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4.02.08 08:30

김치 담그셨어요?

조회 수 220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김치 담그셨어요?

가뭄에도 불구하고 올해 배추와 무의 작황이 나쁘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도 김장철을 앞둔 재배 농가의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은 것 같다. 배추 파동으로 김치가 금치가 되는 해가 있는가 하면 어느 해에는 수확도 하지 않은 밭을 갈아엎기도 하고…. 가슴 아픈 일이다. 소비자도 농민도 올해는 모두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겨우내 먹을 김치를 담그는 김장은 우리 민족의 중요한 연중행사이다. 그런데 ‘김치를 담그다’와 ‘김치를 담다’ 중 어느 것이 맞는지 헷갈려 하는 사람이 많다. 김치나 술, 젓갈, 장 등의 재료를 버무리거나 물을 부어서 익거나 삭도록 두는 것은 ‘담그다’이다. ‘담다’는 그릇 등에 뭔가를 넣는 것을 말하므로 ‘담그다’와 구별해서 써야 한다. ‘담그다’가 원형이기 때문에 ‘담아’ ‘담으니’ ‘담았다’가 아니라 ‘담가’ ‘담그니’ ‘담갔다’ 등으로 쓴다. 이렇게 기억하면 쉽다. “담근 김치를 독에 담았다”.

파나 무채, 젓갈 같은 것을 고춧가루와 잘 버무린 것을 절인 배추 사이사이에 넣어 주는 ‘김칫소’는 수육과 곁들이면 별미 중의 별미이다. 김장하는 날이 동네 잔칫날이 되는 이유이다. 흔히 ‘김칫속’이라 하는데 이는 ‘김칫소’의 잘못이다. 송편이나 만두. 김치 등의 속 재료는 ‘소’이다. ‘오이소박이’는 오이 사이사이에 소를 박아 넣은 김치다. ‘오이소배기’는 틀린 말이다. 마찬가지로 ‘차돌배기’가 아니라 ‘차돌박이’가 맞다.
|
종류가 200 가지가 넘는다는 김치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김치는 총각김치다. 잘 익은 총각김치만 있으면 다른 반찬은 필요 없다. 무청의 생김새가 총각이 머리를 땋은 것과 비슷해서 ‘총각무’가 되었단다. ‘알타리무’ ‘알무’ ‘달랑무’라고도 하는데 ‘총각무’만 표준어다.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62779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24187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01Jun
    by 風文
    2020/06/01 by 風文
    Views 1466 

    깻잎 / 기림비 1

  5. No Image 20Dec
    by 風文
    2023/12/20 by 風文
    Views 1466 

    어떤 반성문

  6. No Image 09Nov
    by 風文
    2023/11/09 by 風文
    Views 1465 

    산막이 옛길

  7. No Image 12May
    by 風文
    2022/05/12 by 風文
    Views 1463 

    영어의 힘

  8. No Image 10Jun
    by 風文
    2022/06/10 by 風文
    Views 1463 

    남과 북의 언어, 뉘앙스 차이

  9. No Image 30Dec
    by 風文
    2023/12/30 by 風文
    Views 1463 

    “이 와중에 참석해 주신 내외빈께”

  10. No Image 06Feb
    by 風文
    2022/02/06 by 風文
    Views 1462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이제 '본전생각' 좀 버립시다

  11. No Image 15Nov
    by 風文
    2023/11/15 by 風文
    Views 1462 

    조의금 봉투

  12. No Image 08Sep
    by 風文
    2022/09/08 by 風文
    Views 1461 

    비계획적 방출, 주접 댓글

  13. No Image 25May
    by 風文
    2022/05/25 by 風文
    Views 1458 

    막장 발언, 연변의 인사말

  14. No Image 17May
    by 風文
    2022/05/17 by 風文
    Views 1456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미래를 창조하는 미래

  15. No Image 11Feb
    by 風文
    2022/02/11 by 風文
    Views 1455 

    역사와 욕망

  16. No Image 30Oct
    by 風文
    2021/10/30 by 風文
    Views 1454 

    소통과 삐딱함

  17. No Image 30Aug
    by 風文
    2022/08/30 by 風文
    Views 1454 

    잃어버린 말 찾기, ‘영끌’과 ‘갈아넣다’

  18. No Image 26Jul
    by 風文
    2022/07/26 by 風文
    Views 1449 

    날아다니는 돼지, 한글날 몽상

  19. No Image 26May
    by 風文
    2020/05/26 by 風文
    Views 1447 

    좋은 목소리 / 좋은 발음

  20. No Image 31Oct
    by 風文
    2021/10/31 by 風文
    Views 1445 

    개헌을 한다면

  21. No Image 30May
    by 風文
    2022/05/30 by 風文
    Views 1444 

    북혐 프레임, 인사시키기

  22. No Image 10Oct
    by 風文
    2022/10/10 by 風文
    Views 1444 

    인과와 편향, 같잖다

  23. No Image 08Jun
    by 風文
    2022/06/08 by 風文
    Views 1443 

    속담 순화, 파격과 상식

  24. No Image 19Jun
    by 風文
    2022/06/19 by 風文
    Views 1443 

    성인의 외국어 학습, 촌철살인

  25. No Image 07Sep
    by 風文
    2022/09/07 by 風文
    Views 1439 

    다만, 다만, 다만, 뒷담화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Next
/ 157