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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 죽는 나무
- 김광규


 


오래 가문 날씨 탓인가
여름내 대추나무 가지에
꽃피지 않고
열매 맺지 않더니
가을 되어 갑자기 새순이 돋아났다



낯선 이파리들 노랗게 피어나서
겨울에도 잎이지지 않았다



(저것이 바로 나무의 암이라고
정원사는 진단했다)



머리도 없이
내장도 없이
몸 밖으로 암세포를 길러내며
살아 있는 모습으로 서서 죽는 나무



뿌리가 없어
쓰러져 가는 무리들 썩도록 남겨놓고
혼자서 바싹 마른 채 열반하는가



출전 : 시집 『가진 것 하나도 없지만』(문학과지성사, 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