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16 02:03

주지육림

조회 수 4196 추천 수 2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주지육림

  물 대신에 술에 담긴 못과 나무 대신에 마른 고기가 우거진 숲.

  하나라의 걸왕과 은나라의 주왕은 고대 중국에 있어서의 폭군 음주의 전형. 두 제황은 한 가지로 재지와 무용을 지녔으면서도 매희라는 요녀, 달기라는 독부에게 홀려 주색의 향락으로 자신과 함께 나라를 망쳤다. 두 제왕은 총애하는 여인의 환심을 사기 위하여 제왕으로서의 온갖 권력과 부력을 탕진했던 것이니 대충 아래와 같다.

  하나라의 걸왕은 자신이 무찌른 유시씨의 나라에서 공물로 보내어진 매희에게 홀려 보석과 상아로 가꾸어진 호탕한 궁전을 짓고 그녀의 소원대로 국내에서 3천여 명의 미소녀를 모아 5색으로 수놓인 옷으로 단장케하고 눈부신 춤과 음악으로 날을 보내었다. 또한 매희의 제안에 따라 궁원의 일각에다 커다란 못을 팠다. 그 밑 바닥에는 새하얀 자갈돌을 깔고 물 대신 향기로운 술을 충만케 했으며 못 둘레에는 고기로 언덕을 만들고 나무 대신에 마른 고기의 숲을 꾸몄다. 왕은 매희와 함께 술의 못에 배를 띄우고 못 둘레에서는 3천 명의 미소녀가 가락에 맞추어서 춤을 추다가 북소리가 울리면 못으로 뛰어와서 술을 마시고 또한 우거진 마른 고기를 먹는 양을 바라보며 즐겼다. 이런 생활이 계속되니 국고는 탕진되고 민심은 이탈하여 멸망의 날이 온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은나라의 주왕 역시 유소씨의 나라에서 바쳐진 달기에게 흘렸거니와 그녀는 희대의 미모에다 음분함을 겸한 독부였다. 주왕은 그녀의 끝없는 욕망을 채워주기 위하여 호탕한 궁전을 짓고 주지 육림을 마련하기를 잊지 않았다. 그 미주의 못가에서는 실오라기 한 안 걸친 남녀들이 좇으니 쫓기우느니 하며 춤추면 황홀한 심사로 그것을 바라보는 달기의 볼에 음란한 미소가 떠올랐다. 이러한 광연이 백 스무날 동안이나 주야로 계속되니 그 광태를 조심스레 충고하는 신하도 이었으나 그들은 도리어 황제를 비방하다는 명목으로 잔인하게 죽이는 형벌을 당하였다. 기름을 바른 구리 기둥에서 불더미 속으로 미끄러져 죽는 희생자의 모습까지가 잔인한 달기의 음욕을 부채질해 주는 것이었다.

  주왕은 마침내 주나라 무왕의 혁명으로 망했다.

 

?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음악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風文 2023.12.30 8012
공지 사는야그 가기 전 風文 2023.11.03 10294
공지 음악 Elvis Presley - Return To Sender (Remix) update 風文 2023.01.01 1142
공지 동영상 지오디(GOD) - 어머님께 風文 2020.07.23 2682
» 주지육림 바람의종 2008.03.16 4196
817 조장 바람의종 2008.03.15 3919
816 조삼모사 바람의종 2008.03.14 4049
815 조강지처 바람의종 2008.03.13 4283
814 전철 바람의종 2008.03.12 4334
813 전전긍긍 바람의종 2008.03.11 4779
812 일자천금 바람의종 2008.03.10 4583
811 이하 부정관 바람의종 2008.03.08 4253
810 읍참마속 바람의종 2008.03.07 4038
809 월하빙인 바람의종 2008.03.06 4006
808 월단 바람의종 2008.03.04 4237
807 원교근공 바람의종 2008.03.01 4205
806 완벽 바람의종 2008.02.29 5314
805 와신상담 바람의종 2008.02.28 3873
804 옥석혼효 바람의종 2008.02.27 4361
803 옥상가옥 바람의종 2008.02.25 4556
802 오합지중 바람의종 2008.02.24 4662
801 오월동주 바람의종 2008.02.23 5701
800 오십보 백보 바람의종 2008.02.22 515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 101 Next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