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야그
2007.01.24 19:48

내일이면 시집가는 딸에게

조회 수 43857 추천 수 8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내일이면 시집가는 딸에게
      
                        -  혜유 -

하얀 젖니가 돋고 젖 띨 무렵
쓴 약 바르고 빨간 약 바른 젖을
눈 꽉 감고 쭉쭉 빨아대던 아가가
아우 보던 날!
어쩜 그리도 대견스레 할머니 방으로 건너가며
아장대던 뒷모습이 너무도 예쁘더니
그것이 홀로서기의 시작이었던 것을
잠자는 동생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토닥토닥 잠재우며 아가야? 아가야! 하던
모습은 천연 언니더니
어느덧 장성하여 낯선 시간 속으로
떠나야 하는 너에게 하나 더 해줄 수 있는 것은
양수같이 포근할 엄마의 품을 내어 주는 것이란다
지금까지 한 번도 변함없는 엄마의 품에
가끔은 안기기도 싶었을 것을 . . .
내일이면 떠날 너에게 내어주는 것만이
아빠가 해줄 수 있는 그 하나란다
밤새, 몸과 마음을 엄마에게서 우려내어
진실로 사랑스런 해맑은 아내가 될 때
누구라도 가림없이 모두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
베풀어 나가면 다시 사랑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알이 익혀가길 바라며 이제 네 집이 친정집이 되는
오늘 밤이기에 더 소중한 시간으로 보듬어
울퉁불퉁하던 시간들이나 휑하던 시간들을 내어
곱게곱게 다듬어 가길 바라며 긴 밤을 내어 준다.


 


 




 

?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음악 좋아하는 나의 그룹 : 악단광칠(ADG7) - '임을 위한 행진곡' 風文 2024.05.18 106
공지 음악 Gerard Joling - Spanish Heart 風文 2024.04.20 378
공지 음악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風文 2023.12.30 15142
공지 사는야그 가기 전 風文 2023.11.03 17393
공지 음악 Elvis Presley - Return To Sender (Remix) 風文 2023.01.01 1256
공지 동영상 지오디(GOD) - 어머님께 風文 2020.07.23 2984
1809 기사도 風磬 2007.01.21 2360
1808 길로틴 바람의종 2007.01.22 1939
1807 길 잃은 양 바람의종 2007.01.23 1943
1806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바람의종 2007.01.24 2600
» 사는야그 내일이면 시집가는 딸에게 혜유 2007.01.24 43857
1804 나는 영국과 결혼했다 바람의종 2007.01.25 2958
1803 나르시시즘 바람의종 2007.01.26 2642
1802 나 죽은 다음에는 홍수야 지든 말든 바람의종 2007.01.27 2582
1801 너 자신을 알라 바람의종 2007.01.29 2736
1800 무언가가 막고 있다 6 하늘지기 2007.01.29 31590
1799 넥타이 바람의종 2007.01.30 2593
1798 노스탈쟈(nostalgia) 바람의종 2007.02.01 3450
1797 탄생석(石) & 탄생성(星) 바람의종 2007.02.02 3257
1796 노아의 방주 바람의종 2007.02.02 2835
1795 노트르담(Notre Dame) 바람의종 2007.02.03 2835
1794 누벨 바그(nouvelle vague) 바람의종 2007.02.04 3200
1793 눈에는 눈을 바람의종 2007.02.05 2617
1792 뉴턴의 사과 바람의종 2007.02.06 3047
1791 다모클레스의 칼 바람의종 2007.02.08 338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01 Next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