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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고 50호 : 아파트 주변

 
‘그건 그렇고’의 팬들이 생겨난다. 왜냐면 사실대로 쓰니까. 막글의 묘미다.
어쨌든 기분이 좋다.
그냥 끼적임의 형태다. 사는 대로 쓴다. 겁나 편하다.

그건 그렇고

편의점에 갔는데 유치원생들이 올망졸망 떠든다. 이야기인즉슨,
인원이 6명인데 돈이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삼각깁밤을 사면 반씩만 먹고 친구에게 주자’하는 이야기로 들렸다.
그런데 리더와 달리 다른 친구들 표정이 영~ 좋지 않다.
그래서 나는 골든벨을 울렸다.
“고르고 싶은 걸 하나씩 골라라” 했더니 난리가 났다.
그런데 6살 여자아이가 “저 아저씨 호빵 아저씨”라고 손가락질한다.
알고 봤더니 올 초 호빵을 사준 적이 있다. 나를 기억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나는 기분이 초급상승하며 기뻤다.
리더인 7살 오빠가 “감사합니다.” 하고 배꼽 인사하고 우린 헤어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헤벌리고 왔다.
한잔했나?

그건 그렇고

아파트 방송에 하나 걸리는 게 있는데 방송 끝날 때 “행복한 저녁 되세요.” 하는 소리다.
나는 1년 전에 항의했으나 고쳐지지 않는다. 한판 붙자는 건가
그리고 환기를 왜 시키나. 환기가 누군데 시켜?
추우니까 문 닫고 들어오라는 말이랑 뭐가 다른가. 아이들이 국어를 사랑하길 바란다.

그건 그렇고

마스크를 벗는다고 하니 놀이터에 애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애들 주변으로 엄마들이 모인다. 쫑알쫑알 뭔 할말들이 그리 많은지 예전 같으면 문을 닫았겠지만 열어둔다.
사람 사는 것 같다.
건너편 작은 도로 뒤엔 논갈이 밭갈이가 시작됐다. 가을엔 또 황금 논으로 변하겠지.
한참 모가 자랄 시긴가 보다. 농부들이 바쁘다.
언덕을 깎아 만든 아파트라 여기 이름이 언덕마을이다.
수십 년 된 나무들이 아파트를 둘러싸고 있다. 바람만 빼면 좋은 환경이다. 만족한다.
엘리베이터 타러 가는 입구 가지치기한 목련 나무에 꽃망울이 수도 없다. 다음 주면 만개하겠지. ‘너는 너의 삶이 있듯이 나도 나를 살아간단다’ 하고 들어왔다.

그건 그렇고

내가 자주 가는 주유소엔 내 주유 전용 카드가 읽히지 않는다. 그래서 주유소에 건의했는데 보름이 지나도 안 고친다. 주유소를 바꿨다. 그 주유소는 자동세차비를 3천 원으로 내렸단다. 고객유치의 한 방편이다. 예전엔 기름만 넣어도 무료 세차였는데.
셀프 세차장을 알아봤다. 내 맘대로 세차하고 싶어서다.
내 차는 페라리급 엄청 막강한 스포츠카다. 11년 됐고 이름은 모닝이다.
짜식은 늘 씽씽하다. 라디오도 나온다.
빡빡 닦아줬다. 짜아~식! 때 빼고 광냈다.

그건 그렇고

오늘 중국집에 갔다. 보통 요리를 잘하는 ‘이가원’에 가는데 짬뽕 전문점인 ‘뽕누리’로 갔다. 친구는 짬봉밥을 먹는다고 하는데 나는 그냥 짬봉을 먹었다. 친구에게 면을 주고 밥을 뺏어 왔는데 허무하다. 뒤편 밥통 위에 뭐가 쓰여있는 것이다. 밥은 셀프고 무한대이며 밥을 먹지 못하는 가정을 위해 천원부터 기부받는단다. 누적 금액이 3백만 원에 가까워져 있다. 천원의 기적이다. 나는 단골로 지정했다. 소주는 안 먹었다. 별일이다.

그건 그렇고

마트에서 콩나물을 샀는데 이상하다. 봉지는 똑같은데 내용물이 적어졌다. 이것들이 나를 우습게 보나? 그런데 달리 방법이 없다. 지들 맴이지 내맴인가? 치사하다. 꿀꽈배기를 사면 꿀꽈배기는 3분의 1밖에 안 들어있다. 나쁜 놈들. 그럼 봉지를 작게 만들던지. 환경오염은 포장만 줄여도 나아지리라 생각한다.

그건 그렇고

옆집 아저씨가 요새 안 보인다. 바람났나? 맨날 들락날락하더니 요새 조용하다. 긍정적이시니 별일 없겠지 한다. 하도 노인 고독사가 많아 신경 쓰인다. 요즘 노인 일자리를 연구 중이다. 시청에 건의해 합법적으로 운영하고자 한다. 매일 가지는 못하지만 내가 다니는 협동조합이 주야장천 성공하길 바란다.

그건 그렇고

요즘 글에 매진하느라 머리가 아프다. 좀 쉬고 싶다. 소설을 시작하면 대책이 없지 않나 싶다. 그래도 해야 하는 일보다 하고 싶은 일이 좋다. 의무에서 벗어나는 일은 미워하던 국가가 예뻐지는 시점이다. 내가 북한에서 태어났으면 곧바로 총살이다.

2023.03.29. 15:33 風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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