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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 별세,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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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 별세, 타계

일요일 새벽,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전해졌다. 사람의 죽음을 높여 이르는 말에는 ‘서거’ 외에 ‘별세’, ‘타계’ 등이 있다.

‘서거’는 대통령 같은 정치 지도자나 종교 지도자, 위대한 예술가 등 비범한 인물의 죽음에 대해 쓴다. 사전에는 지위가 높은 사람이나 존경하는 사람의 죽음을 높여 이르는 말로 풀이하고 ‘조모의 서거, 선생의 서거 50주기를 맞아’ 등의 예문을 ‘왕의 서거’와 함께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사회적으로 상당히 큰 영향을 미쳤던 사람에 한해서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별세’는 세상과 이별한다는 뜻으로, 윗사람의 죽음을 가리키는 가장 일반적인 말이다. 고인의 사회적 지위나 명망에 관계없이 존경의 뜻을 담아서 쓴다. ‘돌아가시다’와 거의 같은 정도의 존대 표현으로 권위적이지 않아 고인에 대한 개인적인 추모 감정이 더 잘 묻어난다. ‘직원 000의 부친 별세’처럼 부고를 전할 때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타계’는 이 세상을 떠나 다른 세계로 간다는 뜻으로 국어사전에는 ‘귀인’의 죽음을 이르는 말로 풀이돼 있다. 쓰임을 분석해 보면 ‘서거’를 쓸 정도는 아니지만 사회에 적잖은 기여를 했거나 어느 정도 지명도가 있는 인물에 쓰인다는 점에서 ‘별세’와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이 표현들이 언제나 엄격히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 말하는 장면이나 말하는 이의 뜻에 따라 혼용이 가능하다.

얼마 전 만났던 팔순의 어르신 말씀이 떠오른다. 가까운 친구가 세상을 떠난 뒤 그 일을 어떻게 기록해야 할까 고민하셨단다. ‘타계’는 공적인 느낌이 강해서 벗을 잃은 슬픔이 드러나지 않고, ‘별세’를 쓰자니 윗사람이 아니어서 꺼려지고. 여러 날 궁리 끝에 ‘영원히 잠들다’는 뜻의 ‘영면’을 생각해내고는 만족스러우셨다고 한다.

정희원 국립국어원 어문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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