을 통하여 소식을 전하고 이야기를 나누워 보려합니다.  
아직은 구름이 깊지만 내일은 맑음이기를.....            
                                                                                     낙동강 걷기를 떠나며  ....  지율합장  












                             www.chorok.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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