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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조식품 판매원 - 김수열



칠순 훌쩍 넘긴 나이에도
당신은 어스름에 집을 나서
출근부에 도장 찍습니다
이 나이에 꼬박꼬박 도장만 찍어도
기본급을 주는 일자리가 어디 있냐며
약상자 바리바리 싸들고 회사문을 나섭니다.

한때 계모임 했던 친구네 집
사돈에 팔촌까지 이미 한 순배 돌고 돌아
더는 갈 곳도 없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손가락에 침 발라 낡은 장부 뒤적입니다
고생 접고 편히 사시라 해도
성한 몸뚱어리 놨다 어디 쓰냐며
단호하게 손사래칩니다.

몇 상자 팔아야 남는 이문으로는
글쓴답시고 술담배에 절어 사는
자식놈, 키토산도 먹이고
가진 것 없는 시부모 만나 맞벌이하는
며느리, 하이폴렌도 먹이고
손주녀석, 비타칼슘도 먹이고

마음만 종종걸음일 뿐
마땅히 갈 데 없고 오라는 데는 더욱 없습니다
온종일 발품에도 허탕치고
해거름 등지고 집에 들어
뜨는 둥 마는 둥 저녁상 물리고
집채만한 은행빚 무게에 겨워
애벌레처럼 오그라든 채 잠자리에 드는
당신

- 시집 『바람의 목례』중에서

Kiss The Rain - 이루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