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야그
2007.01.24 19:48
내일이면 시집가는 딸에게
조회 수 44728 추천 수 82 댓글 0
내일이면 시집가는 딸에게
- 혜유 -
하얀 젖니가 돋고 젖 띨 무렵
쓴 약 바르고 빨간 약 바른 젖을
눈 꽉 감고 쭉쭉 빨아대던 아가가
아우 보던 날!
어쩜 그리도 대견스레 할머니 방으로 건너가며
아장대던 뒷모습이 너무도 예쁘더니
그것이 홀로서기의 시작이었던 것을
잠자는 동생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토닥토닥 잠재우며 아가야? 아가야! 하던
모습은 천연 언니더니
어느덧 장성하여 낯선 시간 속으로
떠나야 하는 너에게 하나 더 해줄 수 있는 것은
양수같이 포근할 엄마의 품을 내어 주는 것이란다
지금까지 한 번도 변함없는 엄마의 품에
가끔은 안기기도 싶었을 것을 . . .
내일이면 떠날 너에게 내어주는 것만이
아빠가 해줄 수 있는 그 하나란다
밤새, 몸과 마음을 엄마에게서 우려내어
진실로 사랑스런 해맑은 아내가 될 때
누구라도 가림없이 모두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
베풀어 나가면 다시 사랑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알이 익혀가길 바라며 이제 네 집이 친정집이 되는
오늘 밤이기에 더 소중한 시간으로 보듬어
울퉁불퉁하던 시간들이나 휑하던 시간들을 내어
곱게곱게 다듬어 가길 바라며 긴 밤을 내어 준다.
자유글판
『아무거나 쓰세요. 손님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동영상 | 황석영 - 5.18강의 | 風文 | 2024.05.22 | 9672 |
공지 | 음악 |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 風文 | 2023.12.30 | 43670 |
공지 | 사는야그 | 가기 전 | 風文 | 2023.11.03 | 45780 |
공지 | 동영상 | U2 - With Or Without You (U2 At The BBC) | 風文 | 2019.06.20 | 4962 |
1912 | 동영상 | 미스트롯 - 어머님께 | 風文 | 2020.08.13 | 2205118 |
1911 | 동영상 | Skid Row - I Remember You | 風文 | 2020.07.01 | 237459 |
1910 | 인생 망치는 '기술 아닌 기술' | 바람의종 | 2010.05.09 | 139660 | |
1909 | 다녀갑니다. 1 | 팁코리아 | 2006.08.19 | 65305 | |
1908 | 동영상 | Sittin' On The Dock Of The Bay | Playing For Change | Song Around The World 1 | 風文 | 2017.04.12 | 64562 |
1907 | 동영상 | 한 소녀의 동전 한 개에서 시작된.. | 風文 | 2017.02.26 | 63095 |
1906 | 동영상 | Don't Worry Be Happy | Playing For Change | Song Around The World | 風文 | 2017.04.12 | 62289 |
1905 | 사는야그 | 인사드립니다. 1 | 하늘재 | 2015.01.13 | 54012 |
1904 | 낄낄 | 차라리 넘어지는 게... | 바람의종 | 2013.01.03 | 52984 |
1903 | 그림사진 | 미세 정밀 사진 | 바람의종 | 2009.10.27 | 51808 |
1902 | 2009년 8월 달력 모네의 "아르장퇴유의 빨간배 | 바람의종 | 2009.08.02 | 50439 | |
1901 | 법정 스님 입적, ‘무소유’ 삶 ‘아름다운 마무리’ | 바람의종 | 2010.03.11 | 49697 | |
1900 | 이외수 트윗 펌 | 風文 | 2013.08.09 | 49251 | |
1899 | 문학 철학 만남… 인문학 관심 유도 | 바람의종 | 2012.12.05 | 49080 | |
1898 | 'ㅢ' 의 발음 | 바람의종 | 2012.11.28 | 48556 | |
1897 | 그림사진 | 풍경 71~80 | 윤안젤로 | 2013.03.13 | 48274 |
1896 | ‘리콜(recall)’은 ‘결함보상(제)’로 다듬었습니다. | 바람의종 | 2010.01.08 | 47971 | |
1895 | 그림사진 | 이외수님 그림들 | 바람의종 | 2008.07.18 | 47908 |
1894 | 낄낄 | 어떻게 주차했을까? | 바람의종 | 2013.01.03 | 477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