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으로 가는 길

한국어

서재

방문자수 (2014.04~)

전체 : 808,140
오늘 : 400
어제 : 806

페이지뷰

전체 : 35,670,263
오늘 : 5,812
어제 : 14,119
2008.07.19 13:56

혼자 있는 방

조회 수 16232 추천 수 5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혼자 있는 방
 


미소가 번지는 기분 좋은 취기 속에서
감미로운 음악처럼 따뜻한 이불은 없다
바깥이 시끄럽고 혼란스러워도
평화로우며 안전하며 고요하다
때론
타인의 손길을 막는 억울한 보호 장벽이 되기도 하고
때론
보여주기 싫은 눈물을 쏟아낼 수 있는 엄마 품이다
만나고 싶었지만 빗나갔던 인연도
하늘로 떠난 인연도 만날 수 있다

정적은 외로움과 고독을 몰고 오며
어둠은 두려움을 발산하며 나를 휘감는다
비상처럼, 비어있는 장기를 찢고 지나는 술은
배 위로 손을 부르며
맞추어 놓은 자명종시계처럼
차가운 부엌타일 바닥에 엎어져
녹물 나는 수도꼭지마냥 쏟아낸 후
버얼건 얼굴로 쪼그려 앉은 모습이 데자뷰로 지나고,
나를 슬퍼하며 울며 울며 방으로 기어가는 것이
적장의 가랑이 사이를 지나는 장수의 꼴과 같다

지난날 많은 꿈들과 추억들이
오늘의 마음과 엉클어져
하루하루 실타래를 풀며 지나지만
새롭게 엉클어지는 사연을 따라잡지 못함에
책 속의 좋은 말들이 한 낮에 사라지는 이슬로 가고
빌며 우는 창자들 사이로 흘러 들어가는 술을 보며
흐느적거림이 여인네 치맛자락 같은 내 촛불이
자신의 몸이 녹는 줄도 모르며 나를 토닥이고 있다.


詩時 : 2005.01.05 17:10 風磬 윤영환

Be Loved - Michael Hop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