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3480 추천 수 2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도시속 신선 이야기 - 민경환
 



   2. 자살은 운명이다

  사람 팔자 시간문제라 했다. 되짚어 보면 내 팔자도 정말 우습게 바뀌어져 버렸다. 어차피 도 닦을 팔자, 무엇을 하든 똑같은 팔자 아니냐고 할 지 모르겠지만, 앞이 캄캄한 상태에서 막연하게 전진하는 생활과 앞을 내다보며 시원스레 수련에 매진하는 생활과는 천양지차이다. 마음가짐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다. 소복여인만 해도 그러하다. 만약 그녀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지금 과거를 잊고 좋은 배필을 만나 가정을 꾸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불필요하게 과거에 집착하고 가슴 속에 한을 품으면서 살다가 그 한을 못 이겨 자살이라는 방법을 택한 건 사정이 어떠하건 어리석은 짓에 분명한 것이다. 사람의 수명은 거의  정해져 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위 말하는 천수를 다 누리고 가는 것이다. 삼풍 백화점도 성수대교도 사람들의 눈에는  어처구니없이 당한 불행한 사고로 보일지 모르나, 교통사고도 추락사고도 다 그 사람의 천수일 뿐이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남아 있는 사람들은 가슴이 아플지 모르나 죽은 이는 살만큼 살다 간 것에 불과한 것이다. 과연 운명은 무엇이고 숙명은 무엇일까? 사고로 죽는 것도 천수를 다하는 거라면 자살 또한 그렇지 않을까? 불행히도 그렇지가 않다. 소복여인이 왜 저승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이승을 떠돌아야 했을까? 바로 자살이 죄가 되기 때문이다. '자살이 왜 죄가 될까?'라는 어찌  보면 뻔한 질문에 선생님은 친절하게 답을 주신다.

  "일사, 그걸 이해하려면 운명과 숙명에 대해 먼저 이해를 해야 해. 만약 내가 태어나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게 되었다면, 그 사람은 어떤 과정을 통해서건 죽기 전에 부산까지 가게 되어 있지. 그게 바로 숙명이야. 그건 바꿀 수가 없는 거지. 하지만 서울부터 부산까지 가는데, 비행기를 타고 갈지, 기차를 타고 갈지, 아니면 도보로 갈지... 그 방법은 개인이 선택을 하는 거야. 본인의 의지에 달린 문제지. 그게 바로 운명이야.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바뀌어지는 것. 이게 바로 운명인 거지."

  그렇다. 왜 자살이 죄가 되는 것일까? 자살은 선택이다. 하지만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자신의 생명을 끊어 버리는 무자비하고도 어리석은 선택이기에 죄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자살을 한 경우엔 저승사자가  데리러도 안 와. 만약 60평생을 살 사람이 30세에 자살을 한다면 그 사람은 나머지 30년 동안을 이승을 떠돌며 갖은 고초를 다 겪어야 해. 그 30년이 다 지나야 저승사자도 데리러 오지."

  흔히들, 현실이 너무 괴로운 나머지 자살을 생각하게 되면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만약 죽음 이후의 세계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있다면 결코 자살을 꿈꿀 수는 없을 것이다. 모르니 자살을 하는 것이다. 죽으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평온의 상태라 믿고, 그게 끝인 줄 알고 자살을 하는 것이다. 자살 지침서까지 나오는 세상이다. 사람으로 태어난 이유나 자신의 존재가치를 모르기에 한 순간의 고통을 참지 못하고 자살을 한다. 본인은 물론 가족친지들의 고통은 생각지도 못한 채 말이다. 답답할 노릇이다.
 

?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음악 상록수 - 2020 風文 2024.04.20 253
공지 음악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風文 2023.12.30 6481
공지 사는야그 가기 전 風文 2023.11.03 8630
1027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2. 예수의 생일이 12월 25일이었을까? 바람의종 2011.11.11 2892
1026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2. 살아남기 위해 시작된 마스카라 바람의종 2011.11.10 3242
1025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2. 금요일은 악마의 안식일 바람의종 2011.10.27 3403
1024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2.고양이의 목숨은 9개다 바람의종 2011.10.25 3390
1023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2. 비오는 날에만 돈을 건다 바람의종 2011.05.01 2446
1022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1. 악수는 무기가 없다는 의사표현? 바람의종 2011.02.20 3302
1021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1. 신의 머리에 떨어지는 새똥을 막아라 바람의종 2010.12.19 4458
1020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1. 네안데르탈인들의 장례식 바람의종 2010.11.26 4003
1019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1. 생일 축하는 이교도의 제전? 바람의종 2010.11.25 4647
1018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1. 약탈해 온 신부를 숨기던 곳은? 바람의종 2010.11.21 4063
1017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1. 웨딩드레스의 색깔 논쟁 바람의종 2010.11.16 3821
1016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1. 체면치레를 좋아하는 영국인들의 웨딩마치 바람의종 2010.11.11 3526
1015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1. 결혼 착수금? 바람의종 2010.11.10 3799
1014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1. 깨지는 순결신화 바람의종 2010.11.05 3572
1013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 1. 신부를 약탈하던 풍습 바람의종 2010.11.03 3474
1012 도시 속 신선 이야기 - 12. 내 조그마한 스승 1 바람의종 2010.08.07 4006
1011 도시 속 신선 이야기 - 11 바람의종 2010.08.05 3897
1010 도시속 신선 이야기 - 10 바람의종 2010.07.26 3598
1009 도시속 신선 이야기 - 9 바람의종 2010.07.23 349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 101 Next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