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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4 17:10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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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혹시, 도서관 가봤수? 사는 동네에서 가장 가까운 도서관이 어디에 붙어 있는가는 알고는 있수?

그 때가 언젠가...
중학교 때는 마포도서관을 다녔는데 입장료가 100 원이었습니다. 그 땐 도서관 앞에도 공부할 수 있는 8인용이던가? 제법 큰 책상이 일렬로 여럿 있었습니다. 위로는 눈비를 막기 위한 천막이 있었는데 멀리서 보면 제법 큰 노점상이나 무슨 행사장처럼 보였지요. 그런데 그것이 왜 있느냐. 도서관 좌석이 꽉 들어차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몫이었죠. 일찍 가지 못하면 자리도 없었습니다. 그 뒤로 입대 후에 출퇴근을 하면서 경남 진해에 있는 진해도서관을 다니기도 했지만 해군이라 배를 타는 입장이었죠. 출항이 잦아 다니는 둥 마는 둥했지요. 전역 후엔 회사네 뭐네 지내며 잊고 살다가 요즘에서야 동네에 도서관이 있다고 해서 가봤는데 최첨단 설빕디다. 빈 좌석도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화면으로 바로바로 확인가능하고 원하는 자리의 번호표도 즉석에서 기계가 뱉어 줍니다. 요즘 영화계를 말아먹고 있는 대기업 소유의 독점식 영화관과 비슷한 좌석시스템을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옆에 누군가가 있으면 아무 것도 못하는 놈으로 변해버려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건 별로 관심도 없을뿐더러 책상사이에 칸막이도 없습디다. 그보단 책 빌리는 일에 관심이 더 컸죠. 가보니 참 많은 책들이 있는데, 내가 이미 읽었던 책들도 있고, 사보고 싶었던 책들도 많아 홀딱 반했지요. 대여기간이 최장 21일이나 되니 읽을 기간은 넉넉한데 세권이상은 한 번에 빌리진 못한답니다. 층마다 자판기와 휴게실이 있고, 발간된 월, 계간지, 신문, 각 종 전문잡지, 전문서적, 이론서... 가는 곳마다 읽을 것들과 쉴 것들입니다. 쓸데없이 수 천 원 들여 카페 같은 데서 맹맹한 커피나 마시는 것보단 훨씬 좋아요. 커피 값도 200 원이고 밥값도 2천원 위아래니까. 집에서 가장 가까운 도서관이 어딘 가 한 번 살피시고 가보시기를 권합니다.

그건 그렇고...

몇 달 전 책을 읽고 느낌을 적어야하는 일이 있었는데, 시간이 촉박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빨리 읽었고 느낌도 적긴 적었죠. 그런데 그 책을 읽고 나서 한 달 정도 지나 책꽂이에 꽂혀있는 그 책을 봤어요. 저 책을 내가 읽기는 읽었는데 수박을 겉핥았단 말요. 여러 노숙자가 나오고, 공동묘지도 나오고, 겨울 도로에서 노숙하다 개에게 물어 뜯겨 죽은 여인도 생각나고, 실수로 떨어뜨린 아기의 죽음도 생각나는데, 주인공의 이름이나 저자의 이름 또는 시공간의 흐름을 물 흐르듯 엮을 수가 없더란 말요. 그렇다면 저 책을 내가 읽기는 했지만 참으로 읽은 것인가 하는 느낌을 받았죠. 심지어 저 책속에 문장 중에 떠오르는 문장도 없더란 말요. 나름 세계적인 문학상을 수상한 책인데 말요. 다시 집어 들고 읽기 시작했죠. 얕은 기억 속에 읽으니 머리에 속속 박히더란 거요.

의무감으로 책을 읽는 사람과 얼마 간 요리조리 뒤적이고 정보를 듣고, 책이 뭘 말하려는 지 어느정도 개념이 들어선 후, 작정하고 사서 읽는 사람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 때우려 슬슬 읽는 사람과 등장인물, 시공간의 배경, 작가의 의도를 살피며 보는 사람과도 차이가 있습니다. 서평이나 비평문을 쓰기위해 책을 읽지 않더라도 우리는 다각도의 시선으로 책을 해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철역에 널브러진 메트로보듯이, 길거리에 꽂혀있는 생활정보지 보듯이 보고나서 ‘나는 다독한 사람이요’ 라고 한다면 자신의 양심에게 인정받을 수 있것수?

숨 쉬는 매 순간 우리는 삶을 태우고 있습니다. 스스로의 나이를 한 번 새삼스레 세어 보시기를 바랍니다. 벌써 내 나이가 이렇게 되었나. 벌써 학교를 마치고, 사회생활을 하고, 군대를 다녀오고, 결혼을 하고, 애들이 이젠 내가 다니던 학교를 가고... 찰라 같습니다. 따라서 무엇 하나를 해도 의미를 부여하고 내 삶이 아깝지 않도록 써야 하는 것이 시간입니다. 그 한 부분인 책을 읽는 것도 나름의 규칙을 정해서 독서하는 시간이 아깝지 않도록 정독할 필요가 있습니다.

혹시, 서울에 풍납토성을 아십니까? 몇 년 전 TV에서 풍납토성의 건축비법이 공개 됐는데요, 세밀하게 하나하나 밟고 밟아 압축하고 정성에 정성을 들여 건축한 결과, 기원전에 축조를 시작한 흙으로 된 토성이 지금도 그 틀을 그대로 유지하며 서있는 것입니다. 수 천 년 지났지만 앞으로도 수 천 년이 지난들 무너지겠습니까? 그와 같이 독서 하나를 해도 우리네 삶의 성(城)도 무너지지 않도록 튼튼히 다져놓을 필요가 있지 않것느냔 말요.

그건 그렇고...

요즘은 양장본들이 줄어들고 있고 소설들도 겉표지나 크기 등 제조원가를 낮추려는 노력들이 보입니다만, 요즘 책값이 너무 비싸긴 비싸요. 허기사 공공요금이네 뭐네 물가가 연 중 수시로 오르니 책값인들 버티것소만, 내게는 비싸긴 비싸단 거요. 나 같이 전기세나 가스요금을 수시로 못내는 사람들에겐 도서관이 최고요. 왜냐면 교통비만 있으면 되니까요. 요즘은 도서관들이 트럭을 몰며 주택을 돈답디다. 책 좀 빌려가라고요. 좋은 세상 아뇨? 그러니 좀 빌려들 보쇼. 공짜 아뇨 공짜. (그래서 내가 머리가 벗겨지나?)

그건 그렇고...

컴퓨터를 또각거리고 있는데 중국노래들이 있습디다. 뭔 소린지 알바는 없지만 듣기 좋단 말이죠. 듣기 좋으면 내 음악이지 안 그요? 언젠가 아름다운 언어(?)에 관한 글을 봤는데 듣기 좋은 언어 1위가 불어, 2위가 중국어였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맞는 말 같기도 하고...

해금이나 대금소리들을 구하다가 얼후라는 악기의 소리를 접하게 됐는데 풍류 음악으론 제격입디다. 술 한 잔 할 때 틀어놓고 한 잔 하면 술이 술술 들어가더란 말요. 한 겨울이지만 강화도 황금들녘이 떠오르고, 눈 내린 춘천도 떠오르고... 한시(漢詩)도 모르는 놈이 오언이네 칠언이네 구(句)가 안 맞네 하기도 하고... 아! 거참. 괜히 술 얘기는 꺼내가지고...

절정의 휴식을 위해 각종 술이 냉장고에서 목욕재계(沐浴齋戒)하고 기다리는 골목 사거리 가게로 가 볼랍니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시간을 참되게 쓰며 올바르게 쓴단 말이죠. 어디 빈대라도 붙어 술이나 처먹을 생각이나 하고 말이죠. 그나마 빈대 붙을 놈이라도 있다면 행복한 거요. 혼자 마시는 것보단 낫잖우.

2008.01.28 18:45 風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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