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4.02.18 17:02

배레나룻

조회 수 165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배레나룻

얼짱 열풍에 이어 몸짱 열풍이 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탄탄한 몸매를 만드는 데 많은 돈과 시간과 투자하고 있다. 몇몇 남자 연예인들은 자신의 식스팩(?)을 노출함으로써 자신의 완벽한 몸매를 자랑한다. 이때 ‘배레나룻’도 함께 노출함으로써 자신의 남성성을 한껏 드러내기도 한다. 그런데 ‘배레나룻’은 아직 국어사전에 올라 있지 않은 새말이다.

‘배레나룻’은 ‘아랫배에 수염처럼 잇따라 길게 난 털’을 가리키기 위해 새로 만들어 낸 말이다. ‘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을 뜻하는 ‘구레나룻’에 유추하여 만든 것이다. ‘구레나룻’은 ‘구레-나룻’처럼 분석되는데, ‘나룻’은 ‘수염’을 뜻하는 말로 그 어원이 분명하지만 ‘구레’의 어원은 불분명하다. 이러한 ‘구레나룻’을 ‘귀밑에 잇따라 길게 난 털’로 이해하여, ‘배 밑에 잇따라 길게 난 털’을 뜻하는 말로서 ‘배레나룻’을 새로 만든 것이다.

그렇지만 ‘배레나룻’의 구체적인 말 만들기 과정은 불명확하다. 우선 ‘배’와 ‘구레나룻’을 합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구레나룻’의 ‘구’가 절단된다. 달리 ‘구레나룻’을 ‘구’와 ‘-레나룻’으로 잘못 분석하여, ‘구’ 자리에 ‘배’를 집어넣은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즉, ‘배’와 ‘-레나룻’을 결합하여 만든 것이다. 둘 다 우리말의 말 만들기 규칙과 큰 거리가 있어 아주 자연스럽지는 않다.

이렇듯 ‘배레나룻’이 불명확하고 자연스럽지 않게 새로 만든 말이지만, 순 우리말을 활용한 새말이라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최근 우리말의 새말 만들기에서 순 우리말의 활용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순 우리말을 활용하여 새말을 만들어 쓸 필요가 있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부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553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212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7022
48 왜 벌써 절망합니까 - 훼방만 말아 달라 風文 2022.05.23 1156
47 부사, 문득 風文 2023.11.16 1152
46 내색 風文 2023.11.24 1147
45 불교, 경계를 넘다, 동서남북 風文 2022.08.15 1138
44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경영하지 않는 경영자들 관리자 2022.02.13 1133
43 막냇동생 風文 2023.04.20 1129
42 뒷담화 風文 2020.05.03 1124
41 비판과 막말 風文 2021.09.15 1118
40 편한 마음으로 風文 2021.09.07 1113
39 위드 코로나(2), '-다’와 책임성 風文 2022.10.06 1113
38 아이들의 말, 외로운 사자성어 風文 2022.09.17 1112
37 불교, 불꽃의 비유, 백신과 책읽기 風文 2022.09.18 1109
36 외국어 선택하기 風文 2022.05.17 1103
35 거짓말, 말, 아닌 글자 風文 2022.09.19 1101
34 대명사의 탈출 風文 2021.09.02 1093
33 귀순과 의거 관리자 2022.05.20 1080
32 배뱅잇굿 風文 2020.05.01 1076
31 맞춤법을 없애자 (3), 나만 빼고 風文 2022.09.10 1068
30 치욕의 언어 風文 2021.09.06 1054
29 언어공동체, 피장파장 風文 2022.10.09 1044
28 '미망인'이란 말 風文 2021.09.10 1042
27 딱 그 한마디 風文 2021.09.06 102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