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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5 20:45

[등단시] 갔나봐 - 윤영환

조회 수 598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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갔나봐 - 윤영환

시계는 폐업했고
달력은 그날의 숫자만 보여준다
그마저 앗아 갈까
벽에 걸려 원을 그리고 있는 넥타이의 유혹을
가위로 끊으며 풀썩 주저앉는다

예나 지금이나
심장이 뿜어대는 대로 타들어 가는
붉은 연기를 넌 볼 수 없다
네가 원하는 하늘은 늘 푸른색이었고
아마도,
내가 늘 뱉어내는 담배연기랑 섞여 못 봤을 테니까
그래 그랬을 테야

흩날리던 체취
머문 자리 흔적들 쓸어 담아 가져간 후
이슬 되어 오를까 두렵다가도
네가 보는 푸른 하늘 구름 되겠지
우산 놓친 날 비되어 네게 스며들겠지 토닥이며
얼룩진 베게위로 잠든다
오늘더러 내일이어라 하며
그렇게 잠이 든다.

  • profile
    버드 2023.04.17 22:17
    작가님 시집 내시면
    꼭 사서 볼께요~~
    이 시도 참 좋네요
    "오늘더러 내일이어라 하며 그렇게 잠이 든다"
  • ?
    風文 2023.04.19 20:01
    감사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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