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7.17 12:33

평양의 황고집

조회 수 4093 추천 수 4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평양의 황고집

  평양 외성에 황순승이라는 진사가 한 분 있었다. 연대도 과히 오래지 않은 분이다. 성정이 고지식하고 곧아 남이 고집이라고 별명 지으니, 또 그리 싫어하지 않고 집암이라고 스스로 호하였다.

  한 번은 나귀를 타고 지나는데 도둑의 떼가 나타나 물건을 뺏는다. 선선하게 내려서서 고삐를 내어 주고 채찍마저 내어주며 하는 말이 "하 쇠약해서 때리질 않으면 가질 않습니다" 도둑놈 대장이 한참 보더니 "댁이 외성 황고집 황진사 아니요?"하고 도로 주고 갔다 한다. 도둑들도 그런 분의 물건 뺏기에는 마음이 꺼렸던 모양이다.

  한 번은 서울을 왔다가 평양에 벼슬 살러 왔던 친한 친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동행들이 같이 조상 가자고 하니까 "그 사람하고 나 사이에 볼 일 보러 왔던 끝에 조상 한 대서야 말이 되느냐?" 고 그 길로 평양 5백 5십리 길을 부지런히 내려가 다시 되짚어 올라와서 조문을 하였다 한다.

  어떻게 와전되었는지 '황꼽재기'라고 인색한 사람의대명사처럼 전하는 이가 있으나 근엄하고 규모가 있었을 뿐 그에게는 가당치 않은 얘기다.

 

?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음악 상록수 - 2020 風文 2024.04.20 224
공지 음악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風文 2023.12.30 4330
공지 사는야그 가기 전 風文 2023.11.03 6471
913 '자유로운 유럽 중세도시'라는 신화 바람의종 2009.08.02 4156
912 그리스문화의 이상화 바람의종 2009.07.29 3276
911 빙켈만이 이룬 대전환 바람의종 2009.07.28 3583
910 <블랙 아테나>와 문화전쟁 바람의종 2009.07.25 3662
909 유럽중심적 역사의 해체를 위하여 바람의종 2009.07.24 3888
908 유럽중심주의 역사학은 누가 만들었나 바람의종 2009.07.17 3276
907 역사는 객관적으로 쓰여지지 않는다 바람의종 2009.07.17 3311
906 화랑의 오계 바람의종 2008.07.26 6257
905 행주치마 바람의종 2008.07.24 5642
904 함흥차사 바람의종 2008.07.21 5565
903 할 말이 없다. 바람의종 2008.07.19 5061
902 한 다리가 짧은 게 아니라 길어 바람의종 2008.07.18 5202
» 평양의 황고집 바람의종 2008.07.17 4093
900 태종우 바람의종 2008.07.16 4409
899 칠십에 능참봉을 하나 했더니 한 달에 거동이 스물 아홉번이라 바람의종 2008.07.12 5258
898 충주의 자린고비 바람의종 2008.07.10 4277
897 춘몽을 하가진신고? 바람의종 2008.07.06 5059
896 체할라 버들 잎 띄워 물 좀 먹고 바람의종 2008.07.04 5454
895 청기와쟁이 심사 바람의종 2008.07.03 451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 101 Next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