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31 06:23

한단지몽

조회 수 5212 추천 수 2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한단지몽

  인생의 영고 성쇠는 한 마당의 꿈과 같음을 말한다.

  여옹이라는 도사가 한단의 객주집에서 쉬고 있노라니까 남루한 옷을 입은 젊은이가 오더니 여몽에게 말을 걸어 고생스럽게 사는 신세를 한탄하고 있었다. 젊은이의 이름은 노생인바 그는 여옹에게서 도자기 베개를 빌어 가지고 낮잠을 잤다. 그 베개 양쪽에는 구멍이 뚫려 있었는데 자는 사이에 구멍이 차츰 커져 노생은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 안에는 훌륭한 집이 있어 노생은 그 집에서 명문가인 최씨네 규수를 아내로 삼고 진사 시험에 합격하여 관리가 되자 오래잖아서 경조윤이 되고 또한 오랑캐를 무찔러 더욱 영전하였다. 그러자 재상이 시기하는 바 되어 자사로 좌천, 3년 후에는 다시 중용되어 마침내 재상이 되니 그로부터 10년 간 어진 정치를 펴서 존경을 받았다. 그런데 느닷없이 역적모의를 한다는 모함으로 포박을 지니 처형당할 것이 뻔했다. 그는 아내더러 "나의 산동집에는 적으나마 좋은 녹이 있었오. 농사나 짓고 있었던들 그것으로 추위와 굶주림은 면했으련만 어쩌자고 벼슬을 살았기에 이 지경이 됐구려. 남루를 걸치고 한단의 길을 가던 생각이 나오. 그 시절이 그립건만 이젠 어째볼 수도 없이..."
  노생은 칼을 뽑아 자살하려 했으나 아내의 제지를 받았고 다른 이들은 처형을 당했으나 그는 환관의 진력으로 귀양을 가는데 그쳤다. 몇 해 후에는 천자가 그의 원죄를 깨닫고 다시 불러 영국의 군주로 삼았다. 아들 다섯이 저마다 고관이 되어 천하의 명문가와 통혼하여 10여 명의 손주를 얻어 매우 행복한 만년을 보내다가 세상을 떠났다.

  하품을 하고 눈을 떠보니 한단의 객주집에서 그냥 누워 있었다. 곁에는 여옹이 앉아 있다. 그가 잠들기 전에 객주집 주인은 조밥을 짓고 있었는데 여태 조밥이 익지 않았다.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아, 꿈이었구나!"
  "세상 만사가 그런 거라네"하며 여옹은 빙그레 웃었다. 노생은 어리둥절하고 앉아 있다 사정을 깨닫고 여옹에게 감사하였다.
  "영욕도 빈부도 죽음도 다 겪었습니다. 필시 도사께서 나의 욕망을 막아 주신 것일테죠. 잘 알겠습니다"

  여옹에게 공손히 절하고 노생은 한단의 길로 사라졌다.

 

?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음악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風文 2023.12.30
공지 사는야그 가기 전 風文 2023.11.03
831 해로동혈 바람의종 2008.04.01
» 한단지몽 바람의종 2008.03.31
829 포류 바람의종 2008.03.30
828 파죽지세 바람의종 2008.03.29
827 퇴고·추고 바람의종 2008.03.28
826 태산북두 바람의종 2008.03.27
825 출람 바람의종 2008.03.25
824 촉견폐일 바람의종 2008.03.24
823 청담 바람의종 2008.03.22
822 철면피 바람의종 2008.03.20
821 천의무봉 바람의종 2008.03.19
820 천리안 바람의종 2008.03.18
819 채미가 바람의종 2008.03.16
818 주지육림 바람의종 2008.03.16
817 조장 바람의종 2008.03.15
816 조삼모사 바람의종 2008.03.14
815 조강지처 바람의종 2008.03.13
814 전철 바람의종 2008.03.12
813 전전긍긍 바람의종 2008.03.1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 100 Next
/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