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5.11 01:06

봉이 김선달

조회 수 4290 추천 수 2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봉이 김선달

  대동강 물을 팔아 먹었다는 것을 필두로 여러 가지로 남을 속이기도 하고 웃기기도 한 유쾌한 사나이다. 한 40년 전 만해도 '봉익이 김선달'이라고 하였는데 어느 결에 이렇게 변했다. 충신주의 자린고비나 그런 이처럼 실지로 있었던 인물이었던 것 같다.

  한문으로 재담을 한 것은 모조리 김삿갓이 그랬다고 그러듯이 남 속여 먹은 얘기는 모조리 그에게로 붙여서 얘기하니 당자로서는 기막힐 일일 것이다.

  앞서 든 대동강 물 팔아먹은 얘기만 해도 두 종류가 있다. 서울서 돈 많고 허욕 많은 영감을 하나 앞세우고 와 자기 집에 재우고 밤사이 사람들을 찾아 다니며 돈을 나누어 주고 말하기를 "내일 아침 물 길어갈 제 이 중에서 한 푼씩을 내 앞에 던져 주고 가게. 나머진 술이나 사먹고"

  이튿날 잠이 깨인 손님은 주인을 찾았다.

  "강에 나가서시오, 그것이 생업이니께요" 슬슬 나와 보니 줄로 늘어서서 무진강한 강물을 길어 가는 사람마다 돈을 던지고 가는데 잠깐잠깐 불어간다. 그래 상당한 대가를 주고 그 권한을 샀다. 그러나 결과는 빤하다.

  또 하나는 이렇다. 짚을 사다 여물을 썰어 어는 추운 날 대동강이 얼어 붙으려는 저녁, 배를 타고 들어가 상류에서 뿌렸다. 눈보라 치는 날 땅 사려고 온 사람을 데리고 간색을 갔는데, 눈을 쓸고 보면 볏짚이 턱 어울려 얼어 붙은 게 땅은 보나마나 기름진 좋은 논이다. 그래 헐값으로 팔았지만 손해는 갈 리 없고 이듬해 농사를 붙이려와 보니 물은 청청히 흐르고,

  소화란 이렇게 평하니 어수룩한 구석이 뚫려 있어야 얘기가 제대로 성립이 되게 마련인 것이다.

 

?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음악 상록수 - 2020 風文 2024.04.20 219
공지 음악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風文 2023.12.30 4302
공지 사는야그 가기 전 風文 2023.11.03 6429
875 술 잔 깨뜨린 건 파맹의 뜻 바람의종 2008.06.08 5025
874 쇄골표풍 바람의종 2008.06.07 5075
873 송도의 삼절 바람의종 2008.06.05 4783
872 송도 말년의 불가살이 바람의종 2008.06.04 4656
871 손돌이 추위 바람의종 2008.06.03 4285
870 소대성이 항상 잠만 자나? 바람의종 2008.06.02 4718
869 서해어룡동 맹산 초목지 바람의종 2008.05.31 4751
868 서생은 부족 여모라 바람의종 2008.05.29 4912
867 삼 서근 찾았군 바람의종 2008.05.27 4089
866 살아서는 임금의 형이요, 죽어서는 부처의 형 바람의종 2008.05.25 4846
865 사부집 자식이 망하면 세 번 변해 바람의종 2008.05.24 3842
864 사명당의 사처방 바람의종 2008.05.23 4346
863 비오는 날의 나막신 바람의종 2008.05.22 4121
862 불수산 지으러 갔다 금강산 구경 바람의종 2008.05.13 5302
861 불강불욕 바람의종 2008.05.12 4515
» 봉이 김선달 바람의종 2008.05.11 4290
859 보호색 군복 바람의종 2008.05.10 4668
858 박태보가 살았을라구 바람의종 2008.05.06 3833
857 먼저 영감의 제사 바람의종 2008.05.01 490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 101 Next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