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야그
2007.01.24 19:48

내일이면 시집가는 딸에게

조회 수 43946 추천 수 8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내일이면 시집가는 딸에게
      
                        -  혜유 -

하얀 젖니가 돋고 젖 띨 무렵
쓴 약 바르고 빨간 약 바른 젖을
눈 꽉 감고 쭉쭉 빨아대던 아가가
아우 보던 날!
어쩜 그리도 대견스레 할머니 방으로 건너가며
아장대던 뒷모습이 너무도 예쁘더니
그것이 홀로서기의 시작이었던 것을
잠자는 동생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토닥토닥 잠재우며 아가야? 아가야! 하던
모습은 천연 언니더니
어느덧 장성하여 낯선 시간 속으로
떠나야 하는 너에게 하나 더 해줄 수 있는 것은
양수같이 포근할 엄마의 품을 내어 주는 것이란다
지금까지 한 번도 변함없는 엄마의 품에
가끔은 안기기도 싶었을 것을 . . .
내일이면 떠날 너에게 내어주는 것만이
아빠가 해줄 수 있는 그 하나란다
밤새, 몸과 마음을 엄마에게서 우려내어
진실로 사랑스런 해맑은 아내가 될 때
누구라도 가림없이 모두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
베풀어 나가면 다시 사랑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알이 익혀가길 바라며 이제 네 집이 친정집이 되는
오늘 밤이기에 더 소중한 시간으로 보듬어
울퉁불퉁하던 시간들이나 휑하던 시간들을 내어
곱게곱게 다듬어 가길 바라며 긴 밤을 내어 준다.


 


 




 

?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동영상 황석영 - 5.18강의 new 風文 2024.05.22 107
공지 음악 좋아하는 그룹 : 악단광칠(ADG7) - '임을 위한 행진곡' update 風文 2024.05.18 241
공지 음악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風文 2023.12.30 18652
공지 사는야그 가기 전 風文 2023.11.03 21158
공지 음악 Elvis Presley - Return To Sender (Remix) 風文 2023.01.01 1467
» 사는야그 내일이면 시집가는 딸에게 혜유 2007.01.24 43946
99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바람의종 2007.01.24 2639
98 길 잃은 양 바람의종 2007.01.23 1965
97 길로틴 바람의종 2007.01.22 1979
96 기사도 風磬 2007.01.21 2393
95 금단의 열매 風磬 2007.01.20 2725
94 그래도 지구는 움직인다 風磬 2007.01.19 2372
93 골리앗과 다윗 風磬 2007.01.18 2479
92 골드 러시 風磬 2007.01.17 2944
91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단다 風磬 2007.01.16 2419
90 결혼이란 권리를 반으로 하고 의무를 두 배로 하는 일이다 風磬 2007.01.14 2918
89 겨울이 오면 봄 또한 멀지 않으리 風磬 2007.01.12 2890
88 겟세마네의 동산 風磬 2007.01.11 2905
87 칼을 쓰는 자는 칼로 망한다 風磬 2007.01.10 2804
86 건전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 風磬 2007.01.03 3047
85 거인 아틀라스 風磬 2007.01.02 3392
84 가장 강한 자의 주장이 항상 옳다 風磬 2007.01.01 3229
83 이글저글 風磬 2006.12.31 2574
82 이글저글 風磬 2006.12.30 254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Next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