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darURL

문학으로 가는 길

한국어

첫쪽

방문자수 (2014.04~)

전체 : 670,924
오늘 : 407
어제 : 457

페이지뷰

전체 : 31,118,081
오늘 : 17,699
어제 : 20,709
조회 수 97537 추천 수 28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독서 좋아하십니까?』 




       독서 - 이항복


       인생 백년은 퍽이나 다하기 쉽고 / 석양은 중천에 두 번 오기 어려워라
       지사는 늦게야 뉘우칠 줄 알거니와 / 시서는 처음 어리석음 깨친다오
       일력이 짧음을 걱정하지 말고 / 유종의 의지를 굳게 가져야 하리
       박학은 많은 축적을 귀히 여김이니 / 축적이 극도에 가야 이에 통달하는데
       통달하여 신명의 경지에 이르면 / 신명의 경지가 바야흐로 성공이니라
       이 말을 행여 믿지 못하겠거든 / *둔옹에게 질정해 보기 바라노라

……………………………………………………………………………………………………………………………………

* 둔옹은 주희(朱熹)의 호 중 하나입니다.
- 이항복(李恒福). 1556(명종 11)~1618(광해군 10). 조선 중기의 문신(文臣)·
   오성과 한음 이야기의 오성입니다. 한음은 이덕형(李德馨, 1561년~1613년)입니다.

- 원문보기 →
클릭

……………………………………………………………………………………………………………………………………


이항복의 5언 율시죠? ‘한번 사는 인생 독서로 깨우치며 살아라.’라는 내용입니다. 시서(詩書)는 첫 어리석음을 깨치고, 아이큐같은 거 걱정하지 말고 끝까지 배우고 축적해서 통달하고, 신명의 경지를 맛 좀 봐라. ‘못 믿겠으면 주자한테 가서 물어봐 짜샤~’하고 끝납니다. 그런데 주자는 1200년에 죽었습니다. 이항복이 태어나기 350년 전쯤 죽었는데 어떻게 물어보란 말인가요? 바로 독서하란 뜻입니다. 책으로 축적하고 통달해서 신명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행주대첩하면 누가 떠오르나요? 권율장군이죠? 권율장군의 사위이기도 하며 임진란 때 병조판서(국방부장관)를 지냈죠. (임진왜란 이란 말보다는 임진란으로 쓰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

독서 좋아하십니까? 며칠 전 주점에 들러 오이 몇 조각과 고추장 종지를 앞에 두고 홀로 동동주를 씹어 삼키고 있는데 뒤에서 대화하는 소리가 들립디다. 유명한 소설가들 이야기가 들려 ‘음. 책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군.’하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조금 뒤에 여자가 책 좋아하냐고 물으니 남자가 하는 말이 잠이 오지 않을 때 최고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음. 책은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군.’하고는 한 사발 더 마셨죠.

요즘 읽는 책은 포럼에서 출판한 ‘조선 지식인의 말하기 노트’입니다. 정조대왕을 비롯해서 옛 선비들의 말(言)에 대한 고찰을 옮겨 놓은 읽기 편한 책입니다. 68쪽을 같이 한번 볼까요?


【 사람이 좋다고 해서 모두 좋은 벼슬을 하는 것은 아니듯 좋은 화초라고 해서 모두 좋은 토양에서 나는 것은 아니다. 좋은 말(馬)이라고 해서 반드시 모두 훌륭한 주인을 만나는 것이 아니듯 좋은 말이라고 해서 반드시 모두 좋은 마음에서 나온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마음이 좋아야 사람이 좋고, 사람이 좋아야 말이 좋게 마련이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드리는 말을 귀중하게 여기는 까닭은 정성스럽고 정직하기 때문이다. 명예를 팔아먹는 자를 미워하고 사사로이 욕심을 품은 자를 혐오하기 때문이다. 또한 권력과 세력에 의지하여 다른 사람을 함정에 빠뜨리는 일을 증오하기 때문이다.

말은 가려해야 하고, 마음은 굳세어야 하며, 뜻은 높아야 하고, 마음은 넓어야 하며, 일은 진실해야 하고, 학문은 힘써야만 한다. - 정조대왕, 「홍재전서」‘훈어 3 訓語三’ 】


말을 막하는 사람을 보면 ‘책은 구경도 못해 본 사람이군.’하는 인상을 줍니다. 저는 첫인상가지고 사람을 판단하는 어리석음은 없지만 귀가 괴로우면 같이 앉아 있기 어렵지요. 방금 ‘첫인상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는 어리석음은 없지만’이라고 했죠? 이것도 책에서 배운 겁니다. 옳은 길로 가도록 안내하는 가격대비 고기능을 갖춘 것이 책입니다.

책마다 대구역에 2분간 정차해서 후루룩 우동 말아먹듯이 읽는 책이 있고, 차분히 새겨 읽어야 하는 책도 있고, 한 번 더 읽고 싶은 책도 있습니다. 선택은 자유죠? 뭐든 붙잡고 읽는 버릇이 중요한 겁니다. 얼마 전 도서관에서 책 세권을 빌려왔었는데 그 중 한 권과 똑같이 생긴 책이 제 방 책꽂이에 떡~ 하니 꽂혀있지 않겠습니까? 시간 낭비할 수도 있으니 읽은 책 제목도 적어 두면 좋습니다. 먹고 살기 바빠 책 볼 틈도 없다는 말은 읽기 귀찮다는 뜻입니다. 잠들기 전에 보낸 오늘을 잘 생각해보세요. 분명 틈이 있습니다.

자주 쓰는 말 중에 ‘글이 사람을 만든다. 그런데 그 글을 사람이 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문득 떠올라 썼는데 입버릇이 된 문장입니다. "그럼, 글 모르면 사람이 아닙니까?"라고 물을 수 있겠죠? "마음 없는 사람 없다. 살며 만나는 많은 길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마음이며  그 마음을 글이 길러준다. 결국 글은 당신의 삶을 돕는 좋은 벗이니 버리지 말라."라고 답하겠습니다.

다음 편지는 읽는 이야기 말고 쓰는 이야기 할까요? 나들이하기 좋은 5월에 고리타분한 이야기만 늘어놓고 있지 않나 생각도 듭니다. 그렇다면 읽고 있다가, 나들이 갔다 와서, 나들이 갔던 이야기 쓰면 되지 않나요?

2010.05.08 14:59 윤영환


 




 


저와 같이 작품들을 보며 잠시라도 부모님은혜를 떠올렸으면 합니다.
어버이날에만 생각하지 마시고요~.

 



……………………………………………………………………………………………………………………………………





어머니 - 기침소리 1 - 김석준 (1964~ )


지금은 새벽 두시
한 편의 불후 명작을 쓰기 위해
밤을 새우고 있다
머리에 떠오른 절묘한 한 구절의 어휘
잔기침이 몇 번 들리더니
이내 가래 끓는 소리가 그렁그렁 난다
외할머니가 그러셨던 것처럼
어머니는 해소를 앓고 계신다
곤한 잠을 주무시다
터진 기침에 잠드시지 못하는 어머니
외손자들 성화에 늘어난 흰 머리
깊게 패인 주름
나이 사십이 되도록 장가못간 아들 걱정이
기침을 키우셨나보다
앞니 다 빠지셔도 병원 한 번 안가시고
무릎에 물이 차도
파스 한 장이면 그만이신 어머니
내 머리 속에 떠오른 한 구절의 아름다운 시는
어머니의 거친 기침 소리에 박자를 맞추어
춤추고 노래하고 있다
산산이 흩어지고 있다




장롱에 갇힌 어머니 - 이민화


어머니 장롱에 갇혀 사시네
아들 여섯 딸 둘 낳아 아랫배가 쭈그러진 여자
오동나무 지천인 뒷밭에 자식들 집 한 채
일으키려다 아랫도리 모래가 된 여자
나물 캐다 비탈길에 미끄러져 낙타 등이 된 여자
이젠 오동나무 안에 갇혀 사시네

눈 오는 날, 통나무 쪼갠다고
한 쪽 팔이 휘어진 여자 밤이면 밤대로
이불홑청 꿰맨다고 한 쪽 눈이 희미해져
세상이 반쪽만 보인다며 반쪽 말만 믿던 순진한 여자
어쩌다 아들이 온다는 기별이 오면
밤새 가래떡 썬다고 손바닥에 물집 짓는 여자
이젠 오동나무에 젖을 물리고 계시네
어머니 하얀 모시적삼, 젖을 철철 흘리네

옷고름 필요 없는 보라빛 오동꽃이
거미줄처럼 피어나네, 가없는 사랑
장롱에 갇혀서도 쉬는 날을 모르네


*유홍준 詩 「어머니 독에 갇혀 우시네 」패러디parody함

이민화 시집"화몽"[현대시]에서





어머니 - 김초혜


한 몸이었다.
서로 갈려
다른 몸 되었는데
주고 아프게
받고 모자라게
나뉘일 줄
어이 알았으리

쓴 것만 알아
쓴 줄 모르는 어머니
단 것만 익혀
단 줄 모르는 자식
처음대로
한 몸으로 돌아가
서로 바꾸어
태어나면 어떠하리





할머니와 어머니 - 문정희(1947∼ )


김포공항을 떠날 때 나는 등 뒤에다
모든 것을 두고 떠나왔다
남편의 사진은 옷장 속에 깊이 숨겨두었고
이제는 바다처럼 넓어져서
바람소리 숭숭 들려오는 넉넉한 나이도
기꺼이 주민등록증 속에 끼워두고 왔다
그래서 나는 큰 가방을 들었지만
날을 듯이 가벼웠었다
내가 가진 거라곤 출렁이는 자유,
소금처럼 짭짤한 외로움
이거면 시인의 식사로는 풍족하다
그런데 웬 일일까
십수 년 전에 벌써 죽은 줄로만 알았던
우리 할머니와 우리 어머니가
감쪽같이 나를 따라와
내 가슴 깊숙이 자리 잡고 앉아
사사건건 모든 일에 간섭하고 있다
두 눈 동그랗게 뜨고
“조심조심 길조심” 성가시게 한다





그리운 어머니·2 - 중앙시장 / 권혁소


중학교 때던가요, 어머니는 중앙시장 교복집에서 한 삼 년 바느질품을 파셨지요. 그 길은 등하교를 하던 길이어서 혹 어머니가 아는 체를 하실까 고개를 외로 돌리고 서둘러 교복집 앞을 빠져나오곤 했던, 그 중앙시장 골목집에서 오늘 점심을 먹었습니다. 온통 어머니 솜씨 닮은 반찬들을 입에 넣으며, 명퇴 당한 옆자리 젊은 시청공무원의 낮술에 취한 푸념을 들으며, 시골학교 선생으로 발령 받았을 때 '에미는 니가 대통령이 된 것보다 더 기쁘다'시던 바느질을 잘 하시던 어머니를 생각했습니다.

아내가 바느질을 잘 못하니 어머니 생각 더욱 간절합니다.




어머니 생각 - 신사임당(1504~1551)


산이 겹친 내 고향은 천리련마는
자나 깨나 꿈속에도 돌아가고파
한송정 가에 외로이 뜬 달
경포대 앞에는 한줄기 바람.
갈매기는 모래위에 흩어졌다 모이고
고깃배는 파도 위로 오고 가리니
언제나 강릉길 다시 밟아가
색동옷 입고 어머니 곁에 바느질할꼬.








울 엄니 생각


종종 어머니께 전화를 걸어 어찌 사는지 서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오늘이 어버이날이더군요. 생각난 김에 전화기를 들고 번호를 누르는 데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어머니였습니다. 속으로 ‘조금만 더 빨리 걸 것을......’했습니다. 그런데 밥은 먹었냐며 우시고 저는 건강은 좀 어떠시냐며 울고……. 왜인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냥 둘이서 울었습니다.

저는 안산에 어머니는 해남에 계십니다. 내려가 뵙지 못하는 상황이 밉고 내가 미웠습니다. 이 지경으로 이 나락으로 떨어질지 나는 몰랐었습니다. 누구를 원망하겠습니까. 모두 제 탓이지요. 곧 내려가겠다는 말이 입버릇이 돼버렸습니다.

허리를 굽혀 붉게 익은 고추를 따시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그런데 허리를 굽히신 것이 아니라 그냥 굽어있는 허리였습니다. 지팡이를 사시던 날 전화가 왔었죠. 살아생전 지팡이를 사본다고 우셨죠. 그 뒤로 어머니는 다리 세 개로 걸어 다니십니다.

몸도 성치 않으신 분이 이 못난 아들 건강만 걱정하십니다. 어머니 앞에 죄인 아닌 자식 없습니다. 평생 효도를 한다고 해도 갚지 못하는 것이 어머니은혜입니다.

어머니! 무병장수 만수무강 하소서.


2010.05.08 15:37 못난 아들

 



 





뉴에이지 국악그룹 The 林(그림)



은하수를 보던날 - 그림(The 林)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공지 풍경의 문학편지는... 2007.05.16
17 감동(感動) / Stradivarius - Kurt Bestor 2010.08.26
» 독서 좋아하십니까? / 은하수를 보던날 - 그림(The 林) 2010.05.08
15 시인이 뭐하는 사람 같습니까? / The Level Plain - Joanie Madden 2010.04.17
14 그 사람을 가졌는가 / Lascia Ch'io Pianga From Rinaldo 2010.04.02
13 배려와 이별 2009.05.29
12 기억속의 사진과 영상 / Thanks - John Boswell 2008.12.30
11 헌것과 새것 : Put Your Hands Up - Cao Xuejing 2008.11.03
10 20080928 - 추억 만들기 2008.09.28
9 20080312 - 봄 맛 2008.03.12
8 20071221 - 삶앎 2007.12.21
7 20071024 - 뒤적이다 2007.10.24
6 20071009 - 편안한 마음 2007.10.09
5 20070922 2007.09.22
4 20070824 2007.08.24
3 20070807 2007.08.07
2 20070602 2007.06.02
1 20070516 2007.05.16
Board Pagination Prev 1 Next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