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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뿌리던 사람 - 윤영환

엄마 주름은
줄 한 줄 그어진 내 전과기록
새겨진 주름은 지워지지 않고
문신 같아도 아름답기만 했는데
80년을 그려대니 온몸엔 여백이 없고
평생을 밭갈이만 한 듯 이마엔 골만 깊어진다

웃으면 펴지겠지
맨발로 뛰고 뒤도 안 보고 살았지만
밭고랑 내던 사람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네
순박하게 처진 눈으로
골 깊은 사이사이 굽은 허리 부여잡고
씨앗만 뿌리다 어데 갔는고

서지 않는 시간 타고 씨앗 따라 커버린 농부
수확하다 말고 양떼구름 사이 보고픈 얼굴 그리며
여울목 언저리 앉아 큰 숨 흙에 묻고는
차디찬 막걸리 한 잔 쥐어 잡는다

우린 서로 처음 본 사인데
왜 당신만 저를 위해 살아야 했나요

매화는 매년 봄을 잡아당겨 되돌아오지만
씨 뿌리던 사람 인사도 없이
한 번 가버리고 오지를 않네

그리신 이정표대로 올곧이 걷는 농부의 장화길
허리 한번 쉬고 파종 길을 걷는 내내
밭고랑 사이사이 엄마 냄새 그윽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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