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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3 07:28

너무를 너무 쓴다

조회 수 31228 추천 수 6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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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를 너무 쓴다


  모임에 가면 가장 많이 나오는 말 중에 너무’가 있다. 너무는 보편적으로 또는 규정된 만큼을 벗어나는 경우나 한계를 ‘넘’는 상황에 쓰이는 단어다.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에는 첫인사가운데 종종 나오는 문장들이 있다.

 '너무 예뻐지셨네요, 너무 오랜만이다, 옷이 너무 잘 어울립니다.’ 등의 인사들을 나누는 모습을 자주 보고 듣게 된다. 난 피식 웃는다. 옷이 너무 잘 어울린다는 것은 옷이 꼴 보기 싫다는 말로 들리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어울림을 좀 크게 표현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니냐며 말하기도 하지만 내 귀에는 거슬린다.

   너무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여 져야 맞다. 예를 들어 벌이가 없는 사람이 돈을 물 쓰듯이 쓰고 다닌다면 ‘너 너무 돈을 함부로 쓰는 것 아니냐?’하는 경우나, 딸아이의 치마가 짧은 경우 너 치마가 너무 짧은 것 아니니?’ 등 현실이 보기 좋지 않은 경우나 좋지 않은 경우가 예상 될 때 너무를 써야 맞다.

   현재의 우리들이 너무를 남발하게 된 원인 중 가장 큰 주범이 방송인이다. 연예인들, 각종 프로그램의 사회자들, 취재원들의 말을 듣다보면 초청 손님이 나올 때나, 극 중 대사에서 수도 없이 너무가 나온다. 만약 종일 텔레비전을 본다면 몇 번의 '너무'가 나올 것인가 상상만 해도 답답한 마음부터 인다. 성인뿐 아니라 어린 학생들도 방송, 누리터를 통해 습관처럼 너무가 입에 달려있다. 반대로 정규시간에 아나운서들이 진행하는 뉴스를 한번 보자. 과연 너무가 몇 번이나 나올 것 같은가? 한두 번은커녕 아예 안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너무라는 말은 부정적이기도 하지만 뉴스에서 다루기엔 객관성이 떨어지는 단어들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주로 어떤 단체의 주장 등을 보도할 때 그들의 주관적인 입장에서 너무라는 단어를 쓸 뿐 이외의 보도내용에는 너무가 들어가지 않는다.

   명절에 고향을 찾아 어르신께 ‘얼굴이 너무 좋아지셨는데요?’하는 말은 어르신이 얼굴이 필요이상으로 좋아져 마음에 들지 않다는 표현이다. 나는 요즘 너무 사용되고 있는 말 속에 너무를 '문 닫고 들어오라'는 문장과 같은 의미의 오류로 본다.

   너무를 너무 쓰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한번쯤 스스로의 언어습관을 생각해 봐야한다. 만난사람의 옷이 그 사람과 잘 어울린다면 또는 인사치례를 한다면 ‘옷이 참 예쁘고 잘 어울리십니다.‘, '차림이 아주 보기 좋습니다.' 하면 얼마나 듣기에도 좋은가.

  현재 우리의 한글을 가장 많이 파괴하면서도 바른길로 안내하는 것이 방송과 누리터다. 매체들의 책임은 크지만 실제 사용하고 살아가는 우리들부터 짬을 내어 한글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2006.02.08 23:18 윤영환

  • ?
    이은정 2010.11.01 09:09
    <P>그러게요. '너무'라는 말은 원래 부정적 언어이지만 오늘날엔 '매우', '아주'의 대용으로 사용하고 있네요.</P>
    <P>언어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속성이 있긴 하지만, 이러다가 의미의 변화를 가져올 것 같아요.</P>
    <P>'아주', '매우'의 대용으로 '너무'를 사용하니...</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