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글
2022.06.22 17:19

약속의 유효기간

조회 수 137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약속의 유효기간 

 톨스토이가 여행길에 올랐을 때의 일이다. 한적한 어느 시골길을 지나가는데 7살 정도의 귀여운 소녀가 사진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엄마의 옷깃을 잡아끌었다. 아이는 엄마에게 무어라 말하며 한참 때를 쓰더니 급기야 울음을 터트렸다. 슬쩍 엿들어보니 소녀는 그가 허리에 둘러맨 백합꽃 수가 놓여진 가방을 갖고 싶다는 거였다. 톨스토이는 가만히 소녀에게 다가갔다.

"애야, 힘들겠지만 내일까지 기다리렴. 내일이 되면 나에게 이 가방은 소용없어질 것 같구나. 그땐 틀림없이 네게 이 가방을 선물하마. 자. 그만 울고..."

톨스토이의 상냥함에 소녀는 금방 울음을 그쳤고 약속에 대한 기대감으로 빰이 발갛게 물들었다. 사실 톨스토이에게 그 가방은 매우 소중한 친지의 유품이었다. 또 가방에는 그의 책과 기타 여행에 필요한 것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아음날 저녁,톨스토이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시골길로 돌아와 일부러 그 소녀의 집을 찾아 갔다. 그런데 소녀의 집에 도착해 보니 방금 장례식을 마치고 돌아온 듯한 사람들의 모습이 여기저기 보였다. 소녀의 어머니에게 물어보니 어제 톨스토이와 헤어지고 집에 돌아온 후 아이가 갑자기 이름모를 병으로 죽었다고 말했다. 톨스토이는 소녀의 어머니에게 묘지까지 안내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묘지에 도착한 그는 자신이 가지고 온 소중한 가방을 무덤 앞에 바치고 엄숙히 기도했다.

"이젠 그 애가 죽었으니 가방은 필요 없어요. 고맙지만 가지고 가세요."

옆에서 지켜보던 소녀의 어머니가 미안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아뇨,따님은 죽었지만 나의 약속은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

톨스토이를 바라보던 어머니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참 가슴 찡한 이야기/반도

 

 

 

 

?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음악 좋아하는 나의 그룹 : 악단광칠(ADG7) - '임을 위한 행진곡' new 風文 2024.05.18 103
공지 음악 Gerard Joling - Spanish Heart update 風文 2024.04.20 316
공지 음악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風文 2023.12.30 12890
공지 사는야그 가기 전 風文 2023.11.03 15105
공지 음악 Elvis Presley - Return To Sender (Remix) 風文 2023.01.01 1201
공지 동영상 지오디(GOD) - 어머님께 風文 2020.07.23 2882
206 좋은글 "인간의 탐욕·조급함… 강이 울고 있어요" file 바람의종 2010.04.23 31486
205 좋은글 <시인들이 이야기하는 시인> 나태주 시인의 '시인' 외 風文 2022.08.02 1191
204 좋은글 '먼저 먼 길을 떠나셨네요' 이해인 수녀의 법정스님 추모글 바람의종 2010.03.14 26713
203 좋은글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 風文 2023.01.25 579
202 좋은글 1박 2일이 주었던 충격 바람의종 2009.12.22 23768
201 좋은글 2009 올해의 사자성어 ‘旁岐曲逕’ 바람의종 2009.12.21 21902
200 좋은글 2013년 희망의 사자성어 ‘除舊布新’ 바람의종 2012.12.31 40175
199 좋은글 40대의 사춘기 바람의종 2010.02.26 29307
198 좋은글 5번째 순례 길에서 바람의종 2009.10.28 24538
197 좋은글 [re] “육신벗고 눈 덮인 산으로 가셨을 것” 바람의종 2010.03.12 28010
196 좋은글 [리눅스포털] 리눅스투데이 제 167 호 바람의종 2009.05.15 21346
195 좋은글 [살며 사랑하며-신달자] "아버지 참 멋있다" 風文 2015.01.24 27537
194 좋은글 [이수동의 그림 다락방] 2등으로 살아남기 바람의종 2010.03.12 26463
193 좋은글 [이수동의 그림 다락방] 늘봄 사랑 바람의종 2010.03.26 35839
192 좋은글 [이수동의 그림 다락방] 동 행 바람의종 2010.04.23 2934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Next
/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