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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1 05:54

본능과 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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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과 일터


힘들다고 하면 숨만 쉬어도 힘든 게다. 집, 일터, 배움터, 신앙터, 예술 다 힘들다. 지금 이글을 쓰는 나도 글을 써내려가는 심신이 힘들다고 생각하면 글을 쓰기 싫을 것이지만 좋아서 쓴다. 힘들다고 생각하면 눈 깜박임도 힘든 게다.

무의식 속에 우리는 눈꺼풀을 깜빡인다. 어느 누구도 ‘나는 잠시 후 눈꺼풀을 깜박여야지!’ 라는 비장한 마음을 갖고 눈을 깜박거리지 않는다. 눈을 깜박거림은 본능이다. 왜냐면 눈의 모든 수분이 말라 빛을 못 보는 시각장애인이 되지 않으려 본능으로 눈을 깜박거리기 때문이다. 이것은 육신의 본능이 아니라 정신의 본능이다. 먹는 일도 자는 일도 싸는 일도 육신이 하는 일이 아니다. 정신 안에 살고 있는 본능이 육신을 자연스레 흔드는 일이다.

의식은 힘이 든다. 일을 의식하면 힘들다. 공부, 성과, 진척도, 목표, 1위……. 다 힘들다. 본능으로 일하는 사람은 없다. 사회 안에서 그 어떤 사람도 본능으로 살지 않는다. 그렇다고 본능만으로 사는 사람들이 모두 교도소 또는 정신병원에 수감되어 있거나 이승을 떠났다고 믿나? 너와 나는 모두 본능을 가지고 있음이다. 본능으로 우리는 산다. 전쟁터에서 사람을 뜯어 먹는 일은 옛날이야기가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다. 도심에서도 수없이 스치는 우리는 본능을 가진 동물이다. 그러나 본능 하나가 인류를 만들진 않았다. 본능을 벗어나야 사람아닌가? 그럼에도 본능에 충실한 범죄는 나라 안팎으로 늘고 있다.

통계도 다들 아는 대로 나와 있다. 자본주의 속에 너와 나는, 피땀 흘려 일해 받는 돈보다 편안하게 일해도 나보다 더 돈을 버는 사람들에 대한 적개심이 있다. 나는 죽어라 일을 하는데 저들은 쉽게 돈을 버는 게다. 아니, 벌기도 전에 돈이 있다. 얼마나 화가 나겠나. 둘 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산다고 말한다. 공평한가? 과연 두 부류의 기회는 공평했는가? 자본주의가 아니더라도 동등한 기회는 인류에 없었다. 현존하는 원시부족 몇 개 뿐이다. '원시'라는 말로 '막스'의 원시공동을 떠올리지는 않기를 바란다. 원시공동의 앞 글자는 원시다.

불과 지난 주였는데 갑자기 내가 하는 일이 쉬워졌다. 갑자기 적절한 땀을 원하게 됐다. 왜냐면 지난 시간동안 너무 많은 땀을 흘려 건강에 지장이 생겼기 때문이다. 역시나 지금도 스스로 쉬지 않고 일한다. 눈에 띄면 못참아 그런다. 다 일거리로 보이니 일찍 퇴근해야 내몸이 성하다. 이 결정이 내가 버는 돈에 따라 땀을 조절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자본주의는 ‘참일’을 원하지 않는다. ‘많은 일’을 원한다. 최대한 돈을 적게 들여 최대의 효과를 바라는 것이 자본주의고 그에 노동자들은 길들여지기 마련이지만 내 양심에, 이토록 일해 내 월급이 충분하다고 믿고 나는 그 월급만큼만 일한다. 아마 회사에서 잘려도 나는 고맙다고 말하며 나올 것이다. 양심에 가책도 죄지은 마음도 없다. 때론, 일의 양을 넘어서지만 나름 조절하며 충분히 하고 있다. 오늘이후로 밤 11시 30분 퇴근은 없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고맙다거나 수고한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의 몸은 자본가가 주는 돈에 지배당함을 알자. 나이 들어 머리띠 메고 오른 손 힘차게 주먹 쥐고 농성해봤자 전 인류 중 나에게만 주어진 삶의 시계은 되돌지 않는다. 지금은 자본주의라는 인간이 만든 틀에서 사니까 그렇다. 일터란 뭔가?

일터에 지나친 충성은 몸을 망친다. 몸을 망침은 가정을 버리는 일이다. 돈 때문에 가정보다 일터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죽어라 일하다 죽는 행위가 아름다우면 그리 노동하다 죽어라. 내 양심에 빗대어 대가를 받은 만큼 일하면 족하다. 노동에 대해 나쁜 시각은 없다. 내가 노동을 하니까. 훗날 글쓰기도 노동으로 받아들여지는 날이 오면, 자본주의 내 나라에서...

돈을 적게 줘도 더 일해주고 싶은 회사가 있는데 情든 일터가 그렇다. 정이 없으면 아랫사람들이 돈부터 밝히기 마련임을, 무지한 CEO들은 모른다. 노동자가 느끼는 일터 속에 情이, 가식적인지 참인지는 현대문명 속 노동자가 아닌 아마존 원시림에 사는 문맹인도 아는데 많은 CEO들이 모른다.

당신은 돈을 벌기위해 일터로 가는가, 情들 보러 가는가.

근래 다시 불타오르고 있는 본능이 하나 있는데 그 본능은 본능이라고 말하기 어색한 본능이다. 이런 잡글에 붙이기 싫어 다른 게시판에 조금 길게 쓰고자 한다. 이래저래 쪽지첩을 몇 개 더 사야할 듯하다. 요즘 온통 적고 싶어 난리다. 한 자라도 더.

못 써서 답답한 요즘이다.

오늘문득 : 2011.08.17. 00:49 風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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