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글
2012.07.18 16:52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면

조회 수 33247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면




나치스에 의해 아우슈비츠에 젊고 유능한
한 유대인 외과의사가 수용됐습니다.
그는 가스실과 실험실을 향해
죽음의 행진을 하고 있는 동족들의 행렬을 보면서
머잖아 자기 자신도
가스실의 제물이 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노동 시간에 이 젊은 외과의사는
흙 속에 파묻힌 유리병 조각을 몰래
바지 주머니에 숨겨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그는 매일
그 유리병 조각의 날카로운 파편으로
면도를 했습니다.
동족들이 차츰 희망을 버리고
죽음을 기다리며 두려움에 떠는 동안,
그는 독백하듯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희망을 버리지 않으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것이다. "
그는 죽음의 극한 상황 속에서
아침과 저녁 꼭 두 번씩 면도를 했습니다.
오후가 되면 나치스들이 문을 밀치고 들어와
일렬로 선 유대인들 중에서
그날 처형자들을 골라냈습니다.
하지만 유리 조각으로 피가 날 정도로
파랗게 면도를 한 외과의사는 차마
가스실로 보내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잘 면도된 파란 턱 때문에
삶의 의지에 넘치고
아주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었으며
그를 죽이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많은 동족들이 가스실로 보내질 때마다
그는 자신의 비망록에 이렇게 썼습니다.

"고통 속에서 죽음을 택하는 것은
가장 쉽고 나태한 방법이다.
죽음은 그리 서두를 것이 못 된다.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구원을 받는다."

그 외과의사는 결국
나치스가 완전히 패망할 때까지 살아 남았습니다.
살아서 아우슈비츠를 떠날 때
그는 이렇게 독백했습니다.

"가스실로 떠난 동족들은
한 번 죽는 것으로 족했다.
그러나 난 살아 남기 위해
매일 죽지 않으면 안 되었다."


 


월간 좋은 생각

?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동영상 황석영 - 5.18강의 風文 2024.05.22 4124
공지 음악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風文 2023.12.30 28686
공지 사는야그 가기 전 風文 2023.11.03 31342
1909 '國會', 명칭부터 바꿔라 바람의종 2009.10.11 4033
1908 경주 첨성대가 천문대 맞나요? 논란 속 진실은? 바람의종 2011.11.20 39456
1907 "7대 경관,민간재단에 놀아나···후진국에서 일어날 일" 바람의종 2011.11.14 38072
1906 "국립묘지, 친일파 76명, 5월 학살 주범 4명 안장" 바람의종 2011.09.29 26655
1905 좋은글 "인간의 탐욕·조급함… 강이 울고 있어요" file 바람의종 2010.04.23 31838
1904 "한국 가톨릭인구, 세계 48위" 바람의종 2010.07.06 32712
1903 "해군기지 문정현 신부 퇴원후 폭행당해" 논란 바람의종 2012.04.27 33870
1902 좋은글 <시인들이 이야기하는 시인> 나태주 시인의 '시인' 외 風文 2022.08.02 1584
1901 음악 "단지동맹" - 영하15도 날씨 風文 2024.04.01 935
1900 동영상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범죄의 관점으로 새롭게 바라본 대한민국의 민주화 | 명탐정 사피 [알쓸범잡] 風文 2022.08.28 1605
1899 음악 "이 새끼" 노래자랑 1위 팀 (천공 등장) 風文 2024.04.08 1209
1898 'ㅢ' 의 발음 바람의종 2012.11.28 48081
1897 '긴 이야기(novel)'가 어째서 '小說'이 되었을까? 바람의종 2009.11.03 4277
1896 낄낄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vs '광고패러디' 1 風文 2023.05.03 1758
1895 '대통령'은 일본식 용어 바람의종 2009.10.27 4491
1894 '독도는 조선땅'..日지도 첫 공개 바람의종 2010.04.01 35055
1893 좋은글 '먼저 먼 길을 떠나셨네요' 이해인 수녀의 법정스님 추모글 바람의종 2010.03.14 26930
1892 '무소유' 법정 스님, 위중 바람의종 2010.03.05 26410
1891 '서거(逝去)' 역시 일본식 한자 바람의종 2009.11.29 419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01 Next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