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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그렇게 강변을 떠나가는데 나는 낙동강가에 10년이나 비어있던 집을 구했다. 지붕은 날아갔고 석가래는 기울어졌고 아궁이는 무너져 있다. 집주인은 집을 내주시면서 너무 오래 비어있던 곳이라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하셨지만 목수 딸이라고, 30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팔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하지만 막상 집을 만지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어서 주변 지인들이 일손을 거들어 주었건만 방 하나를 정리하는 데도 꼬박 일주일이 걸렸다.
날이 점점 추워지고 해가 짧아지니 아무래도 처마 밑이 그립고 나날의 피로도 따순 곳에 내려놓고 싶은 마음도 없진않았지만 누군가 나와 같이 강가를 배회하는 걸음들이 쉬어 갈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라기에 무너진 공간을 조금씩 일으켜 세우고 있다.
경천대가 마주 보이는 이곳에서 낙동강 본류인 구담, 회룡포, 삼강, 경천대, 상주, 낙동, 서산, 구미가 한 시간 거리이고 지천인 내성천, 금천, 영강, 병성천, 감천, 위천 역시 한시간 거리이다. 또한 상주보와 낙단보, 구담, 구미보까지가 모두 한 시간 거리 안에 있다. 물론 시내, 시외버스 이동 거리이다. 나는 이곳에서 최소한 지금 우리가 어떠한 선택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변화가 올지 관찰하고 기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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