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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에 숨어 있는 100가지 이야기 - 진현종
 


      제3장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이다

    예순여섯번째 이야기 - 지식과 지혜의 차이

 

  옛날에 신심이 두터운 두 형제가 있었다.  그들은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장사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은 나인국에 물건을 팔러가게 되었다. 길을 가면서 동생이 형에게 말했다.

  "형님, 듣자 하니 나인국은 아직 문명화된 나라가 아니라 그곳 사람들은 알몸으로 지내고, 또 풍습도 우리들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합니다. 그들의 풍습에 따라 알몸을 드러낸 채 아무런 옷도 걸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네 정서로는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만일 옷을 입은채 나인국에 들어간다면 그곳 사람들은 우리들을 괴물 바라보듯 하고, 상대하려들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제 생각엔 그들의 풍습에 따라 알몸으로 장사를 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동생의 말을 들은 형은 동의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어떤 곳을 간다 해도, 설사 그곳이 제일 야만스러운 곳이라 해도 예의와 도덕을 어길 수는 없는 법이다. 알몸으로 장사하러 가는 것은 분명 예의와 도덕에 크게 어긋나는 일이다."

  동생은 계속해서 형을 설득했다.

  "옛날부터 현자들은 수행할 때 겉모습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심지어 수행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몸도 돌보지 않았다고 하니, 그것을 일러 '몸은 버리되  수행은 버리지 않았다'라고 합니다. 이것은 계율이 허락하는 바입니다."

  형은 동생과 언쟁을 하고 싶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그렇다면 네가 먼저 나인국에 가서 상황을 살펴본 후, 사람을 보내 알리도록 해라."

  이렇게 해서 먼저 나인국에 들어간 동생은 십여 일이 지나자 형에게 사람들 보내 그들의 풍습을 따라 장사하면 크게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말을 전했다. 그 말을 들은 형은 크게 화를 냈다.

  "아무리 장사를 한다고 해도 짐승처럼 알몸을 드러내는 것은 사람의 할 일이 아니다. 나는 절대로  너처럼 할 수 없다."

  나인국의 풍습에 따르면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축제를 벌였다. 사람들은 축제날 밤이 되면 얼굴에 기름을 바르고 온몸에는 백토로 갖가지  무늬를 그린 다음 머리에는 동물의 뼈로 만든 장신구를 달았다. 그리고 돌로 만든 악기를 두드리며 남녀노소가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놀았다. 동생은 그들의 모습을 흉내낸 채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겁게 놀았다. 나인국 사람들은 위로는 왕에서부터 아래로는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동생을 좋아하지  않는자가 없었다. 나인국 국왕은 동생이 가지고 온 물건들을 충분한 값을 치르고 모조리 사들였다. 형은 마차를 타고 나인국에 들어왔다. 그는 옷을 단정히 입고 엄한 어조로 나인국 사람들의 풍습은 인의도덕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국왕과 백성들은  모두 크게 화를 내며 한꺼번에 달려들어 형이 가지고 온 물건들을 빼앗고 뭇매를 때렸다. 그때 동생이 달려나와 만류하자 나인국 사람들은 그제서야 겨우 형을 풀어주었다. 형과 동생이 나인국을 떠날 때가 되었다. 그러자 나인국 사람들은 모두 몰려나와 동생을 둘러싼 채 칭찬을 하며 환송했고, 형에게는 욕을 했다. 형은 부끄러워 어쩔 줄을 몰라했다.

  <육도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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